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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동자석과 영월 나한상의 만남...국립제주박물관 특별전 개최
  • 김진산 기자
  • 등록 2023-10-12 15: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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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산 기자] 돌로 사람의 형상을 깎아낸 제주 동자석과 영월 나한상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특별전 '가장 가까운 위로-제주 동자석, 그리고 영월 나한상'이 이달 13일부터 내년 2월 18일까지 국립제주박물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조선 17세기에서 20세기에 이르는 제주 동자석 35점, 영월 창령사 터에서 출토된 오백나한상 32점, 제주 현대미술 작가의 조각과 회화 11점 등 모두 82점을 선보인다.


제주 동자석은 봉분 가장 가까운 곳에 서서 산 사람을 대신해 망자를 위로하고 보살핀 돌사람, 영월 창령사 터 출토 오백나한상은 깨달음을 얻은 성자(聖者)인 나한을 각양각색의 친근한 표정으로 조각한 돌사람으로, 모두 현세와 내세의 복을 비는 갖가지 기원을 들어주던 존재이다.


기획전시실 중앙에 들어서면 제주의 파도를 투사한 스크린 영상 아래 '홀을 든 동자'(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출토, 국립제주박물관 소장)와 '보주를 든 나한'(영월 창령사 터 출토, 국립춘천박물관 소장)이 마주 보고 있다.


1부 '내 곁의 위로, 제주 동자석'에서는 제주대학교박물관, 제주돌문화공원,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제주박물관 등이 출품한 동자석과 목조 동자상 등 44점을 감상할 수 있다.


제주의 오름을 형상화한 구조물에 고사리와 엉겅퀴를 비롯한 제주 고유의 식물을 연출해 본래의 자리에 놓인 동자석을 만나는 생생한 경험을 제공한다.


1685년 무렵 제작된 '두 손을 모은 동자'는 초기 제주 동자석의 모습을 살필 수 있는 작품으로 주목된다. 제주시 조천읍 와흘리에 있던 산마감목관(山馬監牧官) 김대진(金大振, 1611~1685) 묘의 동자석으로, 경주김씨파주목사공대진파문중 김동욱이 기증한 이래 국립제주박물관의 보존 처리를 거쳐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제주 동자석의 머리카락 표현은 댕기 머리, 쪽머리, 민머리가 대부분이어서 쌍상투가 일반적인 다른 지역 동자석과 다르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한양조씨제주도문중회 소장 '술잔을 올리는 쌍상투 동자'는 제주에서 보기 드문 쌍상투 동자석으로, 경기지역 동자석으로 추정되는 '쌍상투 동자'(국립중앙박물관, 2021년 고 이건희 회장 기증)와 비교해볼 수 있다.


2부 '내 안의 미소, 영월 나한상'에서는 국립춘천박물관 소장 영월 창령사 터 출토 오백나한상 가운데 대표적인 32점이 선보인다.


2001년 5월 강원도 영월군 남면 산자락에서 처음 나한상이 발견된 이후 출토된 317점에 이르는 나한상은 이국적이거나 위엄 있는 모습이 아니라 보통 사람의 친근한 얼굴과 표정으로 깎아 남다르다.


이번 전시에서는 파도 형상의 받침대에 영월 나한상을 전시해 바다를 건너 제주에 온 나한의 의미를 살려, 저마다 다른 개성을 지닌 나한상 하나하나를 몰입하여 감상할 수 있다.


이어지는 에필로그 '오래된 오늘'에서는 제주의 미술가 현충언, 박훈일, 김남흥의 작품을 전시해 제주 동자석과 영월 나한상에 이어 삶의 위로와 성찰에 관한 여운을 전한다.


특히 이번 특별전은 오감을 자극하는 총체적인 경험을 제공하고자 전시실에 자연의 소리와 향을 담아 제주다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1부에서는 섬휘파람새를 비롯해 제주 숲에 깃든 갖가지 새소리를 연출했고, 오름과 숲의 풀냄새를 연상케 하는 자연 향을 조향했다. 2부 전시장에는 제주의 파도 소리와 사찰 풍경 소리가 흐르고, 침엽수림 속에 들어온 듯한 향기를 연출해 명상에 잠기는 공간을 조성했다.


촉각전시 체험 공간에서는 제주 동자석과 영월 창령사 터 나한상의 형태와 서로 다른 돌의 질감을 손으로 직접 느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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