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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84] 박정기의 공연산책 제20회 월드 2인극페스티벌 극단 바람풀, 박정석 연출 '로베르토 쥬코'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0-12-05 19: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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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대학교 열린홀 소강당에서 제20회 월드 2인극페스티벌 기획초청작 극단 바람풀의 베르나르 마리 콜테스(Bernard-Marie Koltes) 작, 유효숙 역, 박정석 연출의 '로베르토 쥬코(Roberto Zucco)'를 관람했다.


베르나르-마리 콜테스(1948~1989)는 프랑스 작가로 '서쪽 부두'(1985) '목화밭에서의 고독'(1986) '사막으로의 회귀'(1988) '흑인과 개들의 격투'(1989) 등의 작품이 우리나라에서 대부분 공연이 됐고, '살렝제'(1995) '외로움'(1998) '유산'(1998), '미친 소송'(1999) 등 10여개 번역 작품과 연구서가 불문학자 임혜숙, 유효숙, 안치운 교수 등에 의해 출판됐다. 2016년에는 명동예술극장에서 국립극단에 의해 공연된 바 있다. 


연극 '로베르토 쥬코(Roberto Zucco)'는 베르나르-마리 콜테스(Bernard-Marie Koltes)의 유작(遺作)이다. 작가는 지병(持病)으로 40대 초반에 작고했다. 


유효숙 교수는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과룰 졸업하고 파리 3대학교에서 연극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01년부터 우석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고통', '로베르토 쥬코', '서쪽 부두' 등이 있고 '누보로망 연구', '우리 시대의 프랑스 연극', '한국연극과 기호학' 등의 공저가 있다. 기타 논문으로는 '베케트 극에서의 발화행위와 서술', '위니의 극중 이야기- 행복한 나날들을 중심으로', '독백의 극적 효과',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극 텍스트에 나타나는 voix의 기능', '감각적 구조의 추구-클로드 시몽의 문학 세계' 등이 있다.


연출가 박정석은 혜화동 1번지 4기 동인으로 극단 바람풀의 대표이자 상임 연출이다. 연출로는 제1회 2인극 festival 참가작 박상륭 원작 '남도', 제2회 2인극 festival 참가작 이외수 원작 '들개', 혜화동1번지 4기동인페스티벌 '대학로컴플렉스' - '산양섬의 범죄', 혜화동1번지 4기동인 페스티벌 '미스터, 리가 수상하다'-'아버지를 죽여라', 21세기 변주곡-드라마리딩페스티발 '남도' '추사 김정희' '성인오락실#여자이야기' '저승' '에코' '그 아이 유관순' '다홍치마' '로베르토 쥬코' '아니사 말리'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신다.' '낙타의 꿈' '성인오락실 여자이야기' '염쟁이 유씨' '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 '타클라마칸' '최후만찬'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각색 연출로는 춘천 국제 연극제 참가작 넌버벌 퍼포먼스, 제 4회 2인극 festival 참가작 '욕조' '크리스마스 캐롤' '로베르토 쥬코', 아닐 부 단막 festival 참가작 '색의 사랑' '아시나마리'  등이 있다.



무대는 텅 빈 무대에 상자곽을 쌓아 만든 정사각형의 입체 조형물 세 개를 나란히 놓거나 쌓아올리거나, 분리시켜 놓고 장면전환에 따라 이동배치한다. 상수쪽 벽에는 화장대가 있어 출연진이 1인 다 역을 하며 분장을 하는 장소로 이용된다. 배경 벽에는 영상으로 문자를 투사해 연극 진행에 따를 장면변화를 1, 2, 3, 4….15까지 수자로 표시하고 축약된 내용도 소개한다. 조명의 색상 변화로 충격적인 장면에 적절하게 사용된다.


연극은 원작과는 달리 2인극으로 연출되기에 2인의 출연자가 1인 다 역을 하며 전개된다.


연극은 도입에 아버지를 살해하고 감옥에 들어간 로베르토 쥬코가 탈옥을 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쥬코는 먼저 집으로 가서 어머니를 만난다. 어머니는 쥬코를 꺼려하고 두려워한다. 


작업복을 가지러 왔다며, 어머니와 실랑이를 벌이다가 쥬코는 어머니마저 살해한다. 


장면이 바뀌면 아름다운 소녀가 등장한다. 소녀는 쥬코를 좋아하는 눈치다. 그러나 쥬코는 그런 소녀를 가까이 하지 않는다. 소녀는 차츰 바짝 다가든다. 그리고…


장면전환이 되면, 성매매업소의 정경이 펼쳐지고, 형사와 포주가 등장해 업소관련 이야기를 한다. 형사가 퇴장하면, 쥬코가 커튼을 들치고 모습을 드러낸다. 쥬코는 형사가 간 방향으로 따라 나간다. 잠시 후 비명소리와 함께 성매매를 하는 여인이 들어와 쥬코가 형사를 살해한 후 권총을 빼앗아갔다고 전한다.



한편 쥬코는 차가 끊긴 시간 한 지하철역에 모습을 드러낸다. 거기서 늙은 신사를 만나 첫 열차가 다닐 때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동생은 오빠와 함께 경찰서로 들어간다. 동생은 벽에 붙여놓은 쥬코의 몽타쥬를 단번에 알아본다. 그리고 형사에게 쥬코의 관해 이야기한다. 


쥬코는 우아한 모습의 부인이 앉아있는 공원의자에 가서 부인과 얘기를 하다가 차 열쇠를 달라며 실랑이를 벌인다. 그러다 부인을 총으로 위협을 하고 그 부인의 아들을 총 쏘아 살해한다. 그리고 계속 쥬코를 따라오는 부인에게 자신이 태어난 베니스로 간다며 종적을 감춘다. 


장면이 바뀌면 동생을 데리고 오빠가 등장해, 동생이 순결을 잃었다며, 성매매업소에 동생을 파는 광경이 전개 된다.


동생이 성매매업소에 팔려간 것을 안 언니는 분노와 비탄으로 세상을 저주한다.


한편 관록파 형사는, 살해범은 반드시 범행 장소로 되돌아온다며, 자매 중 여동생을 데리고, 범행 장소에서 기다린다.



형사의 말대로 쥬코가 범행 장소에 등장한다. 자매 중 동생이 알아보고 쥬코에게 달려가 껴안는다. 잠복했던 형사가 알아차리고 그를 체포한다. 


대단원에서 쥬코는 다시 감옥 생활을 하게 되지만, 그는 감옥에서 다시 한 번 탈출을 시도하고, 화염으로 인해 벽 위에서 떨어져 죽는다.


총 15개의 장면으로 구성된 연극은 등장인물의 긴 독백에서 작중인물의 대사라기보다는 작가를 대변하는 느낌이고, 시종일관 암울한 분위기의 연속으로 공연이 계속되었기에 종반부에 태양을 그리워하는 주인공의 대사는 관객과의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한다. 


이창수가 로베르토 쥬코 외 다 역, 변혜림이 쥬코 외 다 역으로 출연한다. 2인의 혼신의 열정을 다한 연기는 관객을 극에 몰입시킴은 물론 2인극의 수준을 격상시킨 느낌이다.


번역 유효숙, 조연출 김효준, 조명 김종석, 오퍼레이터 차류준, 진행 한예나, 의상 박근여, 협조 박 혁, 권남희, 류지애, 김영표, 백지연, 양승한 등 스텢진의 열정이 합하여 제20회 월드 2인극페스티벌 기획초청작 극단 바람풀의 베르나르 마리 콜테스(Bernard-Marie Koltes) 작, 유효숙 역, 박정석 연출의 '로베르토 쥬코(Roberto Zucco)'를 세계시장에 내 놓아도 격찬을 받을 만한 최고 수준의 2인극으로 탄생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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