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훈 기자]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김도형)은 최근 ‘한국고대사 계승 인식’ Ⅰ․.Ⅱ(전근대.근현대) 전 2권을 완간했다. 이 책은 고조선, 고구려, 발해를 우리 역사 속에서 어떻게 인식했는지를 전근대와 근현대로 나눠 살펴본 것이다. 편찬 책임을 맡은 임상선 재단 책임연구위원을 비롯해 각기 다른 시대사를 전공한 14명의 집필자들이 각 시기별 주요 저술이나 인물을 통해 고조선, 고구려, 발해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았다.
# ‘한국고대사 계승 인식 Ⅰ (전근대편)’
편찬 책임을 맡은 임상선 재단 책임연구위원을 비롯해 각 분야 전공학자 8명이 참여, 고려와 조선시대의 고대사 인식뿐만 아니라 중국의 당과 일본 에도시대의 한국 고대사 인식을 살피고 있다. 조선시대 영사악부(역사적 인물 및 사건에 대한 서사시)를 비롯 유득공의 ‘발해고’, 한치윤 등의 ‘해동역사’ 등 다양한 역사 저술이 검토됐다.
# ‘한국고대사 계승 인식 Ⅱ (근현대편)’
한말, 일제, 그리고 해방 전후 시기에 두각을 나타낸 학자들의 고대사 인식을 다뤘다. 대상은 신채호, 박은식 등 민족주의 사학자들과 안확, 황의돈 등 문화주의 사학자들로, 이들은 일제의 식민사관과 만선사관에 맞섰던 대표적 학자들이다. 일제시기 역사 연구자들의 주된 연구주제는 ‘민족’이었고 고대사 연구가 독립투쟁의 일환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한국고대사 계승 인식 연구를 통해 고조선, 고구려, 발해는 고려, 조선을 거쳐 한말, 일제, 그리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사의 핵심적인 국가로 인식됐고, 한국사 그 자체였다. 반면, 중원 지역에 세워진 역대 중국 왕조는 고구려와 발해 뿐 아니라 북방민족도 오랑캐라며 자신의 역사로 간주하지 않았고, 또한 일제의 만선사관과 중국의 동북공정은 고구려와 발해를 한국사에서 제외하려는 점에서 일치한다는 결론을 얻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