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준 기자] 철판을 자르고 붙이는 방식으로 한국화의 새로운 지평을 선보여온 조환 작가의 작품전 '그날, 여기'가 이달 14일부터 24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동산방화랑에서 열린다.
1980년대 중후반 수묵으로 실존적 인물을 선보이면서 한국화단의 주목을 받은 조환 작가는 2008년 금호미술관 초대전부터 붓 대신 용접기와 플라즈마 절단기 등 공장용 기계를 이용해 철판을 자르고 붙여 문인화 취향이 두드러지는 산수화와 사군자 등을 보여주고 있다.
조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아름답고 고마운 인물이 아닌 인간의 모습을 개에게 투사한 신작을 공개한다.
뒷다리를 들어 영역을 표시하고 먹이를 지키려는 듯 눈을 번뜩이며 경계를 놓치지 않는 철로 만들어진 개들은 인간의 사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동산방화랑은 "어떤 개들은 한국정치사의 주요장면을 암시하기도 하는 듯 하지만, 조환의 개는 반드시 정치적 메타포만은 아닐 수도 있다."면서, "자유분방하게 전개되는 표현 속에서 풍자의 뉘앙스가 짙게 풍기는 작품들은 또 다른 정감을 자아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