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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162] 故 원로작가 이길융 선생을 추모하며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1-06-08 13:58:47
  • 수정 2023-02-15 07:5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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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립극장장이고 한국희곡작가협회 이사였던 이길융 선생이 6월 2일 타계했다.

원로작가 이길융(1938~2021) 선생은 3년 전 소설집 <중매이야기>(문학나무)를 냈다.

소설집은 ‘청둥오리’(2005년)부터 ‘어느 청백리의 꿈’(2018)까지 단편 8개를 묶었다. 표제작 ‘중매이야기’는 주제가 비슷한 ‘연줄’(2011)과 ‘기이한 인연’(2017)을 합쳐 개작했다. 장편으로 만들려했으나 힘이 부쳤다. <사랑의 그림자를 저울에 달다>(1998), <강도공화국>(2007), <행복한 눈물 밑에 웃음>(2008)에 이은 네 번째 소설집이다.

장편은 <종착역의 표상인>(1990), <숨 쉬는 하늘>(1995), <한강나나니>(1999), <가시꼬네 사랑이야기>(2001), <하얀 방 임마누엘>(2004), <소생>(2009), <외포리 연가>(2013), <만주부인>(상, 하권, 2015) 등 8편을 썼고, 희곡은 <거북선아 돌아라>(2006)로 묶었다. <거북선아 돌아라>는 국립극장에서 김효중 연출로 공연되었고, <어쩌고 할아버지>는 김완수 연출로 문예회관에서 공연되었다.

소설은 <종착역의 표상인>을 데뷔작으로 치면 30여 년 동안 책 14권에 100여 편의 작품을 썼으니 많지도 적지도 않은 분량이다. 하지만 2002년 문화공보부(현 문광부) 퇴직한 공무원임을 고려하면 매우 열정적으로 집필했음을 알 수 있다.

이길융 선생은 국립극장장을 그만둔 뒤 예술의 전당 사장직을 맡겼으나, 사의를 표하고 글 쓰는 데만 전념했다. 그리고 필자의 희곡 단원 <김홍도와 샤라쿠, 사라진 300>을 한국창극원 박종철 대표에게 연출을 시켜, 예술의 전당 우면당에서 공연을 하도록 했고, 이후 12년째 1개월마다 개최한 한국희곡뮤지컬 창작워크숍에 빠짐없이 참가하고, 매월 신협동우회에도 참석했다. 

광화문 포럼의 회원이었고, 2020년에는 경희문학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0년 가까이 인천 앞바다 섬에 선생의 집필실을 마련하고, 그곳에 주말마다 내려가 글을 쓰고, 한국연극협회 산악대 대원들, 인천연극협회 관계자들을 초청해 조촐한 잔치를 벌이기도 했다. 

그런데 3년 전부터 몸에 이상이 생겨, 시력이 점점 떨어지고, 청력도 저하되고, 걸음걸이마저 약해져, 길에서 넘어지거나 목욕탕 바닥에서 미끄러져 뼈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런 후 은평구 대조동에서 서오능 쪽으로 이사를 하고, 서오능 숲 가까이에 살면서 요양을 했으나, 6월 들어서 온몸이 이상해지고 악화되면서 그만......

그동안 이길융 선생과 가까이 지냈던 사람들은 청전벽력을 맞은 듯싶은 심정이 되고, 선생의 타계를 슬퍼했다.

부디 선생께서 저세상에 계시더라도 글쓰기 작업을 계속하시고 연극에 관심을 계속 기울여 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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