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성훈 기자] # 소원을 들어준다는 '누에다리'
누에는 예로부터 신성시되어 천충, 즉 '하늘이 내린 곤충'으로 불렀다.
알에서 깬 누에는 뽕 만을 먹고 4번의 허물을 벗으면서 25여 일을 자라면 1,200m-1,500m의 실을 통해 고치를 짓고 번데기가 된다. 이 고치에서 켜 낸 명주실로 짜낸 비단이 인류 최고의 옷감이 되는 것이다.
이 번데기는 나방이 되어 진한 사랑의 짝짓기로 400-500여 개의 알을 낳는다. 누에 번데기 및 나방과 함께누에의 유일한 먹이인 뽕나무의 뿌리, 줄기 잎과 오디도 당뇨병, 간질환, 치매 등 성인병 질환의 효능이 현대적 연구로도 입증되고 있다. 이렇듯 인간에게 의류와 건강의 상징이 된 누에는 서울 서초구와 깊은 인연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누에를 친 것은 기원전 3,000년경 부터다. 조선시대 초 백성들이 양잠업을 보고 배우도록 국립양잠소인 잠실도회를 지금의 잠원동 지역에 설치했다. 20세기 초까지 이 지역에는 누에를 치고 뽕나무 묘목과 잠종을 생산 보급하고 잠업을 가르치는 강습소가 있었다.
누에의 신성한 기운을 받아 서초구민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고 염원하는 마음으로 상서로운 기운이 서린 이곳에 누에다리를 놓았다. 그리고 두 마리의 누에가 사랑을 나누는 조각 예술품 '잠몽'을 설치해 여기를 오가는 모든 사람들이소원을 빌고멋진 추억을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누구라도 누에 입술에 손을 대고 간절히 자기의 소원을 빌어보라 아이를 원하는 부부는 아들과 딸을 얻고, 연인은 사랑이 이뤄지며, 병약한 사람을 건강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또한 부자나 우등생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그 방법을 알게 되어 세상을 풍요롭게 하고이름을 만방에 떨치는 등 바라는 것들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한다.
# 서초구 향나무
약 860여 년 된 이 나무는 높이 15.5m로 서울시내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향나무로 서울시 지정 보호수이다./사진-우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