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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20] 극단 관악극회, 안경모 연출 ‘망자 죽이기 The Deceased’
  • 박정기 본지 자문위원
  • 등록 2019-10-10 05: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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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극단 관악극회의 이순재 예술감독, 브라니슬라브 누쉬치(Branislav Nušić) 작, 김시번 번역, 안경모 연출의 ‘망자 죽이기(The Deceased)’를 관람했다.


브라니슬라브 누쉬치(Branislav Nušić, 1864~1938)는 세르비아 최고의 희극 작가다. 법률을 공부하던 젊은 시절 왕정 반대의 시를 발표 투옥이 된 적이 있으나 그 이후 외교관으로 근무하면서 자기 나이 24세부터 그의 나이 60세가 될 때까지 많은 사회 풍자극을 발표하였다. 하지만 그 당시 수시로 발발한 발칸 반도의 전쟁과 복잡한 정치적인 격변 속에서 많은 작품이 공연 되지 못하였다. 


그는 60세 이후 세르비아 국립 극장장을 그만 둔 뒤 사라예보에서의 10년에 가까운 은둔 생활 끝내고 갑자기 왕성한 작품 활동을 재개하여 1938년 7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 날 때까지 ‘Dr’ ‘The Deceased’ ‘The Bereaved Family’ 등의 주옥같은 대표 작품들을 발표하였다. 


이와 같은 그의 후기 작품들은 그가 유고슬라비아 예술원 회원이 되던 1936년을 즈음하여 완성 된 것으로 초기작품 에 표현된 것처럼 체제 비판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일상에서 출발한 희극적 분위기로 가득 차 있다. 그의 작품이 다루고 있는 사회적 혼란, 관리들의 무능과 부패에 대한 풍자가 당시로서는 대단히 놀랍고 위험스러운 시도인 동시에 사회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킬만한 수준의 작품이다. 2006년 극단 화동연우회에서 이상열 연출로 브라니슬라브 누쉬치의 희곡 ‘죤마니 쯔비요비치 박사(Zonmani Tsviyovich)’가 학전블루소극장에서 공연된 적이 있다.


김시번(1971~)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성균관대학교 공연예술협동과정 석사출신의 연출가로 극단 성난발명가의 상임연출이다. 



작품으로는 협력자들, 오빠 나랑 사귈래요. 제3회 대학로 코미디페스티벌-안진사가 죽었다. 100페스티벌 2011 – 갑냐우, 결혼한 여자, 안 한 여자, 까마귀, 노루숲의 여름 등을 집필 연출했다.


안경모(1971~)는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와 용인대 연극영화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원 연출과 전문사 출신으로 현재 극동대학교 교수다. 2006년 제27회 서울연극제 인기상 ‘내일은 천국에서’ 연출, 2007년 한국연극 베스트7 ‘해무(海霧)’ 연출, 2010 ‘늙은 자전거’, 2011 ‘살’ ‘해무’, 2012 ‘그리고 또 하루’, 2013 ‘천개의 기억’, 2014 ‘조씨 고아’ 극본 2015 ‘무협활극 조씨 고아’ 극본, 2016 ‘장수상회’, 2018 ‘찰리 찰리’를 연출한 장래가 기대되는 연출가다. 


연극은 도입에 주인공인 건축가의 집에 소작인인 듯싶은 남성이 들어와 자신의 억울함을 하소연한다. 주인공은 그를 달래고 새 옷을 입혀 돌려보낸다. 주인공은 원래 자신과 절 친인 친구가 부인과 통정하는 사실에 접하고 마음을 추스르려 여행을 떠난다. 그런데 부근 강에서 옷과 신분증 그리고 훼손된 시신이 발견되어 진지들은 장례를 치른다. 


그리고 주인공의 친구와 부인은 결혼을 해 함께 살고, 주인공의 재산은 서류를 위조해 친척이 차지하고, 그의 학술논문은 제자가 도용해 학위를 받고 출강을 하는 등, 주인공의 죽음으로 큰 혜택을 누리게 된다.  3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죽은 줄 알았던 주인공이 멀쩡한 몸으로 나타난다. 친지와 친척들은 경악하고, 자신들이 차지하고 있던 주인공의 재산, 학업, 결혼생활을 주인공에게 되돌려줘야 한다는 입장에 처하게 된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럴 마음이 없는 것으로 묘사되면서 그들은 계략을 꾸민다. 심지어 주인공의 처까지도 다시 주인공에게 돌아갈 마음이 없는 것으로 연출된다. 주인공은 이들의 동태에 황당함을 느끼지만 이미 법적으로 완벽하게 타인의 소유로 된 재산이나 자신의 부인을 되돌려 받기는 그들의 양심을 믿고 부탁하기에는 이미 때가 늦었음을 깨닫게 되고 심지어 그를 범죄자로 몰아 경찰에게 연행시키려는 집단적 의사발현에 견디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무대는 거실이다, 배경에 청색과 홍색의 커튼이 늘어져 있고, 정면과 무대 좌우에 등퇴장 로가 있다. 소파와 탁자가 배치되고 낮은 탁자에 전화기를 올려놓았다. 청홍색 커튼은 조명을 되쏘아 내기에 전문가들은 배경을 회색조나 엷은 색조로 장식한다. 조명을 흡수해 극 분위기를 안정시키기 때문이다. 의상은 청홍색을 착용해도 무방하다. 희극적인 작품에서 비극적으로 연기를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소극장에 출신이나 방송연기자가 중 극장이나 대극장 발성에 미치지 못해 대사 전달 면에서 부족함을 가끔 객석에서 느끼게 된다. 희극적 분위기를 억지로 창출해 내기 위해 손을 휘젓는 등의 동작이 아닌 상상과 체험적 연기가 절실히 요구되는 공연이다. 물론 탁월한 연기기량을 발휘한 남녀 연기자도 있다. 성공적인 공연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정인범, 허은영, 지주연, 김인수, 조항용, 이정춘, 신강균, 나호숙, 맹주원, 신영선, 고건우, 박재민, 고용석, 이규빈, 이솔우, 고예린, 김하림, 이순재, 박찬빈, 최종률, 조인경 등이 더블 또는 트리플 캐스팅되어 출연한다. 출연자들의 열정을 다한 호연과 열연이 무대 위에 펼쳐지고 탁월한 기량을 드러내 보이는 남녀 출연자도 있다.


제작총괄 윤완석, 공동제작 이태식 김일호 나호숙 김인수 천승욱 박요한, 기획 김은자 이현숙 이기원 김윤경 백영호, 홍보물기획 하종운, 홍보물디자인 신정원, 홍보물제작 ㈜시화넷, 예술감독 이순재, 제작감독 박경일, 조연출 김하림, 무대감독 고건우, 무대디자인 최종률, 무대제작 삼우기획, 조명디자인 김영빈, 조명어시스트 김소현, 조명오퍼 정라영 장은영, 조명크루 이상민 정요셉 손민영 정성민, 의상 하경희, 소품 조인경, 음악감독 박상철, 음악진행 남우승 홍성훈, 분장디자인 백지영, 분장팀 임이윤 송윤미 최예승, 화술지도 김선애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기량이 드러나, 극단 관악극회의 이순재 예술감독, 브라니슬라브 누쉬치(Branislav Nušić) 작, 김시번 번역, 안경모 연출의 ‘망자 죽이기(The Deceased)’를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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