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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333] 고 오현경 명배우를 추며하며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4-03-01 21: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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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경 선배는 1962년 '햄릿'의 '여석기' 역을 통해 연극배우로 데뷔했다. 연세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출연작품으로는 1987년부터 KBS에서 방송된 'TV 손자병법(1992년 KBS-TV 연기대상 대상)', '아들을 위하여(제3회 동아연극상 조연상)', '허생전(제4회 한국문화대상 연극부문 대상)', '봄날(2009년 대한민국 연극대상 남자연기상)' 등의 주요작품을 포함해 150여 편의 TV작품, 60여 편의 연극, 20여 편의 영화 작품에 출연한 국민배우다


1일 오전 9시 11분 경기도 김포의 한 요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유족들이 전했다. 고인은 식도암과 위암으로 2차례나 암 투병을 겪었고, 지난해 8월 뇌출혈로 쓰러진 뒤 6개월 넘게 투병 생활을 해왔다.


1936년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서 태어난 그는 일제강점기 오일도(吳一島) 시인의 종손자다. 1954년 서울고 재학시절 교내 연극부를 만들었고, 이듬해 연극 ‘사육신’에 성삼문 역으로 출연해 ‘전국 고교생 연극경연대회’ 연기상을 받기도 했다. 후배인 필자가 오 선배와 동창인 최진하 선배가 연출한 조 코리의 '탄갱부'에 주인공을 맡자, 자주 와서 조언을 해 주고 연극을 성공으로 이끌게 했다.


오 선배는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한 후 연세극예술연구회 회원이 되어 영문학자 오화섭 선생과 이기하 연출 그리고 표재순 연출과 대학극을 했다.


대학졸업후에는 실험극단 단원이 되었으며 '갈대의 노래' ‘휘가로의 결혼’, ‘동천홍’, ‘허생전’ 등 수많은 연극작품에 출연했다. 1960년대 초 TV방송 드라마 시대가 열리면서 1961년 KBS-TV 개국 당시 특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그후 TBC-TV로 이적해 활약했으며 주로 희극적 인물들을 연기했다. 1968년 한운사 작 이기하 연출의 금고할어버지에 오 선배가 주인공으로 출연했고, 필자가 조연을 했는데, 오 선배의 도움으로 필자가 TV 드라마 연기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오 선배의 드라마 대표작은 ‘TV 손자병법’이다. 1987년부터 1993년까지 6년간 방송된 이 드라마에서 늘상 부장승진에 실패하는 자재과 만년과장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오현경 선배는 연극 배우 중에서도 정확한 발음, 튼튼한 발성, 선명한 감정 표현으로 후배들에게는 ‘연기 교과서’로 불렸다. 연극 배우로는 만년에도 ‘봄날’, ‘맹진사댁 경사’, ‘3월의 눈’, '베니스의 상인' 등의 대표작을 남겼다. 동아연극상 남자연기상을 비롯해 KBS 연기대상 대상, 서울연극제 남자연기상 등을 다수 수상했고, 2013년에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에 선출됐다.


지난 2017년 세상을 떠난 윤소정 배우와의 사이에 딸 오지혜 배우와 아들 오세호가 있다. 빈소는 연세대학교 신촌장례식장 12호실이고, 발인은 5일, 장지는 천안공원묘원이다.


오현경 선배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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