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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19] 극단 신협, 안치용 각색 연출 ‘조신의 꿈’ 낭독공연
  • 박정기 본지 자문위원
  • 등록 2019-10-10 05:25:52
  • 수정 2019-10-10 05: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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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예술극장 로비에서 극단 신협의 김흥우 작, 안치용 각색 연출의 ‘조신의 꿈’ 낭독공연을 관람했다.


극단 신협의 모태는 1947년 4월 경 창단된 극협(劇藝術協會)이다. 이 단체는 이미 1947년 1월30일 해체된 극단 전선의 김동원, 이해랑, 이화삼, 윤방일 등이 유치진과 함대훈을 고문으로 이진순과 함께 음악가 이안드레아의 재정적 후원으로 창단한 극예술원으로 출발하였으나, 1947년 2월 25일 유치진 작, 연출로 ‘조국(2막)’을 창립공연으로 올리고 재정난으로 해산하게 된다. 


이후 멤버들이 주축이 되어 동인제 극단 ‘극협’으로 재창단하게 되는데, 이 때 창단멤버에는 유치진, 이해랑, 김동원, 이화삼, 박상익, 장훈, 김선영, 윤방일, 조미령 등이 참가하고 있다. 

이후 1949년 1월 12일 대통령령 제47호로 공포된 국립극장 설치령에 따라 초대 국립극장장으로 선임된 유치진은 극단 극협을 전속극단으로 편입하면서 명칭을 ‘신극협의회(新劇協議會)’(약칭: 신협)으로 개칭하고 극작가 이광래를 간사장으로 하여, 1950년 1월19일 국립극장을 발족하게 된다. 국립극장 전속극단으로서 ‘신협’ 초기 멤버에는 이해랑, 김동원, 박상익, 오사량, 최삼, 전두영, 송재로, 이화삼, 주선태, 박제행, 박경주, 고설봉, 장훈 등 남자배우와 김선영, 유계선, 황정순, 유해초, 백성희 등 여자배우가 주축이 된다.
 
국립극단 전속극단으로서 신협은 1950년 6.25 동란의 피난시절에도 피난지 대구와 부산에서 민간 공연 활동을 멈추지 않았으며, 서울 환도 후에는 국립극장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하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극단으로서 명성과 인기를 누렸다. 


 故 김흥우 남해국제탈예술촌장

극단신협의 창단 공연은 유치진이 쓰고 연출한 1947년 2월, 지금은 없어진 광화문에 위치하고 있었든 국제극장 무대에 올려진 ‘조국’이다. 이후 ‘자명고’를 비롯하여 국립극장 개관 당시에는 ‘원술랑’ ‘뇌우’, 피난지 대구에서의 셰익스피어 비극 ‘햄릿’, 환도 후, 미국의 현대극인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느릅나무 그늘의 욕망’ ‘세일즈맨의 죽음’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또한 민간극단 신협으로 재출발한 1958년 ‘신협 재건 공연’으로 유치진 작 이해랑 연출로 ‘한강은 흐른다’, 국내 초연 ‘파우스트’ 등 창단 이후 번역극과 창작극을 꾸준히 공연하며 오랜 기간 한국의 연극사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최근 2007년도에는 신협 창단 60주년을 기념하여 ‘더러운 손’ ‘타바코 로드’ ‘킹 앤 햄릿’ ‘스승과 제자의 꿈’이 릴레이 공연으로 올렸으며, 2011년에는 박정기 작, 전세권 연출의 ‘사진속의 젊은이’, 2014년 7월에는 루드비히 홀베르 작, 안치용 연출의 ‘변해버린 신랑’, 2017년에는 창단 70주년 기념공연으로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안치용 연출의 ‘하믈레트’를 공연했다. 


김흥우(1939~2018) 극단 신협고문은 서울 우이동에서 출생 동국대학교 연극과 및 동 대학원 연극영화 출신으로 동국대 교수, 예술대학장을 역임했다. 극단 신협 대표, 한국희곡작가협회 이사장,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그리고 남해국제탈공연예술촌 촌장으로 봉직했다. 


안치용 극단 신협 대표

1964년 희곡 ‘일그러진 얼굴’로 등단, 이후 ‘원효대사’ ‘천하대장군’ ‘지하대장군’ ‘대머리여장군’ ‘조신의 꿈’ ‘혼의 소리’ ‘옴마니 반메흠’ 등을 발표 공연했다. 희곡집으로는 ‘대머리 여장군’ ‘붓다의 길’이 있다.
 
안치용은 셰익스피어 햄릿 한국공연사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이번 공연을 각색 및 연출한 극단 신협 대표이자 연극배우 겸 연출가다.
 
‘조신의 꿈’은 삼국유사에 실린 내용을 극화한 것으로 인간이 스스로 사바세계와 인연을 끊는 것의 어려움과 수행자로서 불문에 귀의해 깨우침을 얻고 득도와 해탈에 이르는 것 또한 어려운 길임을 그려낸 작품이다. 금번 낭독공연에서는 전체 16개의 장면 중 조신스님이 수행자의 길을 걸으며 겪는 갈등을 묘사한 5경 장면과 스스로 깨달음이 이르는 모습을 그려낸 15경의 장면 중 발췌해 각색한 낭독공연이다.


조한희(전 국립극단 배우)가 용선화상, 김명중이 조신, 박선정이 달래, 안치용이 지문낭독을 해 낭독공연을 실제 공연과 방불한 성격창출과 감정 설정으로 이끌어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으며 극단 신협의 김흥우 작, 안치용 각색 연출의 ‘조신의 꿈’을 관객의 기억에 남을 성공적인 낭독공연으로 마무리를 했다. 차제에 실제 공연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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