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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방술의 ‘오페라이야기’1] 한국오페라의 토착화
  • 김방술 교수/현) 울산대학교 음악학부 교수, 본지 자문위원
  • 등록 2019-05-22 13:5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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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오페라가 한국에 들어와 지금까지도 특정팬들을 제외하고 곽광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언어 때문이다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늘 원어로 공연되어 관객으로 하여금 괴리감마저 들게 하는 것이 오페라이다.


서양오페라가 한국에 들어와 지금까지도 특정팬들을 제외하고 곽광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언어 때문이다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늘 원어로 공연되어 관객으로 하여금 괴리감마저 들게 하는 것이 오페라이다. 


최근 여러 곳에 오페라 강의를 하러다니는데 많은 분들이 감동 받았다고 하고 재미있어 하는 게 눈에 보인다. 왜냐하면 오페라에 대해 설명해주고 자막까지 있어 오페라를 이해하는데 아무런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뮤지컬은 처음부터 메니지먼트와 한국말 로 번역되어 많을 팬을 확보한 상태이다. 클래식은 왜 그렇게 하지 못할까? 


클래식이 어떻게 하면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지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대본을 예를들어보자. 어느 회사의 사장이 미혼의 비서를 마음에 두고 늘 추근거린다. 남자친구가 있는 그 여비서는 남자친구와 그 사장님의 사모와 짜고 그 바람기를 잡을 계획을 세워 그 사장님의 바람기를 잡도록 유도하고 그 사모도 현장에서 발각된 사장의 바람기를 넓은 사랑으로 감싸주고 용서한다. 


이 이야기는 볼프강 아마데우스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현대판으로 바꾸어 각색한 ‘썸타는 박사장 길들이기’의 내용이다. 


또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면 어떤 바람둥이가 이 여자 저 여자를 건드리고 다니다가 한 여자의 아버지에게 들켜 결투를 하던 중 그 아버지를 살해하게 된다. 또 이 피해여성은 다른 피해여성과 결혼을 앞 둔 또 다른 피해여성까지 모두 힘을 합쳐 그 바람기를 잡는다는 이야기는 여러분들이 들어보았을 만한 오페라 ‘돈 조반니’의 이야기이다. 


따지고 보면 그리 어렵지 않은 우리의 일상을 다룬 것이 오페라인데 우리는 언어라는 장벽으로 어렵다는 오명을 벗을 길이 없다. 2018년 우리는 한국오페라 70주년을 맞이하였다. 초창기에 우리는 많은 오페라를 한국말로 공연하였는데 요즈음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이 있다. 그 이유는 오페라의 언어가 가진 특별한 뉘앙스 떄문이고 가수들의 역량이 충분히 원어로 구사하고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관객은 여전히 소외되고 무시당하는 느낌을 벗어날 수가 없을 것이라고 필자는 말하고 싶다. 정말 클래식 오페라의 정수를 보여주는 오페라도 공연되어야하겠지만 동시에 관객에게 더욱 다가가는,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오페라가 자주 공연되어야 진정한 오페라의 토착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약력


김방술/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및 대학원 졸업, 맨하탄음대 대학원 및 줄리어드오페라센터 졸업, 오라토리오 ‘메시야’ ‘천지창조’,브람스, 모차르트, 포레 ‘레퀴엠’, ‘엘리야’ ‘사도바울1,2’, 오페라 ‘라보엠’ ‘춘희’ ‘나비부인’ ‘사랑의묘약’ 등 다수출연, 웨스트체스터대학 교환교수역임. 현) 울산대학교 음악학부 교수,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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