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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서원 64] 탁영 김일손 선생 위패 모신 함양 ‘청계서원(咸陽 靑溪書院)’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2-08-24 17:4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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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기자] 경남 함양군에 소재하고 있는 ‘청계서원’은 1907년에 청계정사(靑溪精舍)가 있던 터에 세워진 것으로, 탁영 김일손(濯纓 金馹孫) 선생의 위패를 모시고 춘추로 향사(享祀)를 지내고 있다.


김일손 선생은 성종 때 사림파를 대표하는 학자로서 청요직(淸要職)을 두루 지냈으나 연산군 때 무오사화(戊午士禍)에 희생됐다.


그가 이곳 청계정사에서 한 동안 공부한 적이 있어 유림에서 그 터에 서원을 세운 것이다.



김일손 선생의 본관은 김해(金海). 자는 계운(季雲), 호는 탁영(濯纓) 또는 소미산인(少微山人). 대대로 청도에서 살았다. 할아버지는 김극일(金克一)이고, 아버지는 집의(執義) 김맹(金孟)이고, 어머니는 이씨이다.


1486년(성종 17) 생원에 수석으로 합격하고, 이 해 진사시에 2등으로 합격했다. 이어 같은 해에 식년 문과 갑과 제2인으로 급제했다. 처음 승문원에 들어가 권지부정자(權知副正字)로 관직 생활을 시작해, 곧 정자(正字)로서 춘추관기사관(春秋館記事官)을 겸했다.


그 뒤 진주의 교수(敎授)로 나갔다가 곧 사직하고, 고향에 돌아가 운계정사(雲溪精舍)를 열고 학문 연구에 몰두했다. 이 시기에 김종직(金宗直)의 문하에 들어가 정여창(鄭汝昌).강혼(姜渾) 등과 깊이 교유했다.




다시 벼슬길에 들어서서 승정원의 주서(注書), 홍문관의 박사.부수찬(副修撰), 전적(典籍).장령(掌令).정언(正言)을 지냈고, 다시 홍문관의 수찬을 거쳐 병조좌랑.이조좌랑이 됐다. 그 뒤 홍문관의 부교리(副校理).교리 및 헌납(獻納).이조정랑 등을 지냈다.


관료 생활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사가독서(賜暇讀書)를 해 학문과 문장의 깊이를 다졌다. 그리고 주로 언관(言官)에 재직하면서 문종의 비인 현덕왕후(顯德王后)의 소릉(昭陵)을 복위하라는 과감한 주장을 했을 뿐만 아니라 훈구파의 불의.부패 및 ‘권귀화(權貴化)’를 공격하고 사림파의 중앙 정계 진출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그 결과 1498년(연산군 4) 유자광(柳子光).이극돈(李克墩) 등 훈구파가 일으킨 무오사화에서 조의제문(弔義帝文)의 사초화(史草化) 및 소릉 복위 상소 등 일련의 사실 때문에 능지처참을 당했다. 그 뒤 중종반정으로 복관되고, 중종 때 직제학(直提學), 현종 때 도승지, 순조 때 이조판서로 각각 추증됐다.


17세 때까지는 할아버지 김극일(金克一)로부터 ‘소학(小學)’.사서(四書).‘통감강목(通鑑綱目)’ 등을 배웠고, 이후 김종직의 문하에 들어가 평생 사사했다. 김종직의 문인 중에는 김굉필(金宏弼).정여창 등과 같이 ‘수기(修己)’를 지향하는 계열과, 사장(詞章)을 중시하면서 ‘치인(治人)’을 지향하는 계열이 있었는데, 후자의 대표적 인물이었다.






한편, 현실 대응 자세는 매우 과감하고 진취적이었다. 예컨데 소릉 복위 상소나 조의제문을 사초에 수록한 사실 등에서 정치적 성향을 엿볼 수 있다. 이는 세조의 즉위 사실 자체와 그로 인해 배출된 공신의 존재 명분을 간접적으로 부정한 것으로서, 당시로서는 극히 모험적인 일이었다. 


이같은 일련의 일들이 사림파의 잠정적인 세력을 잃게 한 표면적인 원인이 됐다. 저서로는 ‘탁영집(濯纓集)’이 있고, ‘회로당기(會老堂記)’.‘속두류록(續頭流錄’ 등 26편이 ‘속동문선(續東文選)’에 수록돼 있다. 자계서원(紫溪書院)과 도동서원(道東書院) 등에 제향됐다. 시호는 문민(文愍)이다.

          




서원의 건물은 중앙에 정면 4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기와집 형태의 강당이 있고, 그 뒤쪽 높은 지대 위에 묘우(廟宇)인 청계사(靑溪祠)가 있고, 강당 앞으로는 학생들이 거처하던 동재(東齋)인 역가재(亦可齋)와 서재(西齋)인 구경재(久敬齋)가 있다.


경내에는 탁영 김선생 유허비(濯纓 金先生 遺墟碑)와 네모난 연못이 있다./사진-윤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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