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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151] 제42회 서울연극제 극단 이루, 손기호 작/연출 '나는 지금의 나를 기억한다'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1-05-17 21:00:40
  • 수정 2023-02-15 07:4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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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제42회 서울연극제 극단 이루의 손기호 작 연출의 <나는 지금 나를 기억한다>를 관람했다.

손기호는 경주 출생. 안동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영화연출을 배웠다. '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 '다시 서는 남자 이야기', '부부 쿨하게 살기',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 '감포 사는 분이, 덕이, 열수', '복사꽃 지면 송화 날리고', '우리 동네 굿 뉴스', '사랑을 묻다', '사랑해 엄마', '엄마가 낳은 숙이 세 자매', '누굽니까?', '나는 지금 나를 기억 한다' 등의 작품을 창작.연출했고, '넙쭉이'(리홀 작), '지금도 가슴 설렌다'(이혜빈 작) 등의 작품을 연출하였다. 

거창국제연극제 희곡상, 전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대본공모 당선, 서울연극제 대상·희곡상·인기작품상(2회), 차범석 희곡상, 서울연극제 자유참가작 작품상, 노작 홍사용 연극제 희곡상 등을 수상했다.

무대는 팬터마임을 하기 위한 삼각의 무대에 입체로 된 사각의 조형물을 중앙에 배치하고, 연극이 시작되면 극장의 입구다. 배경에 남녀 배우들의 전신상이 여러 개 걸려있고, 상수 쪽에 티켓 받는 스탠드가 있고 하수 쪽에 스텝만 들어 갈 수 있는 문이 있고, 남녀 화장실 표지판과 입구가 있다. 상수 쪽은 극장 입구로 설정된다. 객석 가까운 곳에 벤치가 있어 출연자가 앉아서 대화를 나눈다.

작가가 등장해 해설을 하고, 연출가와 여배우가 등장한다. 연출가와 여배우는 차기 작품 출연문제로 서로 의견을 나누는데, 여배우의 신상에 관한 상세한 사항은 질문을 해도 대답을 않는다. 여배우의 가족에게서 전화가 오고, 후배 연출가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여배우는 낮은 목소리로 자신만 알아듣도록 전화를 계속한다. 관람객 중 연출가의 대학 제자인 여성 2인이 등장하고, 검은 의상을 입은 정체모를 여인도 관람객으로 등장한다. 

그런데 여제자의 휴대전화를 화장실에 두고 나오자, 공교롭게도 검은 의상의 여인이 곧바로 화장실을 다녀나온다. 여제자와 검은 의상여인은 휴대전화의 행방을 두고 다투기 시작한다. 극장 경비원이 등장하고, 나중에는 경찰까지 등장한다. 그러나 가방개방을 실어하는 검은 의상의 여인에게 가방을 열라고 해도 절대 못 열겠노라고 한다. 팬터마임 공연이 시작되고, 흑색의상에 얼굴에 흰 칠을 한 배우가 무언극을 공연한다. 

그러나 관람자들에게 공연에 집중을 바라기는 무리다. 공연이 끝난 후 검은 의상 여인이 로비에 나와 자신의 가방을 스스로 열어 보이고, 외투까지 벗어 털어보인다. 휴대전화는 없다. 도대체 휴대전화는 어디로 간 것일까? 모두 퇴장을 하자 연출가와 여배우만 남아 연출가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크데 튼다. 거기에는 여배우가 가족과의 대화한 것, 후배 연출가와 대화한 것이 세밀하게 녹음되어 재생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여배우는 충격을 받는다. 자신이 연출가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가 모두 녹음이 되어 재생되고 있으니..... 여배우는 연출가에게서 받은 <나는 지금 나를 기억한다>라는 대본을 풀어 허공에 뿌려버린다. 연출가가 퇴장을 하고 여배우도 총총히 갈길로 가버린다. 작가가 마지막에 다가와 관객에게 해설을 하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박지아가 검은 의상 여인, 구자승이 마임이스트, 조주현이 연출가, 나종민이 경비원, 장하란이 여배우, 하지웅이 후배 연출가, 강동수가 작가, 김태우가 경찰, 이나경이 여제자, 채승혜가 공연안내원, 김남희가 핸드폰녀, 이금주가 경찰, 편강윤이 공연안내원으로 출연한다. 출연진의 호연과 성격설정이 작중인물에 적합해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무대 김태훈, 조명 김광섭, 마임지도 고재경, 음악 홍예진, 의상 조은영, 그래픽 사진 김 솔, 프로듀서 임영주, 진행 이유근, 그림 박수지, 음향 박성석, 무대감독 김태우, 조연출 채승혜 편강윤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이 드러나, 제42회 서울연극제 극단 이루의 손기호 작 연출의 <나는 지금 나를 기억한다.>를 관객의 기억에 아로새겨질 공연으로 창출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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