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준 기자] 후(Who)라는 이름의 만화 캐릭터를 등장시킨 작품으로 주목받는 일본계 영국 미술가 사이먼 후지와라(Simon Fujiwara)의 개인전 가 다음 달 21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갤러리현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만화 캐릭터 연작인 의 회화, 영상, 장소 특정적 설치 등 40여 점을 공개한다.

연작은 2021년 밀라노에 있는 프라다재단에서 열린 같은 제목의 개인전에서 처음 공개돼 호평을 받은 이후, 로테르담의 쿤스트인스티튜트멜리(Kunstinstituut Melly), 베를린의 에스더쉬퍼(Esther Schipper), 도쿄의 프라다 아오야마(Prada Aoyama) 등 유럽과 아시아의 주요 기관과 갤러리에서 소개됐다.

후지와라의 만화 캐릭터가 사는 후니버스(Whoniverse)는 콜라주에서부터 회화, 조각, 실물 크기의 설치 작업,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어린이를 위한 책을 비롯해 후티크(Whotique), 즉 '후 더 베어 부티크'라는 이름으로 제작되는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 상품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 연작에는 후(Who)라는 이름의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작가는 팬데믹으로 인한 첫 봉쇄 기간을 지내면서 '점점 더 부조리하고 이해할 수 없는 세계에 대한 다다적 반응'으로 이 연작을 시작했다.

'후'는 자신이 원하는 모든 정체성에 맞춰 형태를 바꾸고 이를 수행하는 독특한 능력을 지닌다. 작가는 이 캐릭터를 통해 이미지에 집착하는 동시대인에게 '진정한 자아는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20세기의 걸작들을 재구성, 재창조한다.

피카소와 마티스에서 바스키아와 데미안 허스트에 이르는 서양 미술사의 아이콘을 경유하는 사이먼 후지와라의 회화와 콜라주는 '후'가 만든 작품으로 이뤄진 뮤지엄인 '후지엄 오브 후(Whoseum of Who)'에 소장된다.

관객은 이 '후지엄'에서 20세기 미술사를 훑어볼 수 있으고, 여러 걸작에서 주제로 등장한 남성, 여성, 동물, 사물을 변형, 적응, 변신하고 전유하는 를 마주하게 된다.

끝없는 가능성으로 이뤄진 동화로 제시되는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그저 '존재'하길 바라는 끊임없는 욕망으로 인해 지속해서 변화하는 의 철학적 투쟁을 조명한다.

사이먼 후지와라는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건축학을 공부하고, 프랑크푸르트 슈테델슐레 예술대학 순수미술과를 졸업했다. 현재 베를린에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