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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구석 구석 255] 동대문운동장 아래에 있었던 '이간수문'
  • 박광준 기자
  • 등록 2024-02-17 07:36:51
  • 수정 2024-04-10 22: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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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준 기자] 이간수문은 한양도성 동대문 아래에 위치했던 오간수문 바로 남쪽에 있던 수문으로, 남산에서 흘러내린 물길은 이간수문을 통해 도성 밖 청계천 본류와 합류했다. 2개의 홍예문으로 만들어져서 이간수문이라고 불렸다.




2008년 동대문운동장을 철거하고 ‘동대문 디자인플라자&파크’를 세우는 공사 중에 동대문운동장 아래 묻혀있던 이간수문이 발견됐다. 이간수문은 한양도성 성곽이 처음 축조된 1396년(태조 5년)에 함께 건설됐다. 이간수문은 한양도성 내 지대가 가장 낮았던 동대문과 광희문 사이에서 서울 남산에서 흘러나오는 물길을 조절하던 수문이다. 


발견 당시 이간수문은 윗면을 제외한 나머지가 양호한 상태였다. 석축 기초만 발견된 오간수문에 비교해 문화재 가치가 높아 현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야외에 전시되고 있다. 이간수문의 전체길이는 7.4m, 수문의 너비는 각각 3.3m, 수문의 석축 높이는 4m 정도로, 이간수문의 안쪽에는 급하게 흘러내리는 물결에 기둥과 벽면이 저항을 덜 받게 하는 날개 모양과 뱃머리 모양의 석축시설이 있고, 나무 울타리 흔적과 함께 수문으로 들어오는 적을 방어하기 위해 꽂아두었던 목재도 하부에서 발견됐다.




조선시대 때 한양도성 내부로 흘러내리는 청계천과 남소문동천은 생활수로 사용됐다. 도성 내 백성들은 이곳의 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빨래도 하고, 오물을 버리기도 했다. 일상생활을 하는 데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물길이었지만 여름이 다가와 폭우가 내리면 청계천 바닥이 얕아 한양 거리가 온통 물바다가 되고, 사람들이 떠내려가기도 했다. 


조선왕실에서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태종 때부터 개천 바닥 모래를 퍼내는 준설공사를 했다. 조선 영조 대에 이르러서도 대대적인 준설을 했었는데, 그때의 광경을 그린 그림인 준설도가 청계천 오간수문지 벽면에 설치되어 있다. 한양도성 내 개천의 중요성을 깨달은 영조는 “개천의 물길을 정비하여 한성을 안정시키는 것이 바로 왕정을 바로잡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남소문동천은 한양도성 4소문 중 하나인 남소문 근처(타워호텔 서쪽)를 지나 청계천으로 흘러들었던 하천이다. 남소문동천이라고도 불렸다. 




남소문동천은 현재 장충단공원 내에서만 보이고, 다른 지역은 땅 밑에 있어 보이지 않는다. 남소문동천 물길은 과거 남산의 일부였던 국립극장 동남쪽으로 흘러내려 장충단공원, 장충단 길을 지나 광희동 사거리에서 두 갈래로 나뉜다. 한 갈래는 국립의료원을 거쳐 청계천에 합류하고, 한 갈래는 동대문 축구장이 자리한 곳의 이간수문을 통해 한양도성 밖에서 청계천에 합류한다.


이간수문은 일제가 성곽을 철거할 때 윗부분이 훼손되어 토사에 묻혀 있던 것을 2008년에 발굴해 복원했다.


이간수문은 도성 성곽이 처음 축조된 1396년(태조 5)에 성곽과 함께 건설됐다. 그 이유는 흥인지문(興仁之門)과 광희문(光熙門) 사이의 지역이 도성에서 가장 낮아, 흘러드는 도성 안의 물을 바깥으로 보낼 시설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이 수문은 이후 여러 차례 보수됐고,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목책을 괴어두었다. 또한 이간수문은 말 그대로 2개의 수문을 가지고 있었고, 각 수문 윗부분을 무지개 모양으로 쌓았기 때문에 이 구조를 홍예(虹霓)라 했다.


일제에 의한 국권피탈 직후인 1910년 일제가 성곽을 철거할 때 홍예의 윗부분이 파괴된 채 이간수문은 토사 아래에 묻히게 됐다. 그 위로 1925년 경성운동장(京城運動場)이 준공됐고, 광복 후에도 계속해서 이곳은 서울운동장, 동대문운동장(東大門運動場) 등으로 활용됐다. 



2007년 동대문운동장 철거계획이 발표되면서 이곳 일대에 대한 발굴과 조사가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2008년 홍예 윗부분을 제외한 이간수문의 석조 구조물이 지표 기준 3.7m 아래 지점에서 발견됐다.


이에 홍예 윗부분과 성곽 일부가 복원되고, 이 일대를 정비해 2009년 동대문역사문화공원(東大門歷史文化公園)이 조성됐다. 또한 이렇게 발굴되어 복원한 이간수문을 기념해 이간수전시장, 이간수마당 등이 공원 내에 설치되어 오늘에 이른다./사진-박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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