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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보낸 고종의 ‘외교 선물’ 127년만에 현지서 첫 공개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3-02-10 20: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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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기자] 조선 고종이 러시아 황제 대관식을 축하하며 보낸 ‘흑칠나전이층농’, 장승업의 그림 등 외교 선물이 127년 만에 러시아 현지에서 처음 공개된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모스크바 크렘린박물관 내 무기고박물관에서 10일부터 ‘한국과 무기고, 마지막 황제 대관식 선물의 역사’를 주제로 한 특별 전시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유물은 명성황후가 시해된 이듬해인 1896년 2월 11일 러시아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겼던 고종 러시아 니콜라이 황제 2세 대관식을 맞아 보낸 선물 17점 가운데 5점이다.


‘흑칠나전이층농’ 한 점, 장승업의 ‘고사인물도’ 두 점, ‘백동향로’ 두 점 등으로 현제 크렘린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들이다.


고종이 전달한 선물들은 민영환을 수행해 대관식에 함께 참석했던 윤치호의 일기를 통해 그 목록의 일부가 언급된 바는 있었지만, 구체적인 실물이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공개되는 크렘린박물관 소장품은 19세기 수준 높은 조선 공예 및 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중요 유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중에서도 ‘흑칠나전이층농’은 고종의 특명을 받고 당대에 가장 뛰어난 나전 장인이 제작한 작품으로 추정된다. 특히 재단이 2020년부터 2년간 보존처리 비용을 직접 지원해 의미가 있다.


크기만 174cm가 넘는 ‘고사인물도’의 경우, 조선의 4대 화가로 꼽히는 장승업(1843~1897)의 작품으로 지금껏 학계에 보고된 바가 없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각각‘朝鮮(조선)’이라는 국호를 ‘吾園 張承業(오원 장승업)’ 서명 앞에 붙여, 이 작품이 ‘외교선물’을 전제로 창작됐음을 보여준다.


또 ‘백동향로’는 사각과 원형의 기형이 ‘하늘과 땅’을 상징하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을 의미하는 것으로 황제의 치세를 표상하는 대관식의 취지를 잘 표현했다고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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