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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임의 흥부가-박록주제’
  • 민병훈 기자
  • 등록 2020-05-03 2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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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창판소리 국립극장 5월 공연


[민병훈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김철호) 완창판소리 ‘정순임의 흥부가’ 공연이 오는 5월 23일 하늘극장에서 열린다. 여든을 앞둔 관록의 정순임 명창은 2015년 9월 이후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에서 박록주제 ‘흥부가’를 5년 만에 다시 완창한다.


전라남도 목포에서 태어난 정순임 명창은 어린 시절 어머니이자 판소리 명창인 장월중선에게서 소리와 기악을 배우면서 판소리에 입문했다. 정 명창은 판소리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는 집안의 대를 이어 판소리 계승.발전에 헌신해 왔다. 


큰 외조부 장판개 명창을 시작으로, 외숙부 장영찬 명창과 어머니 장월중선 명창이 계보를 이은 정순임 명창의 가문은 2007년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전통예술 판소리 명가’(3대 이상 전통예술 보전․계승에 앞장서 온 가문) 1호로 지정됐다. 


서편제의 고향에서 소리를 배우기 시작한 정순임 명창은 20대 중반부터 경상북도 경주에 정착해 동편제 소리에도 일가견이 있다. 정 명창은 영호남을 넘나들며 동서 구분 없이 조화로운 소리 세계를 구축해 온 예인이기에 더욱 특별한 인물로 꼽힌다. 지역 내 판소리 전승에 힘써 온 그는 현재 한국판소리보존회 경상북도지부장, 한국전통예술진흥회 경주지회장을 맡고 있으며 경북대와 부산대, 동국대 등에서 후학을 양성해 왔다.


판소리 ‘흥부가’는 권선징악과 형제간 우애라는 교훈적인 주제를 담아 판소리 다섯 바탕 중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아 왔다. 흥부와 놀부라는 대조적인 인물을 통해 선이 악을 이기는 과정을 재치 있게 다룬 ‘흥부가’는 사설이 우화적이고 익살스러운 대목과 아니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에 소리뿐만 아니라 아니리, 발림 등 판소리의 3박자를 두루 갖춘 소리꾼만이 제대로 부를 수 있다고 전해진다. 박송희 명창으로부터 ‘흥부가’ 한 바탕을 사사한 정순임 명창은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34호 판소리 ‘흥부가’ 예능보유자이다. 여러 장단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면서 균형 잡힌 발성을 자랑하는 그는 ‘흥부가’의 귀한 소리를 제대로 들려줄 최고의 소리꾼으로 꼽힌다.


정순임 명창이 5월 완창판소리에서 부를 박록주제 ‘흥부가’는 송만갑-김정문-박록주-박송희로 이어졌다. 익살과 재치가 돋보이는 ‘흥부가’ 중에서도 섬세하게 다듬어진 간결한 사설, 기품 있고 점잖은 소리로 유명하다. 정순임 명창은 스승에게서 물려받은 소리를 이번 무대에서 유감없이 선보이고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정 명창은 “소리꾼으로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 장월중선 명창, 박송희 명창 등 나에게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들 덕분”이라면서, “5월의 한복판에서 그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을 담아 완창 무대를 준비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명창의 관록과 깊은 소리가 돋보일 이번 완창판소리 무대에는 제19회 전국고수대회 대통령상 수상자 이낙훈, 대전시 무형문화재 제17호 판소리고법 예능보유자 박근영이 고수로 함께한다. 또한 김세종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한국음악전공 교수가 해설.사회를 맡아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국립극장 완창판소리는 1984년 시작된 이래, 성창순·박송희·성우향·남해성·송순섭 등 당대 최고의 명창들이 올랐던 꿈의 무대이자, 판소리 한 바탕 전체를 감상하며 그 가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최초·최장수·최고의 완창 무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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