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박정기의 공연산책 23] 제1회 대한민국 생활연극제, 강애란 연출 ‘경로당 폰팅 사건’
  • 박정기 본지 자문위원
  • 등록 2019-11-04 04:25:31
  • 수정 2020-09-10 11:14:46

기사수정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대전극단 이룸의 이충무 작, 강애란 연출의 ‘경로당 폰팅 사건’을 관람했다.


대전극단 이룸은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울림을 전달하고자 창단되었다. 평균 육순을 넘은 배우들이 연륜에서 묻어나는 경험을 토대로, 우리들의 고민, 아름다운 이야기를 연극이라는 무대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이충무는 극작가, 연출가, 영화평론가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 건양대학교 디지털콘텐츠디자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2004년 ‘경로당 폰팅사건’으로 ‘문학과 창작’ 신인상을 수상하며 희곡작가로 데뷔했다. 재미와 의미의 균형을 유지하는 뛰어난 감각, 기발한 소재와 톡톡 튀는 대사, 인간과 사회에 대한 따뜻한 풍자로 많은 관객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세계 국립극장 페스티벌 초청작, 일본 교토 겐토시어터 프로젝트 초청작으로 잘 알려진 ‘경로당 폰팅사건’은 현재 10년 넘게 전국적으로 활발하게 공연되고 있으며 그 외에도 ‘바그다드 여인숙’ ‘니맘내맘 역할대행 주식회사’ ‘무성격자’ ‘우리 어디에서 다시 만날까’ ‘달려라 난장이’ ‘뽀글이 아줌마 봉숙이’ 등의 작품들이 수시로 공연되고 있다. 



강애란은 대전 극단 앙상블 소속의 배우 겸 연출가다. 현 대전광역시지회 이사를 맡고 있는 연기파 미녀다.


우리사회에서 경로당이란 인생의 황혼기를 맞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조용히 삶을 응시하며, 언제나 허허 웃으며 모이는 사교 공간쯤으로 생각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곳 장수 아파트 경로당은 언제나 시끌벅적하다. 한 점 십 원짜리 고스톱과 담배 한 개비 내기 장기가 치열하게 벌어지고, 서로가 못 마땅해 보일 땐 여지없이 욕설과 드잡이가 일어나는 생기 넘치는 공간이다. 극중 댄스 강사의 춤이 등장하고, 애써 늙지 않았음을 동료들에게 몸을 살랑이며 과장해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장수 아파트 경로당에 수 백 만원에 달하는 전화요금청구서가 날아들자 경로당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전화 내역을 확인한 결과 그것이 폰팅 때문임을 알게 되고 경로당 사람들은 누가 폰팅을 했는지 찾아내기 위해 한 바탕 소동을 벌인다. 경로당 분위기도 점차 험악해져 가고 서로를 의심하며 폰팅 도둑을 잡기 위한 총력전이 펼쳐지는데.... 


그러나 폰팅 도둑이 경로당을 드나드는 노인들이 아닌, 건실하게 비춰진 젊은 택배기사임을 알아내고, 친 손자를 타이르듯 편지로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자상하게 타이르는 내용을 전하고, 노인들의 일상이 다시 펼쳐지는 장면에서 공연은 마무리가 된다.



무대는 배경에 중앙에 휘장을 드리운 방 그림이 있고, 그 앞으로 장식장을 나란히 세우고 중앙에는 자주색 융단을 걸쳐놓았다. 무대 좌우에 탁자와 의자가 배치되고, 하수 쪽 그림액자를 받쳐놓은 탁자위에는 전화기를 올려놓았다. 바닥에는 모포를 깔아놓고 화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김현철이 순딩 할아버지, 이기권이 불량할아버지, 윤인백이 교장 할아버지, 염인숙이 부녀회장, 이승혁이 택배기사, 권진순이 새침 할머니, 신인숙이 버럭 할머니, 김연옥이 뒷북 할머니, 김경희가 교육부장 춤선생, 강승철이 댄스강사, 박영주가 댄스강사 등 출연진의 열정과 노력이 무대 위에 드러나고 관객의 호응과 갈채를 받는다.


조연출 강미리, 공연예술감독 주진홍, 총기획 류명현, 무대감독 손종화, 조명감독 이태진, 분장 김은경, 다라마트루기 손대환, 움직임 나지원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도 드러나, 대전극단 이룸의 이충무 작, 강애란 연출의 ‘경로당 폰팅 사건’을 관객의 호응과 갈채를 받은 성공작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11월 2일부터 9일까지 오후 7시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공연되는 제1회 대한민국 생활연극제는 연극인들에게 무료공연으로 제공되고 있다. 연극인 동지 여러분의 많은 관람을 권하고 또 기대한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한국의 전통사찰더보기
 박정기의 공연산책더보기
 조선왕릉 이어보기더보기
 한국의 서원더보기
 전시더보기
 한국의 향교더보기
 궁궐이야기더보기
 문화재단소식더보기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