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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278] 국립극단, 김 정 연출 '이 불안한 집'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3-09-17 00:2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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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예술극장에서 국립극단의 지니 해리스 작 성수정 역 김 정 연출의 이 불안한 집(This Restless House)을 관람했다.


지니 해리스(Zinnie Harris)는 영국 옥스퍼드와 힐 대학출신의 극작가다. 로열 코트극장, 영국 국립극장, 스코틀랜드 국립극장,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에서 극작과 연출을 담당했다. 동시대적 작품, 고전을 현대적으로 해석 각색한 작품으로 해럴드 엔젤 상, 페기 램지 극작가 상, 버윈 리 극작가 상, 스코틀랜드 비평가 협회 초우수 희곡상과 연출가 상을 수상했다.


성수정은 <블랙버드>, <포트>, <19 그리고 80>, <나쁜자석>, <샤이닝 씨티>,<더블린 캐롤>, <고양이 늪>, <거기>,<러브 앤 머니>, <엔론>,<별무리>, <스카이라이트> <차이메리카> <하퍼리건> <거짓말> <애니> <게임> <이 불안한 집> 외 다수작품을 번역하고 등아연극상 특별상도 수상한 발전적 앞날이 기대되는 한국연극의 보석 같은 미녀 연극인이다.


김 정은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출신의 연출가다. <죽음들> <태양> <시련> <인간이든 신이든> <신의 막내딸 아네모네> <손님들> <처의 감각> <레드 올랜더스>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이 불안한 집> 등을 연출하고, 2018 두산예술연강상, 2017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을 수상한 장래가 기대되는 청년연출가다.


이 불안한 집(This Restless House)은 1200년대의 그리스와 트로이의 전쟁에서 승리한 아가멤논 가족의 이야기가 배경으로 깔린다. 그리스 연합군의 총사령관이었던 아가멤논은 전쟁의 승리를 위해 자신의 딸 이피지니아를 신께 제물로 바치고 출전한다. 아가멤논의 처 클리템스트라는 딸의 죽음에 경악한다. 율리시즈와 아킬레스를 비롯한 그리스의 출중한 명장들이 참전했지만, 트로이의 헥토르 같은 용맹한 장수 때문에 전쟁은 10년을 끌고, 아킬레스 장국도 죽는다. 연합국은 결국 철수하는 것처럼 꾸며 커다란 목마를 제작해 트로이 성 앞에 놓고 퇴각한다. 트로이 군이 목마를 전리품으로 성안으로 들여와 잔치를 벌리고 모두 마음 놓고 잠들었을 때 목마 안에 숨어있던 그리스 병사들이 나와 성문을 열고 그리스 연합군을 입궐시켜 드디어 성을 함락하고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다, 그리고 전쟁 발발의 계기가 되었던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가 유혹해 데려왔던 아가멤논의 아우 메넬라오스의 처인 불세출의 미녀 헬렌을 다시 그리스로 데려가면서 전쟁은 끝이 난다. <이 불안한 집>은 총사령관 아가멤논의 집과 그의 처 클리템네스트라의 불화의 이야기다. 현대판으로 각색된 이 작품에서는 클리템네스트라가 전쟁의 승리를 위해 딸을 제물로 바친 남편의 대한 증오감으로 해서 복수를 하게되고 이 연극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딸 안티고네와 이 연극에 등장하는 제물로 죽음을 당한 딸 이피지니아와 엘렉트라 그리고 아들 오레스테스가 등장해 이러한 어머니 클레템네스트라의 주변을 맴돈다, 그리고 피의 복수를 벌인 클레템네스트라의 정신적 치료를 위한 여의사 오드리가 등장해 현실과 과거의 환영, 그리고 현재와 과거의 모호한 경계가 연결되면서 연극은 다섯시간 동안 펼쳐진다.


무대는 중앙에 엄청난 바위덩이가 자리를 잡고, 그 양쪽에 경사진 언덕길을 가설하고 그 꼭대기를 구름다리처럼 연결해 난간을 설치해 놓았다. 장면이 바뀌면 바위덩이는 천정으로 올려 매달아 놓고, 커튼을 드리워 현대판으로 연출된다. 고대복장과 현대의상, 고대 무기가 등장하고 찰라마다 바뀌는 색색의 조명과 프로시니엄 아치 외곽에 설치된 영어자막은 극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여승희_클리템네스트라 役, 문성복_아가멤논 役, 신윤지_엘렉트라 役, 남재영_오레스테스 役, 홍지인_이피지니아 役, 윤성원_아이기스투스 役, 황규환_코러스장 役, 송철호_파수꾼·코러스 役, 성근창_이안테·코러스 役, 공지수_카산드라·메간·코러스 役, 박종태_푸주한·코러스 役, 박현숙_셀리아·코러스 役, 김문희_오드리 役, 곽은태_마이클·이안·의사·코러스 役, 김하람_조단·오웬·전령·코러스 役으로 출연해 혼신을 다한 열연으로 다섯시간동안 관객의 시선을 극에 몰입시켜 갈채를 받는다.


연출 김 정, 무대 남경식, 조명 신동선, 의상 김우성, 분장 백지영, 소품 노주연, 음악 카입 채석진, 음향 김서영, 안무 이재영, 조연출 조원재 박정호 등 스텝진의 기량도 드러나, 국립극단의 지니 해리스 (Zinnie Harris) 작 성수정 역 김 정 연출의 이 불안한 집(This Restless House)을 관객의 기억에 길이 남을 성공작으로 탄생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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