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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티스트 최나경의 7번째 정규음반
  • 민병훈 기자
  • 등록 2020-12-02 00: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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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코너에서 만난 세 개의 ‘인생곡’ 담아


[민병훈 기자] "당신이 이 음반을 듣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들의 음악은 그들과 당신, 그리고 바로 나와 당신을 연결해 주고 있다(최나경)."


플루티스트 최나경의 7번째 정규음반이 오는 12월 4일 출시된다(음원은 12월 11일). 미국, 유럽의 메이저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며 세계 플루트계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최나경은 현재 풀타임 솔리스트로 전 세계 클래식 무대를 누비고 있다. 연주자로서뿐만 아니라 월간객석과 함께 하는 ‘Meet the Artist’ 시리즈의 진행자, 칼럼니스트, 4만 구독자의 유튜버로서도 음악 팬들과 만나고 있다.


음반 재킷에는 네 사람의 이름이 영문으로 새겨져 있다. Brahms(브람스), Schmann(슈만), 라이네케Reinecke(라이네케) 그리고 최나경의 영문이름인 Jasmine Choi(재스민최)다. 이름들은 이 음반의 모든 것을 설명해준다. 브람스의 ‘소나타 Op.123 No.2’, 슈만의 ‘3개의 로망스 Op.94’, 라이네케의 ‘소나타 ‘Undine(운디네) Op.167’를 최나경이 연주했다.


이 중 브람스와 슈만의 작품은 플루트를 위한 곡이 아니다. 브람스의 소나타는 ‘클라리넷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이고, 슈만의 ‘3개의 로망스’는 오보에를 위한 곡이다. 라이네케의 ‘운디네’ 소나타만이 플루트를 위해 작곡된 곡으로 이 곡은 라이네케의 작품 중 가장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고 사랑받는 곡이다.


음악 칼럼니스트이기도 한 최나경은 장문의 라이너 노트를 통해 레퍼토리와의 인연을 소개하고 있다. 세 곡은 최나경에게 음악적으로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깊고 강력한 영향을 미친 작품들이라는 것. 예를 들어 브람스의 소나타는 최나경이 줄리어드 음대 대학원 재학시절 스승 제프리 케이너의 리사이틀에서 처음 듣고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곡이 있었다니”하고 감탄했던 곡이다. 최나경은 이 곡을 익히기 시작했을 때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로베르트 슈만의 ‘3개의 로망스’는 그가 오보에를 위해 작곡한 유일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아쉽게도 슈만은 생전에 이 작품이 오보에로 연주되는 것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이 작품이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에서 공식적으로 초연된 해는 1863년으로 이는 슈만이 사망한 지 7년이 흐른 뒤였다.


최나경은 필라델피아 커티스 음대에 재학하던 18세 때 원인모를 오른손 마비로 6개월 간 플루트를 손에서 놓아야 했던 아픔을 겪었다. 


“그 시절의 하루하루는 허무함이 담긴 한숨과 눈물뿐이었다”는 최나경은 “이상하게도 슈만의 음악이 가슴 깊이 와 닿았다”고 했다. 


"볼프강 자발리쉬가 지휘하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슈만 교향곡, 협주곡, 서곡을 연주회장에서 들으며 ‘다시 플루트를 잡을 수만 있다면 제일 먼저 슈만의 곡을 연습하리라”고 다짐한 그는, "기적적으로 악기를 다시 연주할 수 있게 되자마자 연습을 시작한 곡이 바로 이 ‘3개의 로망스’였다"는 것이다. 


당시 스승이었던 줄리어스 베이커 선생은 레슨 중 최나경의 연주를 듣고는 “6개월 동안 테크닉이나 소리는 뒤처졌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네가 연주한 음악은 이전보다 훨씬 더 깊어진 음악”이라고 격려해 줬다고 한다.


최나경은 자신의 삶 속에서 자화상과도 같은 이 세 작품을 오랜 레코딩 파트너인 피아니스트 휴성과 녹음했다. 그는 “앨범에 수록된 세 곡 모두 개인적으로 소중한 곡들이다. 수년간 연구하고 연주하면서 작곡가의 인생은 물론 굴곡이 있었던 개인적 경험들도 고스란히 담기게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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