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준 기자] 경북 예천에는 재산세를 납부하는 부자 나무가 있다.
천향리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지켜주는 동신목으로 높이는 10m, 둘레 4.2m로 소나무가 만들어내는 그늘의 면적이 1,071㎡에 이르는 거대한 소나무 석송령(石松靈)이다.
나무의 키에 비해 가지의 길이가 무려 세 배에 이르는 기이한 모양으로 신비스럽기까지 한 나무는 자기 소유의 토지가 있어 재산세를 내는 것이다.
석송령에는 사연이 있다. 600여 년 전 풍기 지방에 큰 홍수가 나 석간천을 떠내려오던 소나무를 건져 심어서 살려냈다.
그 뒤로 마을을 지키는 동신목으로 마을 사람들이 정성껏 가꾸었다. 1927년 아들이 없었던 마을 주민이 이 나무에게 자신의 토지를 상속 등기한 것이다. 그때부터 마을사람들이 이 토지를 공동으로 경작해 소작료로 장학금도 주고 소나무가 내야 할 재산세를 대신 내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석송령계를 만들어 긴 나뭇가지를 지탱하기 위해 돌기둥을 받치고 가꾸는 한편 해마다 나무를 위해 제를 지내고 있다./사진-이승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