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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기의 공연산책 29] 2019 제4회 늘푸른연극제 장두이 작/연출 ‘황금연못에 살다’
  • 박정기 본지 자문위원
  • 등록 2019-12-15 16:03:46
  • 수정 2020-09-10 11: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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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2019 제4회 늘푸른 연극제 스튜디오 반 주관, 박 웅 장미자 부부 주연, 장두이 작 연출의 ‘황금연못에 살다’를 관극했다.


박 웅 장미자 부부는 1963년 동아방송국 성우 1기로 함께 입사했다. 김무생, 사미자, 이완호, 홍계일 등 원로 배우.성우들이 동기. 연극에 대한 관심이란 공통점을 통해 눈이 맞은 두 사람은 1968년 부부가 됐다.


둘이 합쳐 연기 경력만 113년이다. 결혼 한지 51년이 흘렀다. 부부로, 동료 배우로, 올해 동반 출연한 작품만 ‘황금연못에 살다’까지 3개째다.


벌써 여든에 가까운 원로이지만 두 배우는 작품을 가리지 않는다. 지난 9월 경기 과천축제 속 거리 극 ‘아름다운 탈출’에 동반 출연했다. 


“거리 한복판에서 연기를 하고 다니면 관객이 배우를 쫓아 다니면서 보는 형식이에요. 관객 중에 몇 사람을 선택해서 이야기도 하고 빙빙 돌고 춤도 추고 그래요. 신이 나더라고.”(장미자) 거리에서 40분 간 쉴 틈 없이 움직여야 한다. 체력 부담이 큰 작품이었지만, 부부는 되레 “이런 연극이 많이 개발 돼야 한다”며 열정을 보였다. 



연극하는 삶의 배고픔을 알기에 부부는 후배들 이끌기에도 여념이 없다. 장미자는 극단 삼각산의 대표로, 박 웅은 수십 년 역사의 극단 자유의 터줏대감으로 후배들을 위한 무대 마련에 공들이고 있다. 박 웅은 영국신사라는 별명처럼 신사다운 풍모와 성품을 지녔고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을 역임했고, 예술원 예술대상 등을 수상했다.


작품을 쓰고 연출한 장두이는 50년째 연극, 영화, TV에서 연기자, 연출자로 활동했으며, 고려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서울예대의 전신인 서울예술전문학교에서 연극과 무용과를 졸업한 후 동국대학교 연극 영화과 대학원에서 수업 중, 1978년 미국 뉴욕의 ‘LaMama’ 극단에서 록펠러 재단, UN의 후원으로 ‘Childyear Culture Corp’s Project‘란 이름의 어린이를 위한 연극 공연 프로젝트로 한국 대표로 참가하게 되어, 뉴욕에서 계속 1995년까지 활동하다가, 다음해인 1996년에 완전히 귀국하여 지금까지 활동 중이다.


8개의 1인극 마지막 테잎, 1인극 놀부자 타령, 태평양 로맨스야, 말뚝이 기행담, DJ 쨩 등 을 공연하고, 원숭이로 분한 1인 연기의 집대성을 유감없이 보여준 ‘춤추는 원숭이 빨간 피터’, 그리고 연극 에쿠우스, 햄릿, 파우스트, 리어왕, 바리공주, 천상 시인의 노래, 혈맥, MBC 마당놀이 옹고집전,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오늘 또 오늘, 놀부자 타령, 심청의 노래, 사랑을 주세요, 맹진사댁 경사는 물론 뮤지컬 바람 타오르는 불길, 고래사냥, 장미와 향수, 여우사냥, 국악 뮤지컬 흐르는 강물처럼, 한강수야, 당나구 재판 등에 출연 및 연출을 하고, 영화 깜보,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리, 마스카라, 교도소 월드컵, 천국의 셋방, 청야, 왕을 참하다, 위선자들 등에 출연한 명배우이자 연출가로 백상연기대상을 수상했다.


‘황금 연못(On Golden Pond)’은 미국의 극작가 어니스트 톰슨((Ernest Thompson 1949~)이 27세 때에 쓴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1981년에 영화로 제작되고, 평생을 배우의 삶을 산 헨리 폰다의 마지막 작품이다. 영화 <황금연못>은 제5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1982)에서 헨리 폰다가 남우주연상, 캐서린 헵번이 여우주연상, 어니스트 톰슨이 시나리오 상을 수상했다.

장두이가 재창작해 연극의 배경과 시대를 한국으로 바꿨다. 황금연못을 집 앞에 있는 것으로 설정하고, 황토로 된 듯싶은 집과 안으로 들어가는 통로가 돌출된 담 벽 사이에 있고, 나무로 된 울타리가 연결되고, 울타리에는 담요를 널어놓았고, 마당 가운데에는 평상이 놓였다. 


상수 쪽에 집 문이 있고, 하수 쪽은 동네로 들어가는 통로로 설정된다. 상수 쪽에 탁자와 의자를 배치하고, 하수 쪽 끝에는 빨간 피아노 한 대가 놓였다. 황금연못이 마당 앞에 펼쳐진 집에서 지내는 노부부에게 마을 우체국의 집배원이 자주 편지를 들고 방문한다. 아버지의 80회 생신에 맞춰, 8년 만에 딸이 찾아온다는 내용이다. 어머니는 딸을 환영한다는 딸의 사진이 들어간 포스터를 벽에 붙이고, 울타리에는 80회 생신을 축하한다는 현수막을 가로 걸어놓았다. 



현수막에는 남편의 사진이 들어가 있다. 딸이 도착한다. 그런데 혼자 온 것이 아니라, 딸이 결혼할 한의사노릇을 하는 새 남자와 그 남자의 아들인 소년도 함께…. 딸은 새 남자와 유럽여행을 떠나기 전에 부모님께 결혼할 상대를 소개하기 위해 아버지 팔순생신에 맞춰 찾아온 것이다. 두 번이나 이혼경력이 있는 딸에게 아버지는 냉랭한 태도를 보이지만 어머니는 딸에게 다정한 면모를 보인다. 


그런데 한의사의 어린 아들이 할아버지를 따르고 온갖 재롱을 피며 다가드는 바람에 아버지도 소년을 귀여워하고 좋아하게 된다. 게다가 사위가 될 사람까지 성격이 쾌활하고 명랑하기에 아버지는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이끌려 들어가기 시작하고, 딸에 대한 마음을 누그리게 된다. 


딸이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그동안 소홀했던 점을 사과를 하고, 사워가 될 사람과 함께 무릎을 꿇고 결혼허락을 바라니 아버지는 흔쾌히 허락을 한다. 대단원은 아버지의 팔순 생신잔치가 벌어지면서 마을 우체국 집배원이 자녀들과 함께 생신축하를 하러 선물을 들고 등장하고, 마을 어린이 합창단이 등장해 피아노 반주로 생신축하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박 웅이 아버지, 장미자가 어머니로 출연해 연기의 진수를 보이며 연극을 이끌어 간다. 박혜수가 딸, 송정바우가 우체국 집배원, 오상원이 딸의 결혼상대, 이미숙이 소년으로 출연하고 대신 어린이 합창단 1과 2가 출연해 축하를 부른다.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감성표현은 물론 호연과 열연 그리고 대신어린이 합창단의 열창은 관객으로부터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기획 박 준 박기철, 홍보 김은균 홍유니, 조연출 김태윤 한성현, 무대감독 김혜연 김보연 김건우, 무대미술 시네, 음악 신수정, 분장 이유미 정고운, 소품 이미숙, 무대크루 박준규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2019 제4회 늘푸른 연극제 스튜디오 반 주관, 박 웅 장미자 부부 주연, 장두이 작 연출의 ‘황금연못에 살다’를 관객의 기억에 길이 남을 명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 주요경력


황해도 금천생, 서울고 서울대미대, 서울대학교 총동문회 이사, 극작가/연출가/평론가, 한국희곡뮤지컬창작워크숍 대표, 한국문인협회 희곡분과 위원, 전 서초연극협회 회장,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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