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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150] 제42회 서울연극제 극단 사개탐사, 박혜선 번안/각색/연출 '이단자들'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1-05-16 13:35:42
  • 수정 2023-02-15 07: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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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제42회 서울연극제 극단 사개탐사의 리차드 빈 작, 박혜선 번안 각색 연출의 <이단자들>을 관람했다.

리차드 빈(Richard Bean 1956~)은, 영국작가다. 루부르 대학교에서 사회심리학을 전공했다. 1989년~1994년까지 코메디안으로 활약했다.

1995년 리차드 빈이 집필한 바보들의 낙원(Paradise of Fools)이라는 스테픈 맥네프의 오페라(Stephen McNeff's opera)가 유니콘 시어터(Unicorn Theatre)에서 공연되고, 1996년에는 장막극 쥐새끼들과 남자들(Rats and Men)이 캐널 카페 시어터에서 공연된 후 에딘버러 페스티벌에 참가하고, BBC Radio에 들어가 소니 어워드(Sony Award) 수상후보로 지명된다.

향후 <한 사람과 두 주인(One Man, Two Guvnors 2011)> <이단자(The Heretic 2011)><체구가 큰 노동자(The Big Fellah 2010)> <게임 집(House of Games 2010)> <영국인은 아주 좋아(England People Very Nice 2009)> <지붕위에 오르기(Up on Roof 2006)> <우울증 환자(The Hypochondriac 2005)), <밀월의상(Honeymoon Suite 2004)> <고래 등 밑에서(Under the Whaleback 2003)> <스맥 패밀리 라빈슨(Smack Family Robinson 2003)><갓 바더러스The God Botherers 2003)> <유심론자들(The Mentalists 2002)> <미스터 잉글랜드(Mr England 2000)><토스트(Toast 1999)> 등을 집필했다.

한 사람과 두 주인(One Man, Two Guvnors)과 이단자(The Heretic)로 이브닝 스탠다드 어워즈(Evening Standard Awards 2011)의 베스트 뉴 플레이(Best New Play)로 선정되어 두 작품이 공동수상되고, <지붕 기어오르기(Up on Roof)>로 TMA Awards 2006, : Best New Play <수확(Harvest)>으로 비평가그룹 상(Critics' Circle Theatre Awards 2005), 로렌스 올리비에 상 (Olivier Awards 2005), <고래 등 아래에서(Under the Whaleback)로 조지 디바인 상(George Devine Award 2002), 밀월의상(Honeymoon Suite)으로 피어슨 어워드(Pearson Award 2002)상을 수상했다.</p>

연출가 박혜선(1971~)은 캐나다 University of Waterloo 연극과 출신으로 극단 사개탐사 대표다. ‘우쿠리 낫녀노소’ ‘신의 아그네스’ ‘리얼 게임’ ‘억울한 여자’ ‘침향’ ‘라롱드’ ‘남편을 빌려드립니다’ ‘주머니 속의 돌’ ‘프라우다’ ‘완전한 오해’ ‘트릿’ ‘아내들의 외출’ ‘베리 베리 임포턴트 퍼슨’ ‘에릭사티’ ‘그 집 여자’ ‘이단자들’ ‘웰즈로즈 12번지’ ‘삼국유사 만발-만파식적 도난사건의 전말’ ‘피카소 훔치기’ 외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번역 작품으로는 ‘헤어스프레이’ ‘댄싱 섀도우’ ‘클로저 댄 에버’ ‘프라브다’ ‘피카소 훔치기’ 외 다수 작품을 번역했다. 제45회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 ‘트릿’&‘억울한 여자’, 월간 ‘한국연극’ 선정 ‘2008 공연 베스트 7’-‘억울한 여자’, 2013 히서 연극상 등을 수상한 발전적인 장래가 기대되는 연출가다.

이단자(The Heretic)는 지구환경문제를 다룬 연극이다. 독특한 점은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 다른 각도에서 환경문제에 접근을 했다. 

현재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의 상승으로 해발높이가 얼마 아니 되는 섬이나 저지대의 육지가 물에 잠기게 될 것이고, 자동차의 증가로 일산화탄소가 급증해 각종 공해와 질병이 만연하고, 음식도 유기농 식품이 아니면 입에 대서는 아니 된다는 각종 여론과 미디어 매체의 선전이라든가, 마치 곧 지구의 종말이 닥칠 것 처럼 떠들어 대는 일부종교단체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실제로는 지구 온난화 현상은 주기적으로 다가오는 현상이고, 북극의 빙산이나 에베레스트의 빙하가 많이 녹는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고, 한 냉 대가 도래하면 자연스럽게 정상을 회복하리라는 기후관련 과학자이자 여주인공인 요크과학기술대학 교수의 주장을 두고, 학교와 여교수의 갈등, 지구 온난화와 공해문제로 각종장비와 유기농 식품 판매로 거부가 된 기업체가 여교수의 온난화관련 논문발표를 적극 방해하면서, 학과장과 여교수와의 수십 년 간 이어온 연정 같은 인연, 학교직원의 돌출행위, 그리고 자녀와 제자의 사랑이 절묘하게 작품에 그려지고, 작품을 다룬 연출가의 비범한 연출력과 함께 한여름의 무더위를 잊도록 만든 공연이다.

무대는 1부가 교수의 연구실 겸 숙소이다. 하수 쪽에 출입문이 있고, 상수 쪽에 내실로 들어가는 문이 있다. 책장과 장식장이 벽에 부착되어 있고, 왼쪽에는 탁자와 의자 그리고 중앙에 칠판이 있다. 하수쪽 벽에 그림과 사진을 붙여놓은 보드가 있다. 화려하지 않은 벽의 채색이 오래된 건물임을 드러낸다.

2부에는 별장인 듯 보이는 주택의 거실이다. 창밖으로 뒤뜰이 보이고, 정면 오른쪽에 출입문이 있다. 정면의 창 좌우로 책장과 낮은 장식장이 있고, 하수 쪽으로 들어가는 방문이 있다. 중앙에 소파와 탁자가 있고, 컴퓨터 노트북이 놓여있다.

연극은 도입에 여교수와 그녀를 찾아온 딸의 기후관련 대화에서 시작된다. 새로 입학한 남학생이 기타를 메고 교수실을 찾아오고, 딸과 남학생의 마주보는 눈길이 심상치가 않다. 곧이어 학과장이 등장하고, 여교수의 온난화가 지구의 주기적인 현상일 뿐 심각한 일이 아니라는 논문발표를 중지하라고 한다. 장면이 바뀌면 여교수가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연구내용을 대담형식으로 발표한다. 대학에서 이 사실을 알고 여교수에게 징계처분을 내린다. 여교수는 울음을 터뜨린다.

2부는 크리스마스가 가까운 겨울이다. 여교수의 별장이다. 도입에 몰래 학교직원이 등장해 인기척이 들리자 옆방으로 들어간다. 별장에 묵고 있는 여교수와 딸의 일상이 펼쳐진다. 딸은 거식증과 신경과민, 그리고 폭발적인 감정변화를 보이는 문제처녀다. 딸에게 이끌려 모녀는 잠시 밖으로 나간다.  모녀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학과장이 찾아온다. 학과장도 여교수의 연구에 동조를 한 것으로 퇴직을 당하고, 이혼까지 한 것이 알려진다. 

두 사람이 젊은 시절 연인관계였음이 밝혀진다. 젊은 남학생이 찾아오고, 딸과 남학생의 사이가 급진전된다. 딸과 남학생은 함께 다른 장소로 옮겨가려 한다. 어머니지만 딸의 격한 감정변화를 다스리지 못 한다. 그러다가 어머니로서 딸에게 자중하라는 당연한 말을 하는데도, 딸의 감정은 폭발하듯 격렬해지고, 심장마비로 호흡중단상태에 이른다. 옆방에 에 숨어있던 교직원이 들어와 인공호흡을 시키지만 별 효과를 보이지 않으니, 응급차를 부른다. 과연 딸은 절명한 것일까?

3부는 딸의 혼례식 날이다. 젊은 남학생이 물론 신랑이다. 여교수와 학과장도 부부처럼 가깝고 다정하게 보인다. 그 때 학교에서 여교수의 복직연락이 온다. 여교수가 눈물을 펑펑 쏟는 장면에서 연극은 마무리가 된다.

김난희가 합리적인 과학자이자 여교수로 출연해 호연을 보인다. 모처럼 적역을 맡아 그녀의 기량을 잘 드러내 갈채를 받는다. 정나진이 학과장으로 출연해 품격 높고 자상스러운 학과장으로서의 역할을 100% 연기해 낸다.

윤경화가 딸로 출연해 현재 우리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는 폭발성 감성변화의 젊은이 역을 제대로 표현해 내고, 김세중이 남학생으로 출연해 훤칠하고 잘생긴 모습과 호연으로 여성관객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안수호가 학교직원으로 출연해 발군의 기량으로 관객을 폭소로 이끈다. 이선주가 안경 쓴 방송인과 방문객으로 출연해 색다른 성격창출과 독보적인 연기로 갈채를 받는다. 

무대 박상봉, 조명 김성구, 음악 김철환, 의상 김우성, 사진 이강물, 그 외의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사개탐사의  리차드 빈 (Richard Bean)작, 박혜선 번안 각색 연출의 ‘이단자들(The Heretic)’을 현재의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를 예측한 한편의 걸작환경연극으로 탄생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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