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법원 “산재로 ‘생식기능 상실'...여성도 남성처럼 장해 등급 7급 부여해야”
  • 박광준 기자
  • 등록 2024-03-17 19:50:50

기사수정


[박광준 기자] 근무 중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된 여성이 젊은 나이에 생식 기능을 상실했다면, 남성과 같은 장해 등급을 부여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9-2부(부장판사 김승주 조찬영 김무신)는 지난달 22일 조기난소부전을 겪는 A 씨에게 근로복지공단이 장해등급 8급을 부여한 결정이 부당하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과 관련해, 공단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


1심에 이어 2심 재판부도 산재로 생식 능력을 상실한 남성에게 부여되는 장해등급 7급이 여성인 A 씨에게도 부여돼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2003년부터 LG전자 평택공장에서 근무했던 A 씨는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돼 28살이었던 2012년 재생불량성빈혈 진단을 받았고, 이후 치료 과정에서 ‘조기난소부전’과 ‘비장 결손’ 등을 추가로 진단받았다.


조기난소부전은 35살 이전에 폐경과 유사하게 난소 기능이 정지되는 질병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은 남성이 양쪽 고환의 기능을 상실한 경우 장해등급 7급을 인정하지만, 조기난소부전 등 여성이 생식기능을 상실한 경우에 대해서는 별도의 장해등급 기준이 없다.


이에 근로복지공단은 A 씨를 장해등급을 ‘비장 또는 한쪽의 신장을 잃은 사람’에 해당하는 8급으로 결정했고, A 씨는 장해등급을 양쪽 고환 상실에 준하는 7급으로 인정해달라고 행정소송을 냈다.


지난해 2월 1심 재판부는 “장해등급 7급은 고환의 물리적 상실뿐 아니라 생식능력의 상실이라는 측면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이 입법자의 의사로 보이고, 난소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봐야 한다”면서 A 씨 승소로 판결했다.


공단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도 같은 판단을 한 것이다.


재판부는 우리나라와 장해등급 분류 체계가 비슷한 일본에서는 양쪽 난소 상실을 양쪽 고환 상실과 같은 등급으로 분류하는 점, 미국의사협회도 기능의 상실 여부에 따라 장해등급 부여 기준을 마련한 점 등을 판단의 근거로 추가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반려동물관리사 교육과정 모집
 Campus 라이프더보기
 건강·병원더보기
 법률/판결더보기
 교육더보기
 보건더보기
 환경더보기
 지역더보기
리스트페이지_R002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