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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형 휠체어 못 타는 장애인택시...헌재 “평등권 침해”
  • 박광준 기자
  • 등록 2023-05-27 05:5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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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준 기자] 장애인 콜택시 등 장애인을 위한 특별교통수단을 마련하면서, 앉아서 타는 ‘표준형 휠체어’만을 기준으로 삼은 현행 법령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25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교통약자법 시행규칙 중 ‘휠체어 고정설비의 안전기준’ 부분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다.


헌법불합치란 법 조항의 위헌성을 인정하면서도 해당 조항을 즉각 무효로 만들었을 때 초래될 혼선을 막기 위해 법 개정 때까지 존속시키는 결정이다.


현행 교통약자법 시행규칙 제6조 제3항 별표 1의2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를 위한 특별교통수단에 ‘표준형 휠체어’만을 기준으로 휠체어 고정설비의 안전기준을 정하고 있다.


헌재는 “장애인은 국가.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장애인이 아닌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과 설비를 동등하게 이용하고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면서, “조항대로라면 침대(와상)형 휠체어만을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은 안전기준에 따른 특별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한 장애인에 대한 고려 없이 표준형 휠체어만을 기준으로 고정설비의 안전기준을 정하는 것은 불합리하고, 국가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누워서 이동할 수밖에 없는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고정설비 안전기준 등을 별도로 규정한다고 하여 국가의 재정적 부담이 심해진다고 볼 수도 없다”면서, “이러한 조항은 합리적 이유 없이 표준 휠체어 사용이 불가능한 장애인을 달리 취급하여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국회가 2024년 말까지 이를 개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때까지 국회가 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심판 대상 조항은 효력을 잃는다.


앞서 침대형 휠체어만 이용할 수 있는 중증 뇌병변 장애인 어머니와 함께 사는 이모 씨는 “교통약자법에 표준 휠체어를 이용하지 못하는 장애인을 위한 탑승 설비 관련 규정을 두지 않은 것은 평등권 침해”라면서 2019년 헌법소원 심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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