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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이 있는 고품격 국악 브런치 콘서트
  • 민병훈 기자
  • 등록 2020-11-08 18: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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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국악관현악단 ‘정오의 음악회’ 11월 공연


[민병훈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김철호) 전속단체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김성진)의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가 11월 11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100회를 맞는다. 


국립극장 대표 상설공연 ‘정오의 음악회’는 2009년 5월 해오름극장에서 시작된 이래 11년간 매달 관객들을 만나왔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3월.4월.9월 공연이 미뤄지면서 오는 11월 비로소 100회 무대를 올리게 됐다. 


이번 100회 공연 역시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김성진이 해설자로 나서 관객의 이해를 돕고, 국립국악관현악단 부지휘자 이승훤이 지휘를 맡는다.


우리 음악의 저변 확대를 목표로 이른바 ‘입문자용’ 상설공연으로 기획된 ‘정오의 음악회’는 2009년 당시 서양음악 위주의 낮 시간 음악회들에 도전장을 던진 한국 최초의 국악 브런치 콘서트다. 


‘해설이 있는 브런치 콘서트’를 표방하면서 관객의 이해를 돕는 탄탄한 해설로 친근한 국악 길라잡이가 되어 왔다. 국악관현악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협업무대들을 통해 지금까지 약 300곡의 국악관현악 작품이 ‘정오의 음악회’에서 연주됐다. 



황병기.원일.임재원 등 전임 예술감독을 비롯해 오정해.박정자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해설을 맡아왔다. 또 지난해 9월부터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김성진이 해설자로 나서 관객과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스타와의 협연도 ‘정오의 음악회’를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요인이다. 안숙선.박애리.송소희 등 대명창부터 젊은 소리꾼까지 내로라하는 국악인들 외에도 안치환.한영애.남경주.마이클리 등 다양한 장르의 인지도 높은 대중가수나 뮤지컬배우 등 이른바 ‘스타’들이 ‘정오의 음악회’를 찾은 바 있다.


역사적인 100회 공연이 될 11월 ‘정오의 음악회’의 첫 순서 ‘정오의 시작’은 동요 ‘섬집아기’(작곡 이흥렬)와 ‘오빠생각’(작곡 박태준)을 연주하면서 포문을 연다. 


‘섬집아기’는 1946년 발간된 한인현의 동시를 가사로 삼았고, ‘오빠생각’은 1925년 12세 소녀 최순애가 잡지에 투고한 동시를 가사로 만든 곡이다. 시대상이 담겨있는 가사와 서정적인 선율로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으면서 한국의 대표 동요로 자리잡은 두 곡을 작곡가 손다혜의 편곡으로 만나본다.


이어지는 ‘정오의 협연’은 국립국악관현악단 단원들의 뛰어난 기량을 감상할 수 있는 기악 협연 무대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5호 판소리고법 이수자인 타악 파트 김인수 단원이 김성국 작곡의 사물놀이 협주곡 ‘사기’를 장구 독주로 재구성해 선보인다. 곡의 제목인 ‘사기(四氣)’는 사계절의 기운을 뜻한다. 경기도당굿의 음악을 바탕으로 꽹과리.장구.징.바라 등 네 악기와 국악관현악이 어우러져 삶의 순환 속 모든 것이 순조롭게 펼쳐지기를 기원하는 작품이다.



‘정오의 앙상블’은 소편성 음악의 매력이 담긴 실내악 곡을 들을 수 있는 순서로,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주목하는 젊은 작곡가의 위촉 작품을 선보이는 시간이기도 하다. 11월에는 작곡가 성화정의 ‘흔적’이 초연된다. ‘흔적’은 작곡가 성화정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던 영화 ‘직지코드’의 메인테마를 바탕으로 작곡한 곡으로 고려말기부터 바로크 시대까지, 동서양의 연주자들이 만났다면 어떤 음악을 연주했을지 상상하며 해당 시대의 음악 기법들을 담아낸 작품이다. 작곡가 성화정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영화.무용.광고 등 장르의 경계를 넘어 다방면에서 음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번 공연에 신디사이저 연주자로도 참여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대중가요.판소리.뮤지컬 등 여러 장르의 스타와 국악관현악이 만나는 ‘정오의 스타’에서는 뮤지컬계 ‘믿고 보는 배우’ 민영기와 함께한다. 탁월한 가창력과 작품 해석으로 20년 넘게 수많은 뮤지컬 작품에서 활약해온 민영기의 대표작 수록곡들을 만날 수 있다. ‘민영기를 위한 뮤지컬’이라는 평을 들었을 정도로 대표작으로 꼽히는 창작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 중 ‘달의 노래’, 창작뮤지컬 ‘이순신’의 ‘나를 태워라’, 그리고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대성당들의 시대’를 국악관현악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끝으로 국악관현악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정오의 관현악’ 순서로, 노관우 작곡의 ‘바람과 함께 살아지다’를 연주한다. 장수를 기원하는 음악인 ‘천년만세’ 중 ‘계면가락도드리’를 모티브로 작곡한 작품으로 대중이 정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면서도 정신없이 내닫아 지친 현대인들에게 자연 속 여유로운 삶은 권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지난 달 무관중 녹화중계로 진행된 ‘정오의 음악회’ 10월 공연(99회)도 11월 4일부터 11일까지 일주일간 국립극장과 국립국악관현악단 유튜브 계정을 통해 온라인 상영된다. 국악관현악으로 편곡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OST 중 ‘에필로그’ 연주와 국립국악관현악단 최용희 단원의 연주로 만나보는 가야금 명인 황병기의 가야금 협주곡 ‘침향무’ 무대가 펼쳐진다. 


황병기 명인이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으로 재임하던 2009년 ‘황병기와 함께하는 정오의 음악회’란 이름으로 ‘정오의 음악회’가 처음 시작됐던 만큼 11년의 역사를 돌아보는 현 시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 창작국악그룹 ‘불세출’에서 활동 중인 최덕렬이 작곡한 ‘실내악을 위한 배꽃타령’도 온라인 상영을 통해 초연되고, 경기민요 소리꾼 송소희는 직접 작사에 참여한 ‘아리라리’와 ‘매화타령’, ‘태평가’ 등을 부른다. 


마지막 무대는 1976년 북한 작곡가 최성환이 아리랑을 테마로 작곡한 관현악 작품이자 2009년 ‘정오의 음악회’ 첫 무대의 포문을 열었던 ‘아리랑 환상곡’을 연주한다. 개별 악기들이 담아내는 아리랑 선율이 모여 거대하고 웅장한 또 하나의 아리랑을 완성하듯, ‘정오의 음악회’가 99회, 100회를 맞기까지 매 순간을 함께 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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