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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277] 문화예술렛츠 극단 불, 유준기 연출 '참기름 아저씨'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3-09-07 16: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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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드림시어터 소극장에서 문화예술렛츠 극단 불 보드웰의 김기태 극본 유준기 연출의 참기름 아저씨를 관극했다.


김기태는 극작가이자 배우다. 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언론전공에 철학과를 부전공으로 졸업한 그는 예술과 직접적 연관은 없었지만 그 시절 전공 수업들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 작품으로 선정된 연극 <처음 뵙겠습니다>를 집필했다.


고등학교 시절 영화감독을 꿈꿨던 그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먼저 방송작가를 목표로 삼고 한림대 언론정보학부에 입학했다. “휴학 중에 운 좋게 극단에서 연기를 배웠고, 그 때 만난 선생님께서 복학을 하면 철학이나 국문학을 해 보라고 권유하셨습니다.” 때문에 방송통신을 주 전공으로 하려던 그는 철학과 가장 맥락이 비슷해 보이는 언론을 주 전공으로 택하게 되었다. “언론전공을 배우며 글쓰기에 많은 자신감이 붙었고, 글을 많이 쓰다 보니 대사를 소화하는 능력이 자연스레 같이 늘었습니다.” 그는 이어 “철학과 수업을 통해서는 인간의 본질이나 심리에 대한 고찰을 할 수 있어 극을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며 “이러한 우연한 기회들이 모여 지금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연출가 유준기는 연세대학교 이공대학 환경공학부 출신의 연출가로 극단 로얄씨어터와 서울연극협회 서대문지부 상임 연출가다. <우리의 비겁을 위하여> <가을 반딧불이> < 레미제라블> <오거리 사진관> <완전한 사랑> 그외 다수 작품을 연출한 기대주다.


무대는 주방 겸 거실이다. 하수 쪽 배경 앞에 씽크대와 그릇 장이 있고, 그 앞에 조리대롤 놓았다. 배경에 정원을 향한 창달린 문 네개가 나란히 있고, 중앙에 식탁과 의자가 놓이고, 상수 쪽 벽에 액자가 나란히 걸렸다, 극장 입구가 출입문, 하수 쪽에 내실로 들어가는 문으로 설정된다.


연극은 도입에 딸의 결혼을 앞두고 신랑 집에서 함이 도착하는 날이라는 설정이다. 집일에 30여 년간 무관심했던 남편이 함 잡이를 비롯한 함 꾼들을 대접하기 위해 요리사를 초청해 음식 장만하는 일에 직접 나서고, 그 사실을 아내에게 알리지 않았기에 아내는 함이 도착한다는 것도 모르고, 난데없이 출장요리사가 집에 도착해 음식을 장만하려는 모습에 충격을 받는다. 아내는 치매 노인인 시모를 돌보랴, 딸애 결혼준비를 하느라 애를 쓰다가, 함이 도착한다는 사실을 숨긴 남편에 격분해 이혼을 선언한다. 남편은 아내가 그동안 애쓰는 것이 안타까워 자신이 직접나서 요리를 장면하려 한 것이라고 속마음을 털어놓지만, 남편이 묘령의 여인에게 비밀전화를 받는 것을 접하고 아내의 마음은 점점 더 토라질 뿐이다. 이와는 반대로 노모는 자신의 결혼함이 도착한다고 즐거워한다. 


당사자인 딸이 등장하지만 딸은 딸대로 냉랭한 모습을 보인다. 경비 아저씨가 배달된 꾸러미를 가져다 주며 폭소를 유발시키지만 가족의 분위기는 변함이 없다.. 이런 가족들의 모습을 보고 요리사가 나선다. 자신이 끓여온 오미자, 구기자, 국화차를 딸의 어머니와 노모에게 제공하며, 참기름을 떨어뜨리듯이 분위기를 바꿔놓는다. 경비 아저찌와 함께 노래도 부르며 분위기 쇄신에 힘을 쓴다. 아내의 마음, 노모의 마음에 변화를 주면서 따뜻한 마음을 갖도록 설득을 시키며 어머니의 마음은 가족을 사랑하는 것이 최고임을 알려준다. 


노모도 치매상태에서 깨어난다. 예식을 앞둔 딸도 자신도 임신을 한지 몇 개월이 되었다며, 자신도 어머니임을 고백한다. 그러자 남편과 전화통화를 하던 묘령의 여인이 등장한다. 경비 아저씨가 여자분장과 의상을 입고 등장한 것이다. 관객의 폭소와 함께 결국 부부는 30년 만에 이혼이나 졸 혼이 아닌, 새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남편의 멋진 정장과 아내의 아름다운 웨딩드레스가 등장하고 웨딩마치가 울려 퍼지며 내와의 결혼식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딸의 결혼함이 도착했음을 알리는 장면에서 공연은 끝이 난다.


이윤상이 참기름 아저씨, 김민수와 이진영이 남편으로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하고, 이선주와 이미라가 아내로 더블 캐스팅, 김추월과 김광혜가 어머니로 더블 캐스팅, 임나경과 이세연이 딸로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하고, 정슬기가 경비아저씨와 묘령의 여인으로 특별출연한다. 출연진의 성격창출은 물론 감정설정과 호연 그리고 열창은 갈채를 받는다


무대디자인 엄진선, 조명 이상근, 음악 남기오 박해문, 음향 한 철, 의상감독 최수현, 마케팅 김동준 정진우, 제작협력 신태영 전기광, 기획 김석균 김순국, 제작PD 홍근숙 김요셉, 제작 박우화 이영철, 협찬 (주) 쓰임셀 비에바나 바쿠스랩 7통 황태국 낭만열차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하나가 되어 문화예술렛츠 극단 불 보드웰의 김기태 극본 유준기 연출의 참기름 아저씨를 관객의 기억에 길이 남을 성공작으로 만들어 냈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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