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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은 총재 “성장 지키면서 물가 잡는 묘책 필요”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2-03-31 16: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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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한국은행 제공[이승준 기자] 8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한국은행을 떠나는 이주열 총재는 최근 세계 경제가 갈수록 더 복잡해지고 있다면서 “성장을 지키면서도 금융안정과 물가를 잡을 수 있는 묘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주열 총재는 31일 이임사에서 “임기 중 대부분은 기존의 경험이나 지식과는 많이 다른, 매우 익숙지 않은 거시경제 환경에서 통화정책을 운용하지 않았나 싶다”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통화완화 정책에도 세계 경제가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때를 언급했다.


이 총재는 “좀처럼 풀리지 않은 이런 수수께끼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더 복잡하고 난해한 고차방정식이 돼 버렸다”면서, “가계부채가 점점 쌓이는 등 금융 불균형이 심화하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나타나면서 안정적 성장을 위한 바람직한 정책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지난 8년 동안 세월호 사고, 메르스 사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크라이나 사태 등 격랑의 소용돌이를 지나왔다”면서, “코로나19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경제 예측이 어긋나고 정책 일관성이 떨어졌다는 비판에 시달리는데, 이는 높은 불확실성에 기인한다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은행 정책목표를 기존의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두 가지에 ‘고용안정’을 추가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선 “여러 사회문제 해결에 경제적 처방을 동원하고자 하면 할수록 중앙은행에 대한 기대와 의존은 계속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 구조나 제반 환경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게 되면 중앙은행 역할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면서, “중앙은행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앞으로 역할을 어떻게 정립해 나갈 것인지 깊이 있는 연구와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내부 경영에 대해서는 생산성을 높이고, 직원 개개인의 전문성을 제고하는 두 가지 과제에 역점을 뒀다면서 “성과도 적지 않았지만, 직원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변화를 끌어내기에는 미흡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 총재의 풍부한 경륜이 (직원) 여러분들의 열정과 결합해 한국은행이 더욱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1977년 한은에 입행해 조사국장과 통화정책 담당 부총재보, 부총재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쳐 2014년 박근혜 정부에서 총재로 임명돼 2018년 문재인 정부에서 연임했고, 이날로 임기를 마쳤다.


차기 한은 총재 후보로는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이 지명돼 이 후보자는 다음 달 1일부터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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