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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 공연산책 322] 극단 후암, 차현석 작 연출 '이주화의 모노드라마 웨딩드레스'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3-12-19 18:2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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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어터쿰에서 극단 후암의 차현석 작 연출의 이주화의 모노드라마 웨딩드레스를 관람했다.


차현석(1974~)은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석사, 중앙대예술대학원, 그리고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영상문화학과 박사다. 2003년 동아대학교 주관 동아문학상 ‘시계’ 희곡상 당선작가다.


작품으로는 2001년 극단 후암 창단공연 <눈내리는 밤> 작 연출, 셰익스피어 <오셀로> 제작, 각색 연출, 2002년 산자와 죽은자가 함께 보는 <구명시식> 연출, 2003년 스타시티 1관 개관기념공연 <사랑, 영혼, 그리고 춤> 셰익스피어 <리어왕> 각색 연출, 재공연 셰익스피어 <리어왕>, 2004년 서울하이페스티발 참가(퍼포먼스 연출) 서대문 형무소, SK 창립51주년 기념콘서트 <미래를 향하여> 제작 연출, 2006년 한.일 평화콘서트 제작, 2007년 대학로 스타시티2관 개관 및 주식회사 이지 컨텐츠 그룹 설립, ㈜이지컨텐츠그룹 주관 <색깔 놀이터 전시> 제작, 2008년 대학로 스타시티 3관 개관, 스타시티3관 개관기념공연 창작뮤지컬 <온리 러브> 작 연출, 2009년 연극 <충주시대> 각색 연출, 2009년 폭스캄마앙상블제작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무대총감독, 2004년 9.11 테러추모기념 <뉴욕진혼제> 작 연출, 2005, 2007년 일본아사히야마 음악제 참가 한국 측 PD, 2010년 이후 <햄릿> <오셀로> <맥베스> <리어왕> 각색 연출, <침팬지-인간보고서> 작 연출, 오페라 <현해탄> 작 연출, 오페라 <햄릿> <라 트라비아타> <마술피리> 연출했다.


2011년 오페라 <햄릿>으로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 월전문화재단상 , 2013년 <맥베스-미디어 콤플렉스>로 대한민국연극대상 신인 연출상을 수상했다. <흑백다방>으로 2014 2인극 페스티벌, 2015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일본공연, 2016 밀양여름연극제 등에서 수상을 했다. 현재 대학로 스타시티 대표, 세종대학교 융합예술대학원, 숙명여대 문화관광학부 겸임교수다.


모노드라마의 주인공인 배우 이주화는 공연마다 여러지방의 사투리 역할을 무대에서 능청스레 소화했다. '내친구 지화자'의 경상도 사람 이순이 역, '노르망디'의 전라도 박혜미 역, '임진강'의 평안도 남화주 역, 그리고 '20세기 작가'에선 경상도와 전라도를 오가는 오현리 작가 역을 매력적으로 표현해냈다.


이번 '웨딩드레스'에서는 충청도 엄마 권지숙 등 '1인 3역'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배우 이주화의 데뷔 30주년 특별 모노 드라마다.


1인극은 배우라면 누구나 희망한다. 그러나 아무나 하지 못한다. 넓은 무대와 많은 관객을 배우 1명이 오롯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 대학로에선 모노극을 '자신의 이름을 걸고하는 유언'이라고 지칭할 정도다. 그래서 1인극은 배우들의 로망이자 넘기 힘든 벽이다.


무대에서 늘 남다른 존재감을 보인 이주화에게도 모노극은 도전의 대상이다. 1인 3역을 표현해야 하는데, 그중 1명이 충청도 캐릭터다. 공연에서 미세한 감정선을 살리기 위해 배역과 일체가 되도록 표현하면서 공연도 삶의 일부다. 그래야만 절실함도 간절함도 아픔도 기쁨도 나에게 오롯이 온다는 생각으로 연기력에 전력을 다했다.


무대는 웨딩드레스 의상실 같은 공간이다. 커다란 캔버스 같은 100호가 넘는 흰색 바탕에 웨딩드레스를 스케치 한 것을 배경 앞에 여러개 세우고, 이주화의 얼굴을 크게 스케치한 액자도 두개나 보인다. 무대 좌우에 탁자와 의자가 배치되어 재봉을 하거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기구가 올려져 있고, 바닥에는 여러색과 형태의 하이힐이 놓여있다, 주인공은 흔들의자를 사용하기도 하고 딸과 어머니 역을 표현하기도 하면서 자신의 존재와 감정을 드러내며 서서히 차분하게 관객에게 다가간다. "난 해림이 엄마다. 해림이를 열달 배아파 낳고, 온 마음 담아 사랑으로 키우고 있다. 주인공은 공연을 통해 강해림 엄마, 내 어머니 권지숙의 딸로 살아가는 모습을 연기로 그려낸다.


이주화의 모노드라마를 관람하면서 문득 가수 한상일(1941~)의 웨딩드레스가 떠오른다.


당신의 웨딩드레스는 정말 아름다웠소

춤추는 웨딩드레스는 더욱 황홀하였소

우리가 울었던 지난날은

이제와 생각하니 사랑이었소

우리가 미워한 지난날도

이제와 생각하니 사랑이었소

당신의 웨딩드레스는 눈빛 순결이었소

잠자는 웨딩드레스는 레몬의 향기였다오


*우리를 울렸던 비바람도

이제와 생각하니 사랑이었소

우리를 울렸던 눈보라도

이제와 생각하니 사랑이었소

당신의 웨딩드레스는 정말 아름다웠소

춤추는 웨딩드레스는 더욱 황홀하였소


이 노래는 정인엽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먼데서 온 여자(이희우 극본, 정인엽 감독, 신성일 윤정희 김정훈 김창숙 주연)’의 주제가다. 당시 발표되자마자 ‘하와이안 웨딩 송’과 더불어 결혼축가의 대명사로 자리했다.


흔히들 ‘노래엔 임자가 있다’고 한다. 그러한 점에서 이 노래는 서울공대 건축과 출신의 '신사의 멋'이 물씬 풍기는 가수 한상일씨의 분위기에 제 격이다. 그래서일까, 이 노래 ‘웨딩드레스’는 처음 작곡가 길옥윤씨와 정풍송씨에 의해 각각 만들어진 노래다. 말하자면 같은 노랫말에 멜로디가 서로 다른 두 가지 노래가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것. 공교롭게도 두 작곡가의 각기 다른 노래는 모두 한상일씨에 의해 취입되었다.


같은 제목의 희곡 웨딩드레스는 극작가 겸 연출가 오태석(1940~2022)이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극단 회로무대를 창단해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1967년 희곡 '웨딩드레스'로 등단해 극작활동을 시작하고, 1984년 극단 '목화'를 창단해 배우들을 길러냈으며 대표작으로는 '태', '자전거' 등이 있다. 국립극단 예술감독 등을 지냈고 2018년 '미투' 논란에 휩싸인 뒤 연극계를 떠나 은거해 오다가 2022년에 작고했다. 그가 등단하던 해 필자가 TBC-TV 드라마 제작부장이던 이기하 연출에게 오태석을 소개해 이발관장 변덕길을 TV 드라마로 써서 방송하기도 했다.


오태석의 웨딩드레스, 한상일의 웨딩드레스, 차현석의 웨딩드레스, 세 작품 모두 관객에게 기억될 독특하고 창아기발한 명작이라 평하겠다.


조연출: 신예온, 김자영, 메이크업: 정숙희, 움직임지도: 도재형, 오퍼: 강해랑, 이창형 등 스텝진의 기량도 조화를 이루어 극단 후암의 차현석 작 연출의 이주화의 모노드라마 웨딩드레스를 걸작 모노드라마로 탄생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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