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병단 결단식 터 표지석/사진-우성훈 기자

[우성훈 기자] 해방병단은 1945년에 조직된 한국해군의 모체이다. 8.15광복 직후 해군창설을 목적으로 조직됐던 해사협회(海事協會)가 주축이 되어 미군정청의 인가를 받아 결단된 해사관계 군사단체이다.

해방병단은 11월 11일 해사협회 동지 70명과 미군정청 해사국장 및 국내 해사관계 인사 다수가 참석한 가운데 서울의 구 표훈전(表勳殿)에서 결단식을 가졌다. 손원일(孫元一)이 초대 단장에 취임했다. 임무는 총인원 200명으로 해안경비대를 창설하고, 본부를 진해에 설치하는 일이었다.

 손원일(孫元一)이 초대 단장

해방병단 창설의 경과는 결단식에 앞선 11월 손원일이 미군정청을 방문, 해사협회에서 한국해군 창설의 소임을 담당하겠다고 제안하고, 미군정청 해사국장으로부터 해사협회가 주동이 되어 한국 연안의 경비와 밀수방지 및 조난선의 구조 등을 내용으로 하는 해안경비대의 창설을 제의받은 데에서 비롯됏다.

해방병단은 현 통제부의 항만과 청사건물 1동의 사용허가를 받아 인원 77명으로 시무식을 가졌으나, 해방병단에 대한 해사국으로부터의 예산영달이 따르지 않아 심한 재정난.식량난으로 한때 단원이 37명으로 감소했다. 예산문제는 1946년 4월에야 해결됐다.

조선해안경비대(최초의 해상경비대)미군정청에서는 1945년 군정법령 제28호로 국방사령부를 설치했으나 그 휘하에 들지 못하고 있다가, 1946년 1월에야 군정법령 제42호에 의거해 국방사령부로 편입됐다.

1945년 12월 간부 몇 명이 상경해 단원을 증모하고, 해방병단의 기간이 될 사관후보생을 모집했다. 1946년 1월 17일 통제부 안에 해군병학교를 창설하고 2월 1일에는 공작부를 설치했고, 3월 3일에는 군의 풍기유지와 좌익 계열의 해안침투를 막기 위해 해헌대(海憲隊)를 창설했다.

해방병단 결단식 터 표지석/사진-우성훈 기자

3월 법무관실이 설치됐고, 4월 군악대가 창설됐고 또 국방사령부의 지시에 의해 해방병단 인천기지가 설치됐다. 그 동안 해방병단에서는 계급 없는 생활을 하였는데 장교급에 대한 계급 부여는 2월에 시작됐고, 사병에 대한 계급제도는 6월에야 제정됐다.

해방병단원은 진해에 내려온 첫날부터 군항 내의 시설 사용이 제한되고, 장비 사용의 금지로 난관에 부닥쳤으나 자체의 노력으로 흩어진 주정(舟艇：소형의 배)을 모으고 조함창(造艦廠)을 만들어 100t급 보트 1척과 증기선 2척을 보수해 취항시켰다. 이러한 기술 축적으로 1947년 2월 300t급 쾌속철함 충무공정을 건조했다.

해방병단은 국방사령부가 국방부로 개칭된 뒤 1946년 6월통위부(統衛部)로 개편되면서 조선해안경비대라는 새 명칭으로 바뀌었다./사진-우성훈 기자,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