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박정기의 공연산책 163] 극단 이유는 있다, 오재건 작/연출 '이유는 있다'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1-06-10 21:37:15
  • 수정 2023-02-15 07:55:38

기사수정

대학로 스튜디오 76에서 극단 이유는 있다의 창단공연 오재건 작 연출의 <이유는 있다>를 관람했다.

오재균은 연극배우로 <라 쁘띠뜨 위뜨> <행복한 선인장> <최종면접> <고사> 그 외 작품에 출연해 탁월한 기량을 발휘했다. 본업은 배우지만 2019년에 공연한 연극 <51대49>와 이번에 창단공연을 하는 이유의 <이유는 있다>에서도 극작과 연출을 담당했다.

무대는 바닥에 한자 높이의 정사각의 회전무대를 만들어 사각의 무대를 회전시키며 연극이 진행된다. 사각의 무대 위에는 백색의 탁자와 의자, 화분 받침대 같은 조형물, 등받이가 없는 벤치 같은 백색의 조형물이 서로 대칭되어 배치되고, 흑색의 기둥 같은 조형물도 역시 사각무대 모서리에 서로 대칭되어 배치되어 있다. 흑색의 조형물 꼭대기에는 영상촬영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설정된다. 사각의 무대는 경찰서의 수사반장의 사무실 겸 취조실이다. 무대 배경에는 도시의 건물을 상징하는 문양으로 오려진 나무판으로 세워지고 그 양 옆에 문이 있어 등퇴장 로가 된다.

연극은 도입에 청년에게 나이든 남성이 식사를 가져다주는 장면에서 시작되기에 아마 작은 음식점인 것으로 생각하지만, 극이 진행되면서 경찰서 집무실인 것을 알게 된다. 청년은 살인 용의자로 연행된 것이고, 수사반장이 식사를 제공하고 용의자 청년에게 질문을 한다. 청년은 십칠팔 세 된 처녀를 살해한 것이고 영상촬영한 것도 알지만 구태어 숨거나 도망치지 않고 연행되어 온 것으로 설정된다. 그 뿐 아니라 자신의 죄과에 대해 반성이나 후회하는 기색도 없고 당연히 사죄도 없이 수사에 응한다. 

반장 직속 여성 경찰관이 등장하고, 그보다 후배 남성 경찰관도 등장한다. 살해당한 처녀와 관련이 있는 재벌그룹의 회장이 등장하고, 후에 최조에 응하기 위해 경찰서에 찾아와 위풍당당하고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차기 총선에 출마하려는 검사 한 명도  재벌그룹 회장을 돕고 차기 총선에 경제적 협조를 받기 위해서인지 스스로 취조실을 방문한다. 주인공인 수사반장은 정년퇴임을 목전에 두고 있고, 명확하고 차질없는 수사를 부드럽게 펼치지만, 휘하의 여성경찰은 미모이지만 엄격하기가 남성 뺨칠 정도다. 

그 아래 남성경찰관은 누구에게나 미움을 받지 않을 고분고분한 행동을 보인다. 검사가 방문했을 때도 남성경찰관의 행동은 공손하고 예의범절면에서 도를 넘은 모습을 보인다. 청년은 취조말미에 자신은 아버지의 모습도 모르고, 어머니는 청년이 어렸을 때에 자살을 택하였고, 그 비극적 원인의 제공자가 바로 현 재벌그룹 회장이라는 것과 바로 그의 딸인 처녀를 살해한 것으로 내용이 진행된다. 

재벌그룹 회장도 유부녀나 딸 같은 어린 처녀를 강제추행 한 일 등이 알려지면서, 회장을 감싸려드는 검사의 행적과 차기 총선이 주제처럼 떠오르고, 청년의 범죄사실이 명확해 지면서 이유가 있는 살해의 내용이 핵심요인처럼 펼쳐진다. 대단원에서 주인공인 반장은 정년퇴임을 하고, 여성 경찰관도 함께 사표를 제출하면서 돈과 권력에 실망한 마음을 살포시 관객에게 드러낸다.

주인공 수사반장 역의 김정팔을 비롯해 노시홍이 재벌그룹 회장, 정연심이 여성 경찰관, 서민균이 범죄 용의자, 최명경이 남성경찰관, 유종연이 검사로 출연해 개성미 넘치는 성격창출은 물론 호연과 열연으로 기량을 드러내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기획 프로듀서 림지언, 조연출 안 현, 음악감독 김동욱, 무대 김혜지, 조명 배대두, 시진 포스터 박주혜, 영상 정도영, 분장 박잼 박정미, 의상 정수은 김소연, 무대감독 노수빈, 조명오퍼 안 현, 음향오퍼 김신예, 하우스매니저 황수경 노성후, 티켓마스터 심현미 류진현, 홍보 이다경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이유는 의 창단공연 오재건 작 연출의 <이유는 있다>를 수준급 성공적인 창단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한국의 전통사찰더보기
 박정기의 공연산책더보기
 조선왕릉 이어보기더보기
 한국의 서원더보기
 전시더보기
 한국의 향교더보기
 궁궐이야기더보기
 문화재단소식더보기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