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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최대 일간지 엘 파이스, ‘마드리드에 착륙한 한국 독립영화’ 보도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1-06-29 21: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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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관객 만 삼천여 명이 열광한 인디&다큐 한국영화제


[이승준 기자] 주스페인 한국문화원(원장 오지훈)과 서울독립영화제(SIFF)가 공동주관하고, 마드리드 자치주 영화학교(ECAM)가 협력한 ‘인디&다큐 한국영화제’가 스페인 관객 만 삼천여명을 동원하면서 성황리에 끝났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영화제는 스페인 실험영화의 성지로 꼽히는 극장 ‘시네테카’(6. 1.~6. 6.)와 현지 최대 영화 스트리밍 플랫폼 ‘필민’(6. 3.~6. 13.)에서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열렸다. 


영화제에서는 단편부문 ‘삶과 사람’, 장편부문 ‘가족의 공간’, 기획부문 ‘나를 찾는 여정’ 등 총 세 개 분과를 나눠 코로나19가 침투한 일상 속 관계의 역학을 고찰한 작품 총 18편을 상영했다. 이는 주스페인 한국문화원 개원 10주년을 기념해 영화제 사상 최다 작품을 초청한 것이다.


지난 1일 시네테카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마드리드 자치주 영화학교장과 영화 관계자를 포함한 현지관객 100여 명이 참석했다. 



개막식 사회를 맡은 산세바스티안 영화제의 아시아.동유럽 담당 프로그래머 로베르토 쿠에토는 상영 직전 축사를 통해, “최근 ‘기생충’ ‘미나리’ 등의 선전으로, 한국을 반짝 떠오르는 영화 신흥국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일부 있지만, 사실 한국영화는 90년대 말부터 유수 영화제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며 지난 20년간 세계 영화계의 이정표를 제시해왔다.”라면서, “앞으로의 국제 영화계를 이끌어갈 신진 감독들의 참신한 패기와 도전을 미리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한국영화제는 더욱 특별하다.”고 전했다. 


개막작으로는 ‘찬실이는 복도 많지 (감독 김초희)’가 상영됐다. 이 작품은 2019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3관왕 수상,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을 받아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았고, 신예 김초희 감독의 기발하고 유쾌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특히 스페인 관객들은 오스카 수상 여배우 윤여정의 출연 소식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또한 개막 당일, ‘찬실이는 복도 많지’ 상영 직전 김초희 감독과 강말금 배우가 스페인 관객에게 보내는 감사 인사 영상이 깜짝 공개돼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오지훈 문화원장은 “해외진출에 비교적 제약이 많은 독립영화 창작가들에게 한국문화원의 현지 연계망을 기반으로 배급사, 스트리밍 플랫폼, 언론사, 일반 관객 등에게 매우 다각적인 홍보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우리 영화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여파 속 스페인 내 다수 영화제 규모가 축소되어 진행되는 와중에도, 인디&다큐 한국영화제는 오히려 작년 대비 상영작 수를 두 배 가까이 늘리는 등 보다 다양한 우리 영화를 소개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 올해로 4회째인 만큼 ‘신생’영화제의 딱지를 떼고 스페인 내 보다 인지도 있는 영화제로 거듭나기 위해 규모적으로나 질적으로도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스페인 현지 언론도 한국 독립영화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스페인 최대 일간지 ‘엘 파이스(El Pais)’는 영화제 소식을 1면 전체를 할애해 특집 보도했고, 현지 대표 공영방송 RTVE의 특집 방송, 다수 비평문 등을 포함해 비중 있는 기사들도 40건 이상 보도됐다. 


스페인 최대 발행 부수를 자랑하는 1위 일간지 ‘엘 파이스(El Pais)'는 ‘마드리드에 착륙한 한국 독립영화’라는 제목으로 지난 5일 기사를 1면 전체에 걸쳐 “2020년 한국에서 개봉된 영화는 총 615편으로, 그 중 106편이 독립영화다. 반면 스페인은 같은 기간 전체 개봉 영화 수가 채 100편에도 미치지 못한다.”라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2020년 서울독립영화제가 선정한 최고의 작품 10편 중 무려 6편이 여성감독의 작품”이라고 강조하고, “인디&다큐 한국영화제를 통해 이러한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페인어권 최대 통신사 EFE는 지난달 31일자 기사를 통해 한국영화가 ‘기생충’에 이어 ‘미나리’ 오스카 수상까지 거머쥐며 국제적인 명성을 공고히 하고 있는 가운데, 신진감독들의 진주 같은 작품들을 대거 만나볼 수 있는 영화제가 개최된다고 보도했다. 


한편 마드리드 자치주 영화학교(ECAM) 소속 전공생으로 구성된 ‘젊은 심사위원단’이 영화제 최고의 장편과 단편 각 1편을 선정했다. 


최고의 장편에는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이, 단편에는 김소형 감독의 ‘우리의 낮과 밤’이 뽑혔다. 젊은 심사위원단은 “‘남매의 여름밤’은 동시대의 모순과 구조적 폭력을 솔직하게 풀어낸, 초국가적인 보편성과 힘을 갖고 있는 작품”이라면서, ‘우리의 낮과 밤’의 경우 탄탄한 스토리와 촘촘한 미장센의 조화가 인상 깊었다.”고 평했다. 


현지관객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선정한 ‘관객상’의 영광은 ‘남매의 여름밤’에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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