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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148] 2021 서울연극제 LP STORY, 김관 연출 '허길동전'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1-05-10 11:40:31
  • 수정 2023-02-15 07: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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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동 씨어터 쿰에서 2021년 서울연극제 LP STORY의 이금구 박일석 작, 김 관 연출의 <허길동전>을 관람했다.

이금구는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박일석은 뮤지컬 <영감>을 집필했다.

김 관은 <뿔> <취미의 방> <홀스또메르> <메모리즈> <석과불식> <프랑켄슈타인> <죽음의 문턱까지> <공주> 그 외 다수 작을 연출한 장래가 발전적으로 기대되는 연출가다.

무대는 중앙에 사각의 평상 같은 대를 만들어 그 위에 의자를 놓고 용상으로 사용한다. 주변에 돌탑, 돌절구 같은 오래된 조형물이 놓여있고, 상수와 하수 쪽에 연주석이 있어 직접 국악연주를 한다. 광해군시절이 배경이라 붉은 내복에 용포를 걸치고, 이이첨은 검은 의상에 무인 같은 차림이고, 허 균은 백색 옷, 홍길동은 흰바탕에 무늬가 들어간 옷, 기생 매창은 백색에 검은 무늬가 들어간 옷, 연주와 출연을 겸한 산받이 1은 백색, 산받이 2는 흑색의상을 입고 등장하고 출연진이 노래를 합창하기도 한다.

허균은 선조와 광해군 때 활약했던 명문가 집안으로 태어나서 글쓰기가 능했으며 명석한 두뇌로 천재와 같아서 시대를 앞서갔다. 그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여러 계층의 사람과도 어울려서 신분이 천하더라도 재능이 있는 사람은 조정에서 높이 쓰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했다. 조선시대에 대표적인 한글소설인 홍길동전을 썼는데 여기에서 홍길동은 명문가문의 서자로 출세 길이 막히자 의적 활빈당을 조직하고 부패한 양반의 재산을 탈취하여 백성에게 나누어주고 결국에는 율도국을 세워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든다는 얘기이다. 

이는 광해군 1613년 칠서지옥사건과도 연관이 있는데 허균은 당대 명문가문 서자 7명이 신분차별 항의를 한 사건에 연류 되었으나 그의 절친인 이이첨의 도움으로 무사히 넘어가서 살아나기도 하였다. 이를 계기로 이이첨의 나팔수 역할을 했는데 영창대군의 어머니인 인목대비 폐위가 정당하다는 상소를 올리는 사건과 광해군 때 유구국과 오랑캐가 한성을 침입에 연류하여 반역죄로 무고하게 죽음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허균과 과거급제 동기인 이이첨은 선조가 영창대군을 세자로 책봉하려 하자 반대하다가 유배를 갔으나 선조가 바로 죽고 광해군이 승계되어서 이이첨은 고속승진을 하였다. 결국에 인목대비 폐위사건에 연루되어 인조 반정 때 죽었다. 이이첨은 칠서지옥사건에서는 허균의 목숨을 구하여 주지만 인목대비 폐모 론에서는 그의 뒤를 봐주지 못하고 죽게 만든 토사구팽에 한 전례가 되었다. 허균은 천재작가로 차별 없는 사회를 부르짖었던 시대를 앞서간 풍운아로 남아있게 되었다.

정성호가 광해, 윤상호가 허 균, 문창왕이 이이첨, 윤상현이 홍길동, 조연진이 매창, 선정화가 산받이 1, 손승희가 산받이 2로 출연한다. 출연진의 성격창출은 물론 호연과 열연 그리고 열창에 이르기까지 나무랄 데가 없는 탁월한 연기력으로 연극을 이끌어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조연출 김도율, 제작 프로듀서 조재현, 기획프로듀서 림지언, 음악감독 김승진, 안무 김성일, 미술감독 이종승, 음향디자인 김대영, 조명디자인 김민재, 영상디자인 윤호섭, 의상디자인 양재영, 사진작가 윤성광 등 스텝진의 기량과 열정이 드러나,  2021년 서울연극제 LP STORY의 이금구 박일석 작, 김 관 연출의 <허길동전>을 독특하고 탁월한 표현방법의 국악뮤지컬로 탄생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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