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 발전소 전경./고리원자력본부 제공[이승준 기자] 탈원전 정책 폐기를 공약한 새 정부 출범에 맞춰 고리 2호기 원자력발전소 등 수명 만료를 앞둔 원전 가동 연장이 본격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등에 의하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전날 오후 주기적 안전성 평가, 주요 기기 수명평가, 방사선 환경 영향 평가 등 3가지 서류로 이뤄진 고리 2호기 계속 운전 안전성평가 보고서를 원안위에 정식 제출했다.

보고서는 수천 쪽 분량이고 안전성 평가와 관련한 14개 세부 사항으로 구성됐다. 원안위는 한수원이 제출한 보고서를 검토해 고리 2호기 계속 운전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원자력안전법은 원전을 계속 운용하려면 안전성평가 보고서를 제출토록 하고 있다. 이번에 제출한 보고서는 애초 지난해가 제출 시한이었다. 고리 2호기의 설계 수명이 내년 4월에 만료되는데 통상적으로 수명 연장을 위한 보고서 검토 등에 1년 6개월가량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감사원이 고리 2호기에 대해 안전성평가 보고서 외에 경제성 평가지침도 마련할 것을 주문하면서 한수원은 원안위에 안전성평가 보고서 제출 시한 1년 유예를 요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감사원이 계속 운전을 신청하려면 이 3가지 서류 외에 경제성 평가 지침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고리 2호기의 계속 운전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당선으로 일찌감치 예상돼 왔다. 윤 당선인의 공약집에 운영 허가 만료 원전에 대한 계속 운전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 산업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에 대한 업무보고서에도 고리 2호기가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리 2호기 외에 설계수명 만료를 앞둔 다른 원전의 계속 운전도 추진될 전망이다. 고리 3호기는 2024년 9월 수명 만료를 앞뒀고, 고리 4호기와 한빛 1호기도 각각 2025년 8월과 12월에 수명이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