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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10] 스튜디오 76, 송현섭 작/연출 ‘달빛 문밖에서’
  • 박정기 본지 자문위원
  • 등록 2019-08-04 23:55:04
  • 수정 2020-09-10 11: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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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76에서 극단 초록번개와 연극집단 반의 송현섭 작 연출 ‘달빛, 문밖에서’를 관람했다.


스튜디오 76에서 극단 초록번개와 연극집단 반의 송현섭 작 연출 ‘달빛, 문밖에서’를 관람했다.


송현섭은 인천생으로 극동대학교 연기과 출신이다. ‘나무물고기’ ‘스탑 키스’ ‘summer까지 427km’ ‘소풍’ ‘툇마루가 있는 집’ ‘세컨드 맨’ ‘페스카마 고기잡이 배’ ‘그류 그류’ 등에 출연하고 ‘달빛, 문밖에서’를 작 연출한 발전적인 장래가 기대되는 연극인이다.


‘달빛, 문밖에서’는 신표현주의 연극이자 반 연극적 요소를 포함한 실험극이다.


무대는 공사장인 것처럼 보인다. 원두막 형태의 각목으로 만든 조형물을 세우고 위쪽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방, 지하에는 딸의 방으로 설정된다. 원두막 형태 조형물 좌우와 뒤쪽에 계단을 만들어 오르고 내릴 수 있게 만들고, 입체로 된 정사각과 직사각의 각목으로 된 조형물 여러 개를 천정에 매달고 무대바닥에 여기저기 배치했다. 객석 통로 위쪽에 창이 있어 그리고 달빛이 들어오는 것으로 연출된다. 상 하수 쪽이 등퇴장 로로 사용된다.



원두막 아래 쪽 지하 방에서 커다란 문틀 형태로 된 조형물을 꺼내 세우면 입체로 된 현관입구와 문이 달려 있어 출연자들이 장소 이동을 시키며 문을 열고 닫으며 통행을 한다. 입체로 된 사각의 조형물을 이리 저리 이동시키며 사용하고, 커다란 사각의 조형물을 포개 놓고 냉장고로 사용하고, 작은 사각의 조형물은 전자레인지로 사용한다. 직사각의 조형물 두 개를 포개 밥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출연자 전원이 사각의 조형물로 무대바닥을 두드릴 때는 난타공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현재의 삶에 익숙해져 있어 딸의 새로운 희망과 목표를 헤아리지 못한다. 딸에게는 태양은 보이지 않고 볼 수도 없는 현실이라는 설정이고, 그나마 달빛만이 아련히 떠오르는 희망의 원천이다. 달빛에 대한 그리움과 기대로 식음까지 전폐한 딸을 위해 어머니는 밥상을 들어다 먹이려 애쓰지만 아버지는 대다수의 아버지처럼 딸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다. 부모와 딸이 사는 공간을 재건축이나 보수를 한다는 명목으로 일종의 지배자처럼 보이는 남녀 두 인물이 등장하고, 이들은 냉장고를 열화기로 전자레인지를 냉동고로 바꾸기도 하면서 딸의 생활과 사고 속에 등장해 난타 소리 같은 현실의 삶의 막강한 선도자 노릇을 하려든다. 


딸은 그럴 때마다 달빛을 그리워한다. 계단을 옮겨다 놓고 높은 창을 통해 밖을 내다보려 한다. 딸의 현실에서의 삶이 태양은 사라진지 이미 오래 전이고, 다만 달빛이 비추기를 바라지만, 문밖이나 문안이나 어둡고 컴컴한 세상뿐이기에 달빛만을 그리는 딸의 심정이 객석에 전달되고, 대단원에서 달빛이 살포시 비추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김 천, 송지나, 김진영, 이가을, 최지환이 출연해 입체로 된 사각의 조형물을 이리 저리 옮기고 원두막 같은 조형물을 오르내리고, 계단까지 이동시키는가 하면, 무대에서 이리저리 구르기도 하면서 난타를 하듯 무대바닥을 두드리는 동작을 반복한다. 동시에 출연자들은 완벽한 어조와 발성으로 대사전달을 해 관객을 시종일관 극 속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대단원에서 우뢰와 같은 갈채를 이끌어 낸다. 


조연출 차지예, 오퍼레이터 유지훈 임기현, 진행 김희애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이 합하여, 스튜디오 76 愛 서다 극단 초록번개와 연극집단 반의 송현섭 작 연출 ‘달빛, 문밖에서’를 관객의 기억에 길이 남을 한편의 신표현주의 연극으로 창출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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