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준 기자] 호암미술관이 소장한 국내외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첫 소장품 특별전 '자연/스럽게'가 내년 1월 21일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호암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변화를 숙고하면서 환경에 대한 신선한 시각을 제시하는 동시대 대표 작가 로니 혼, 올라퍼 엘리아슨, 리크리트 티라바니자, 김수자, 문경원 다섯 작가의 조각, 사진, 영상, 설치 등 총 6점을 선보인다.

아이슬란드 고원의 남쪽 계곡 도마달루를 12시간에 걸쳐 찍은 서른 다섯 장의 사진 작품으로 구성된 올라퍼 엘리아슨의 '도마달루 일광 연작(북쪽)'(2006)과 아이슬란드 빙하의 풍경에서 영감을 받은 로니 혼의 유리 작품 '열 개의 액체 사건'(2010)은 태초의 세계를 연상시키는 고요한 풍경 속에서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대자연의 변모를 비춰 보여준다.

빙하에서 활화산에 이르기까지 흙, 물, 불, 바람으로 이뤄진 세계를 담은 김수자의 영상 작품 '대지-물-불-공기'(2009-2010)는 물질을 이루는 기본 요소들 간의 깊은 연관 관계를 제시하면서 자연과 인간의 떼놓을 수 없는 유대를 생각하게 한다.

리크리트 티라바니자의 '무제2020(정물) 연작'(2023)은 지구상에서 사라진 동물 20종을 알루미늄판에 새긴 작품으로, 마치 동물들의 묘비처럼 전시장 바닥에 설치돼 자연과 생태계의 위기를 드러내 보임으로써 인류의 변화와 각성을 촉구한다.

문경원의 공원 프로젝트 '프라미스 파크 서울'(2021)은 국가 간 경계와 학문 간 분야를 넘나드는 다양한 노력만이 새로운 영감을 가져올 수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과거와 현재, 지역과 세계를 연결함으로써 찾을 수 있는 희망을 이야기한다.

특히 관객의 참여가 중요한 티라바니자의 멸종 동물 기념비 작품 '무제2020(정물) 연작'(2023)은 관객들이 직접 작품의 탁본을 뜰 수 있게 하고,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에 관한 도서를 비치한 특별 공간을 마련해 기후 위기와 환경 변화로 초래되는 우리의 어두운 현실을 돌아볼 수 있게 했다.

다음 달부터는 티라바니자의 작품을 주제로 다음 세대인 어린이들을 위한 워크샵이 주말과 겨울방학 기간에 운영된다.

호암미술관은 관람객들이 좀 더 편하게 전시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지난 김환기 회고전에 이어 리움미술관(서울)과 호암미술관(용인)을 순회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전시 기간 매주 화~목요일, 하루 두 차례 왕복 운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