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준 기자]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2021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관석 의원에게 전달한 돈봉투 액수가 개당 100만 원 이상이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돈 봉투당 100만 원이었다는 윤 의원 주장과 배치되는 진술이다.
이 씨는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김정곤 김미경 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돈봉투 전달 과정과 당시 돈봉투 액수에 대해 설명했다.
이 씨는 지난 2021년 4월 27일 송영길 전 대표 보좌관인 박용수 씨로부터 두툼한 돈 봉투 10개가 담긴 쇼핑백을 받았고, 이를 윤관석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이 씨는 당시 봉투에 5만 원짜리가 들어있었고 100만 원 보다 많은 액수가 들어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는 검찰 조사 때도 돈 봉투 두께 테스트에서 100만 원이 넘었고 당시 "100만 원 보다는 많고 500만 원 보다는 적다"고 진술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당시 경쟁 상대였던 홍영표 의원 측의 '300만 원 살포 소식'을 들은 송 전 대표 캠프 측이 금품 살포 계획을 결정했다고 보고 있다.
이날 검찰이 재생한 4월 24일 녹취에는 윤 의원이 최초로 의원들에게 금품을 살포하자고 제안한 정황도 나왔다.
검찰이 "당시 임종성.허종식 의원이 (금품 제공에) 맞장구를 쳤느냐"고 묻자 이 씨는 맞다고 답하기도 했다.
검찰은 4월 27일 당시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 앞에서 돈 봉투가 전달됐던 상황도 녹취록, 메시지 등을 제시하면서 상세히 복원했다.
이 씨는 이 과정에서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저에게 돈을 돌려받았다고 말해달라고 하는 등 검찰 조사에서 위증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씨는 이날 법정에서 "단순 심부름을 했을 뿐이지만 이에 대해 책임지고 처벌받겠다"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