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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구석 구석 280] 서정주의 시집 '질마재 신화'에 수록된 산문시 '신부' 시비
  • 우성훈 기자
  • 등록 2024-02-24 22:42:29
  • 수정 2024-04-10 23: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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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훈 기자] 신부는 1975년에 출간된 서정주의 시집 '질마재 신화'에 수록된 산문시이다.


신혼 첫날밤 신랑의 오해로 인해 소박을 맞은 신부가 40~50년간 첫날밤 그대로 귀밑머리만 풀리운 채 앉아 있다가 신랑의 손길이 닿자 비로소 재가 됨으로써 여인으로서의 삶이 완성된다는 평이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정주의 시가 원숙기에 접어들 무렵에 씌어진 시로, 형식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한국 여인의 보편적이고 질박한 삶을 신화적 세계관으로 담아냈다. 서사적이고 평이한 이야기체의 어조 속에 낭만적이고 토속적인 분위기가 담담하게 녹아 있는 작품으로, 초록과 다홍의 선명한 색채 대비를 통해 여인의 정절과 일부 종사의 신념이 잘 드러나 있다.


특히 오랜 기다림 끝에 신부가 초록재와 다홍재로 변함으로써 유교의 현실적인 열녀의 이미지를 극복하고 시공을 초월해 신화의 세계로까지 나아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질마재는 전라북도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에서 오산리로 넘어가는 고개로, 소요산 자락에 있는 질마재는 미당 서정주 시인이 유년기에 고향 사람들과 겪었던 풍속을 산문 양식으로 담은 여섯 번째 시집 '질마재 신화'의 주요 무대이다. 


질마재는 전라북도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에서 오산리로 넘어가는 고개로, 사진은 서정주의 생가/사진출처-고창군 시인은 전통적인 ‘이야기꾼’으로 변모해 촌락 사회의 일상에서 우리 고유의 전통을 발굴하고, 질펀한 토속어로 흥미진진한 일상의 삶을 신화적 단계로 끌어올리는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질마는 짐을 실으려고 소나 말의 등에 안장처럼 얹는 기구로, ‘길마’의 사투리다. 결국 질마재는 서정주 시인의 고향 진마마을 뒤에 있는 고개로 안장을 닮은 고개로, 진마마을은 질마재를 한자로 고쳐 붙인 마을 이름이다.


4호선 사당역 주변에 있는 서정주 시인의 '신부' 시비/사진-우성훈 기자진마마을에는 서정주 생가와 미당시문학관이 있다. 2009년 6월 고창군에서 조성한 ‘고인돌과 질마재 따라 100리 길’이 문화관광부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 생태 탐방로’로 선정됐다./사진-우성훈 기자,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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