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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146] 서울시극단, 문삼화 연출 '정의의 사람들'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1-05-07 01:24:21
  • 수정 2023-02-15 07: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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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M 씨어터에서 서울시극단의 알베르 카뮈 원작, 김민정 재창작, 문삼화 연출의 <정의의 사람들>을 관람했다.

알베르 카뮈는 1913년 알제리 몽드비에서 출생하였다. 당시 알제리는 프랑스의 식민지 였다. 농업노동자였던 아버지가 1차 세계대전 중 전사하고, 청각장애인 어머니와 가난 속에서 자랐다. 

초등학교 시절 L. 제르맹이라는 훌륭한 스승을 만났다. 어렵게 대학에 진학해 고학으로 다니던 알제대학교 철학과에서 평생의 스승이 된 장 그르니에를 만나 큰 영향을 받게 되었다. 한때 공산당에 가입했던 그는 비판적인 르포와 논설로 정치적인 추방을 당하기도 했고, 프랑스 사상계와 문학계를 대표할 만한 말로, 지드, 사르트르, 샤르 등과 교류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몰입했다. 

1942년 이방인을 발표하면서 주목받는 작가로 떠올랐다. 195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후 최초의 본격 장편소설 '최초의 인간'집필 작업에 들어갔으나 1960년 자동차 사고로 생을 마쳤다

김민정은 한국예술 종합학교 연극원 예술전문사 극작 전공 졸업(M.F.A),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뮤지컬 ․ 오페라 아카데미 졸업. 2007 <해무> 2007 한국연극 베스트7 선정. 2014. <가족 왈츠> 서울연극인 대상 극작상 수상. 2014 <하나코> 창작산실 대본공모 우수작 당선. 2015 <고사> 제15회 2인극 페스티벌 희곡상 수상. 2016 <붉은 자화상> 창작산실 오페라 시범공모 지원 선정. 우수작 제작 지원 선정. <가족의 왈츠> <십년후,> <나, 여기 있어!> <길삼봉뎐> <너의 왼손> <이혈(異血)> <호스피스 : 죽음을 주사한 간호사> <일물> <신시야화> <아인슈타인의 별> <토지> 재창작.

문삼화 신임 서울시극단 예술감독은 2003년 연극 ‘사마귀’로 공식 데뷔하여 10년 넘게 연출가로 살아온 베테랑이며 공상집단 뚱딴지의 대표를 역임했다.

연출작품은 ‘잘자요 엄마’ ‘뽕짝’ ‘바람직한 청소년’ ‘뮤지컬 균’ ‘세자매’ ‘일곱집매’ ‘언니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너 때문에 산다’ ‘쿠킹 위드 엘비스’ ‘백중사 이야기’ ‘Getting Out’ ‘라이방’ ‘사마귀’를 연출했다.

2003평론가협회선정 올해의 베스트3, 2004밀양 여름공연예술축제 제3회 젊은 연출가전 최우수작품, 2005 서울연극제 연기상, 신인연기상, 2006 거창 국제공연 예술제 남자연기상, 2008 서울문화재단 젊은 예술가 지원사업(Nart)선정, 2008대한민국연극대상여자연기상, 2009대한민국연극대상희곡상, 2013 서울연극제 우수작품상, 여자연기상, 2013한국연극BEST7, 2013제1회 이 데일리 문화대상 연극부문최우수상, 2013대한민국연극대상여자연기상, 2014 제16회 김상열 연극상 2016 올해의 연출가상 등을 수상했다.

20세기 초 러시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5막극 《정의의 사람들》은 1905년 러시아 황제의 숙부인 세르게이 대공을 암살한 모스크바의 사회주의 테러리스트들에게서 모티브를 따온 것으로 정의와 인간애사이에서 고뇌하고 행동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다

원작에서는 막이 열리면 다섯 사람의 테러리스트가 한데 모여 모의를 한다 시인으로 행복과 아름다움을 애호하며 삶에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목적 하나로 살인을 감행하는 이반 칼리아예프, 그룹의 지도자이며 인정 많은 인물 보리스 아넨코프, 극단주의자 스테판 페도로프, 열정적이지만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는 젊은이 알렉시스 부아노프, 그리고 사랑과 정의의 감정에 넘치지만 연민의 정 또한 억제하지 못하며 칼리아예프를 사랑하는 도라 둘보프가 그들이다.

그들은 이제 면밀하게 세운 계획에 따라 세르게이 대공이 마차를 타고 지나갈 때 폭탄을 던져 그를 살해하려고 한다. 폭탄을 던지기로 한 칼리아예프는 정의감에 차 자신만만해 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대공의 어린 두 조카가 마차 안에 함께 타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그만 뒤로 물러나고 만다. 내세우는 대의명분이 아무리 혁명이라고 해도 어린아이를 살해하는 행위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을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거사가 지연되자 테러리스트들 사이에는 심각한 토론이 벌어지고 서로 간에 의견 차이가 노출된다. 내일의 러시아를 위해서라면 희생시키지 못할 것이란 아무것도 없다고 믿는 스테판, 그리고 인간주의를 앞세우는 칼리아예프와 도라는 격렬하게 논쟁하며 대립하지만 결국 리더 아넨코프의 결정에 따라 칼리아예프는 다음 기회를 얻게 되고 결국 성공한다. 그리고 그는 체포되어 사형 당한다.

무대는 배경에 나무 몇 그루가 보인다. 후반에는 수 많은 나무가 세워져 있다. 배경 앞에는 감방의 창살문이 세워져 있다. 감방문은 뒤편으로 돌아가 열도록 되어있다. 감방 안에 작은 벤치가 놓이고, 수감된 주인공 외에 관객에게만 보이는 나이가 들어 뵈는 인물이 주인공과 함께 있다. 그 인물은 주인공의 행동을 보고 금세 반응을 보이고, 교도관이 등장했을 때나 면회를 온 인물의 행동에 따라 돌발적인 행동을 펼치기도 하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연극은 도입에 배경에 전쟁으로 인한 폭발과 건물의 파괴가 영상으로 투사가 되고, 알베르 카뮈가 집필했던 시대적 배경을 우리나라로 옮겨 왔다는 설정이라, 시대적 차이가 100년이라는 간격이 있다. 프랑스 혁명 당시 대공을 암살한 인물을 중심으로 연극이 펼펴지지만, 우리나라로 옮겼기에 우리가 잘 아는 남북의 역사적 상황이 극적으로 소개가 된다. 인민을 위하고,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를 위한 혁명이 북에서 일어나고, 남은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이승만이나 박정희 시대에 독재에 항거하는 혁명적 구호와 시위가 벌어진다. 

당시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강우규 의사가 데라우찌 총독에게 폭탄을 투척한 것처럼 대공을 암살한 혐의로 수감된 주인공에게 취조관이 찾아오는 가하면, 프랑스 대공의 부인처럼 암살당한 대공의 아름다운 부인이 주인공을 찾아와 천주를 믿으라고  권하다가 주인공의 무반응에 발작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프랑스와 한국의 정치적 상황과 시대적 변화는 다르지만 공통점을 찾아 재창작한 흔적이 공연에 나타난다. 주인공이 처형되는 마지막 장면은 미묘한 여운을 남긴다.

김재건, 신현종, 강신구, 김신기, 주성환, 김지원, 최나라, 구도균, 김시유, 김남표, 김치우, 석서현, 김강태, 김기붕, 주은주, 최호윤, 김동영, 김단경, 김윤지 등 출연진의 성격창출은 물론 호연과 열연 그리고 공동 퍼포먼스는 관객을 극에 몰입시키고 갈채를 이끌어 낸다.

무대 소품 김혜지, 영상 비준호, 무대감독 장연희, 조명감독 김정태, 음악감독 류승현, 음향감독 남윤수, 의상 최 원, 분장 장경숙, 그 외 스텝진의 기량과 열정이 드러나 서울시 극단의 예술감독 알베르 카뮈 작 김민정 재창작 연출의 <정의이 사람들>을 관객의 기억에 길이 남을 성공적인 공연으로 만들어 냈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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