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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358] 서울중랑연극협회 심태선 연출 '악극 울고 넘는 박달재'
  • 박정기 자문위원
  • 등록 2024-05-14 10: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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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구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서울중랑연극협회 김상열 작 심태선 연출의 악극 울고 넘는 박달재를 관람했다.


박달재 (朴達-) - 충북 제천시 봉양읍과 백운면을 갈라놓은 험한 고개를 박달재라 한다. 그 옛날 박달도령과 금봉낭자의 애절한 사랑이야기가 전설로 전해져 내려오는 고개로서 제천시에서는 박달도령과 금봉낭자를 캐릭터화하여 "박다리와 금봉이"로 명명하여 각종 캐릭터상품 개발 및 홍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고개입구에 일주문을 건립하여 찾는 이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였고 박달재 명소화사업도 추진하여 누구나 찾아오면 추억을 남길수 있는 명승지로 조성하였다.


◆ 박달재 전설 - 충청북도 제천시에 있는 고갯길 박달재의 전설을 배경으로 한 향토적이고도 구슬픈 가사와 그에 걸맞는 호소력 있는 멜로디를 통해 당시 대중들의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 노래를 듣고 자란 많은 5070 세대들의 18번이 되었으며, 가요무대 20주년에서 제일 많이 불리운 노래 1위를 당당하게 차지했다. 총 107번. 이후 박재홍은 계속 음악 활동을 하다가 한국전쟁이 끝난 후 유정천리를 발표하여 또 다시 히트를 쳤다. 


김상열 연출가는 1941년 8월 8일생으로 경기도 개풍군 대성면 풍덕리에서 태어났다. 부친이 공무원이었던 이유로 여러 곳을 이사 다녔는데 1960년에 군산고를 졸업하고 중앙대 연극영화학과에 입학했다. 한국전쟁을 포함하여 유년의 경험은 추후 작가로서의 정서적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이근삼 교수는 대학 때 그의 스승으로 그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는데 그의 습작에 잘 나타나 있다. 그는 1966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극단 가교에서 활동을 시작하여 상임 연출과 대표를 역임하였다. 1978년에는 현대극장으로 옮겨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이진순 연출의 조연출을 거쳤다. 그는 <실수연발>을 번안‧연출하였고 <종이연>, <멀고 긴 터널>, <길>, <프란다스의 개>를 연출하였다.


1981년 최치림, 조병진 연출가와 함께 국비로 미국 연수를 가 브로드웨이 라마마 극단에서 1년간 현장 연수를 받았다. 그는 귀국하여 현대극장에서 <에비타>, <피터팬>, <올리버>, <사운드 오브 뮤직>,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의 대작 뮤지컬을 연출한다. 그는 이 분야에 다재다능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이 무렵 고석만 PD가 연출한 MBC <수사반장>의 극본을 3년간 100여 편 집필한다. 1980년에 방송된 MBC 6.25특집드라마 <아베의 가족>도 그의 극본이다. 1984년에는 우리극단 마당세실극장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그 이전에 공연한 <길>, <종이연> 등이 대한민국 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인연으로 초빙된 것이다.


그는 마당세실극장에 전속되어 직접 대본을 쓰는 작‧연출을 하였는데 정통 연극만을 공연하였다. <배비장전>, <열쇠와 자물쇠>, <길>, <님의 침묵>, <풀리지 않는 매듭>, <달빛 처녀>, <언챙이 곡마단>, 외에 신형원 가수가 출연한 <풀리지 않는 매듭> 등이 이때 공연되었다.


88서울올림픽 때에는 개폐회식 구성 대본과 총연출을 맡았고 96부산동아시안게임 개‧폐회식에서도 구성 대본과 연출을 맡았는데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대표 연출가였던 셈이다. 그는 1988년 가을 ‘극단 신시’를 창단해 <애니깽>, <등신과 머저리>를 공연한다. <등신과 머저리>는 공연장인 대학로 소극장 150석이 꽉 차 360명까지 입장하는 대박이었다. 당시 수입이 2천만 원이었다고 하니 대단한 기록이다.


이후 마당극으로 <옹고집전>, <황진이>, <구운몽>, <배비장전>을 공연하고 MBC 드라마 <풀잎마다 이슬> 극본을 집필한다. 그는 상복도 따랐는데 이즈음 무대에 올린 <우리는 나발을 불었다>는 대한민국 연극제에서 작품상‧연출상을 수상했다.


이후 <싯달타>, <열쇠와 자물쇠>, <오로라를 위하여>, <바람 분다 문 열어라>를 공연하고 악극을 시도한다. 그는 <번지 없는 주막>, <홍도야 우지마라>, <울고 넘는 박달재>, <눈물 젖은 두만강> <굳세어라 금순아> 등으로 우리가요 뮤지컬인 악극의 붐을 일으켰다.


1990년에는 서울 양재동의 구룡사 주지스님과의 인연으로 사찰 내에 소극장 및 연습장을 마련하고 다시 뮤지컬을 시도해 <님의 침묵>, <무애가>, <라이프> 등으로 뮤지컬의 붐을 일으킨다. 그러던 그가 1998년 10월 26일 췌장암으로 타계하니 57세로 한창 왕성하게 활동하던 무렵이다


심태선은 극단 가교의 배우이자 작가 겸 앞길이 창창한 연출가다. 마리서사, 마성의 기쁨, 어사와 조이 등에서 호연을 보였다.


원박골에서 3대째 만석꾼 지주로 살아온 박진사의 집안에 삼대독자 박준호가 경성 유학중 집안의 부름을 받고 돌아오는 중 박달재를 넘는 순간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바로 그 순간 병든 어머니를 위하여 쌀 2섬에 팔려 종살이를 가야하는 금봉과 가난했기에 딸을 남의 집으로 보내야만 하는 어머니, 이 모녀의 애절한 이별의 아픔을 준호는 우연히 목격하게 된다. 집으로 돌아온 준호는 부모님과 정겨운 해를 하고 그날 밤 운명의 신에 인도된 듯 그의 집에 종으로 들어온 금봉의 착한 모습에 반하고 만다. 그리고 곧 금봉이 박달재에서 아픈 사랑의 이별을 했던 그 소녀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첫 눈에 청아하고 순박한 모습에 매료되어 버린다. 


두 사람은 어느덧 사람들의 눈을 피해가며 밀회를 나누는 관계로 발전하고 드디어는 깊은 사랑에 빠져 끊을 수 없는 사랑의 화산들로 변해 버린다. 준호는 집에서 정해준 혼처를 물리치게 되고 이 여파로 천서방에게 관계를 목격 당했던 두 사람은 결국 금봉이 임신한 사실까지 알게 되자 어머니 최씨는 크게 노하여 준호를 경성으로 쫓아 보낸다. 준호는 어머니의 명령을 끝내 거역 못해 사랑하는 금봉을 고향집에 남겨둔 채 경성으로 떠나게 된 그날, 두 남녀는 박달재 고갯마루에서 애절한 석별의 아픔을 나눈다. 


혼자 남게 된 금봉은 경성으로 떠난 준호만을 그리며 최씨의 가혹한 학대와 가혹한 노동을 참아내며 드디어는 준호의 아기를 낳게 된다. 제 자식인데도 자식에게 젖 한번 물리지 못하는 어미가 되어버린 비련의 나날들을 보내야만 하는 금봉에게 청천벽력의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이는 최씨가 준호와 금봉의 사이에서 난 자식을 가문의 치욕이라 생각하여 멀리 남의 집 양자로 보내버린 것이다. 


한편 준호는 학업을 마치고 집으로 금의환향했지만 기다리고 굳은 언약을 하며 박달재에서 헤어졌던 정녕 있어야 할 금봉과 얼굴 한번 못 보고 그려왔던 아들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소식도 없고 아버지 박진사는 그 일로 인해 결국 화병으로 누워 돌아가신지 오래고 모든 세상을 비관한 나머지 준호는 그 날 이후 무절제한 생활로 술과 계집에 탐닉하더니 미옥이라는 여인의 꾐에 빠져 그 많던 재산과 가산을 탕진하고 자신은 알콜 중독자가 되고 만다.


기구한 운명의 두 사람. 이들은 십여 년이 지난 후 어느 술집에서 얄궂은 상봉을 하게 된다. 서로 아픈 인생역정의 사정을 듣고는 괴로워하다가 준호가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가게 되고 혼자가 된 금봉은 아들을 못 잊어 경성의 구석구석을 돌며 아들을 찾는다. 그러던 어느 날 천우신조로 그 옛날 종살이를 하던 천서방을 만나게 되던 바로 그날 오매불망 꿈에도 못 잊던 얼굴, 이제는 장안에서도 유명한 갑부 장회장의 아들로 훌륭히 성장한 석규를 만나게 된다.


자식을 눈앞에 두고도 자식이라 부르지 못하고 석규와 헤어진 금봉은 다시 장회장 집을 찾아가 그간의 사연을 이야 기하고 친 어미로서 석규의 옆에 만이라도 있게 해달라고 간청을 하 지만 어미인 김여사의 반대와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는 석규의 장래를 위해서 결국은 단념하고 돌아 오고야 만다.


세월은 또 흘러 십년이 흘렀고 그동안 금봉은 석규에 대한 그리움은 해가 갈수록 더 깊어만 갔다. 그런 어느 날 준호가 찾아와 석규가 고등문관시험에 수석합격을 했다며 그것을 했다며 그것을 구실삼아 석규의 양부 장회장에게 돈을 뜯어내자고 그것을 말리던 중 뜻하지 않게 준호와 마옥이 자기들끼리의 실수로 죽게 되고 금봉은 살인 죄의 누명을 쓴 채 법정에 서게 된다. 그런데 금봉을 맡은 담당검사가 꿈에 그리던 아들 바로 장석규가 맡게 된 것이다.


금봉의 선고 확정을 하는 날 장석규는 천 서방을 통해 그 간의 성장과정과 금봉의 애달픈 사연을 알게 되고 금봉과 자신과의 관계 그리 고금봉의 인생역정을 얘기하며 살인자로 만난 두 모자의 기구한 상봉 호소하게 된다. 결국 사형 선고를 확정받은 금봉은 절규하며 부르는 석규의 어머니 소리를 가슴에 담고 형장의 올가미에 자신의 지난 세월을 모두 묻어버린다


흘러간 옛 가요속에 애절한 사연이 펼쳐지는 악극 한편이 무대를 적신다. 일제시대에 탄생한 악극은 노래와 춤, 희곡이 어우러지는 형식에 민족의 설움과 울분, 한을 담아내 20∼50년대에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으나 서양연극에 밀려 자취를 감췄었다. 잊혀져 가는 악극을 극단가교가 지난 93년 현대적 장르로 개발해 올린 '번지 없는 주막'과 그 후속작품들은 객석을 눈물바다로 만들며 대중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충청북도 충주와 제천사이의 험준한 고갯길. 일명 '울고 넘는 박달재'에서 병든 어머니의 약값을 마련하기 위해 만석꾼 박진사 댁에 팔려가는 금봉과 박진사댁 삼대독자 준호가 만나는 것으로 극은 시작된다. 


두 사람은 깊은 사랑에 빠지지만 준호는 어머니 최씨의 압력을 받아 서울로 떠난다. 홀로 남아 아들을 낳은 금봉은 최씨의 모진 박대에 못 이겨 서울로 떠난 아들을 찾아 나서지만 결국 화류계 여인으로 전락한다. 살인 누명을 쓰고 법정에 선 금봉은 검사가 된 아들로부터 사형구형을 받는다.


정욱, 윤문식, 주수정, 차기환, 이윤표, 권경하, 김선아, 김무규, 김대환, 한필수, 오경선, 박시영, 민호준, 황우상, 권은규, 이서순, 장주이, 김화시, 이새별, 신민영, 김태진, 권도연(아역) 이 출연해 호연과 열연 그리고 열창으로 극을 이끌어 간다.


예술감독:김덕구, 작가:김상열, 연출:심태선, 조연출:박시영, 무대감독 총괄:김미경, 조명감독:원동규, 음향감독:유기태, 기획:허정애, 김하림, 섭외:황종옥, 이승주, 홍보:박경희, 서울중랑연극협회 회원 일동, 의상후원:극단 민예 등 스텝진의 기량도 드러나 서울중랑연극협회(회장 김덕구) 김상열 작 심태선 연출의 악극 울고 넘는 박달재를 성공작으로 창출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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