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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감정선과 치열한 춤의 탐미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1-06-17 00:4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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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은정무용단 ‘매스?게임! MASS?GAME! Vol.2.5’ 공연

안무가 장은정

[이승준 기자] “그냥 춤꾼이 아니라 창작 속에 메시지가 담겨있는 바른 춤작가다”라고 평가되는 안무가 장은정. 


매 작품마다 뚜렷한 주제의식과 창조적인 몸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그녀의 레퍼토리 ‘매스?게임! MASS?GAME!’이 2019년 초연, 그리고 지난해 새로운 버전을 아우르는 2021 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무용) 선정작으로 ‘매스?게임! MASS?GAME! Vol.2.5’가 오는 7월 3일과 4일 양일간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장은정무용단의 ‘매스?게임’은 201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올해의 신작(무용) 선정, 2020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작품지원사업 선정, 2021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무용)로 선정되면서 안무가 장은정의 대표 레퍼토리로 인정받았다. 



‘2018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선정 작품으로 초연 당시, “시각적, 청각적으로는 물론, 춤으로 표현해내는 안무가의 메시지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또 “기교적 원칙이 지배하는 움직임만으로 창작 과정을 채워냈던 과거로부터 탈피해 순수한 몸과 환경을 되짚어 보고자 하는 변화점에 서 있는 작품이다.”, “열정적인 춤과 과감한 공간 활용을 바탕으로 삶에 대한 질문 혹은 삶의 방법에 대한 질문-추상적 사고를 통한 몸의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주제에 접근한다.” 등의 평을 받았다. 


특히 안무가 장은정만의 섬세한 연출능력으로 주제의식에서 키워드만을 발췌한 듯한 선명한 이야기 흐름은 작품의 이해도를 높이고 춤 형식과 움직임의 구조는 유쾌하고 역동적으로 표현된다. 



장은정의 작품 ‘매스?게임! Vol.2.5’는 집단주의 속에 침몰한 개개인의 정체성과 다양성을 위트 있고 다이내믹한 구성으로 복원시켜내는 진지하고도 즐거운 작품이다. 


우리 사회는 식민과 분단, 전쟁과 산업화, 독재와 민주화 등 격동의 세월을 거치면서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많은 성장을 이뤄졌지만, 그 성장 과정이 강제한 전투적(!)인 속성은 우리에게 '빨리빨리'의 모토와 함께 일체감과 획일적인 집단성을 요구했고, 이견이나 다름 또는 다양성은 방해이자 이단, 심지어 적으로 간주했다.


이런 거대한 사회학적 현상은 우리 개개인의 몸으로 흡수되고 각인돼, ‘표준화된 몸’ 또는 ‘기준 되는 몸’이라는 관념을 낳았고 '바른 몸', '올바른 몸'이라는 가이드를 남겼다. 또한, 일체화된 군무에 열광하고 통일성과 집단성이 지배하는 예술 논리는 그동안 많은 대안과 파열구를 만들어왔음에도 여전히 우리 공연예술계에 깊이 뿌리내린 미학적 틀이기도 했다. 특히 소위 ‘미달된 몸’과 이질적이고 소수자적인 몸은 폄하되고 훼손되기까지 했다.


이 공연은 규율에서 벗어나 자유의지를 가진 개개인의 회복을 거대담론 속 소소한 몸부림으로 외치고 있다. 지난해 선보였던 ‘매스?게임! Vol.2’는 새로운 공간개념의 도입과 무대 제반 요소들의 새로운 형식의 만남으로 집단(mass)에 대한 유희(game)를 통해 인간의 자유의지와 행동에 따른 다양성이 하나의 구조로 만들어지는 공존의 세계를 그려낸다.



특히 2019년 초연된 ‘매스?게임!’은 외부의 통제와 지배에 대응하는 인간의 모습을 거시적 관점으로 바라본 MACRO version이었다면, 작품 기획 초기 단계부터 구상해 뒀던 2020년 ‘매스?게임! Vol.2’는 문제의 본질을 내 안에서부터 바라보고자 하는 미시적 관점의 MICRO version이다. 거대한 시스템에 대항하던 인간, 혹은 이념, 기술 등을 눈에 보이지 않는 더 큰 거대함으로 규정해 나의 모습을 반영한 ‘작은 사람’의 오브제를 작품의 주요 이미지로 차용한다.


몸의 형태를 가늠할 수 없는 과도한 부피의 의상 또한 거짓을 일상화하는 삶의 단면을 표현하는 주요 이미지이다. 또한 시스템에 순응해야만 하는 획일화된 시간 속에서, 왜곡되게 흐르는 나의 시간을 표현하는 오브제로서 이동하는 시계가 사용된다. 헛된 욕망은 우리를 옭아매고 우스꽝스럽고 기괴한 형태로 몸을 지배하며 공간 전체를 떠다니고 있다.


이렇듯 2021년 ‘매스?게임! Vol.2.5’ 본인의 예술적 행보를 냉정하게 통찰하고 평가하면서 고해하는 안무가 장은정은 이번 작품을 통해 관객과의 소통에 한발 다가서는 안무가 장은정만의 새로운 현대춤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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