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준 기자] 한국 근현대미술의 거장 권옥연(1923~2011) 화백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권옥연 100주년 기념전'이 다음 달 16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현대화랑에서 열린다.
권옥연 화백은 특정 사조나 단체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독특한 톤과 색채 등 특유의 화풍을 이룩해 내면서 독자적인 미술 세계를 펼친 한국 근현대 미술계를 대표하는 화가이다.
권 화백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전시에는 '권옥연 그레이'로 잘 알려진 특유의 회색빛 인물과 풍경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부인의 초상'(1951), '절규'(1957), '달맞이꽃'(1986), '귀향'(1999) 등 회색 풍경 이전의 1950년대 초반 작품부터 작고 직전인 1990년대까지의 주요 작품 20여 점이 권 화백의 생애를 살필 수 있는 디지털 아카이빙 비디오와 함께 소개된다.
특히, 1950년대 프랑스 유학 당시 시인이자 초현실주의 주창자였던 앙드레 브르통(André Breton)으로부터 '동양적 쉬르레알리즘(초현실주의, Sur-realism)'으로 호평받은 화가의 변화한 조형 의식은 이번 전시에 출품된 '절규'(1951)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960년대에 프랑스에서 귀국한 권 화백은 특정 사조나 미술 운동에 동참하는 대신 고분 벽화나 민속적 요소, 할아버지에게 배웠던 한자 습자(習字)의 경험 등 떠나온 고향에 대한 기억들을 가지고 오롯이 자신만의 조형 세계를 구축했다.
현대화랑은 "생전에 '한결같은 중후함과 삶의 진정성'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던 권 화백의 작품은 전반적으로 창백해 보일 수 있는 회색빛을 띠고 있으면서도 특유의 색채와 한국적인 미감이 더해지며 관람객에게 따뜻한 온기와 여운을 남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