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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표 KDI 원장 사의 표명...“거취 언급한 한 총리에 실망”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2-07-06 21: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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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KDI 제공[이승준 기자]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총리께서 정부와 국책연구기관 사이에 다름은 인정될 수 없고 저의 거취에 대해서 말씀하신 것에 크게 실망했다"면서, "생각이 다른 저의 의견에 귀를 닫겠다면, KDI 원장으로 더는 남아 있을 이유는 없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홍 원장은 7일 오후 배포한 '총리님 말씀에 대한 홍장표 KDI 원장 입장' 자료에서, "국책연구기관은 연구의 자율성과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원장의 임기를 법률로 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난주 총리가 연구의 중립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법률의 취지와 달리 '같이 갈 수 없다,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연구의 중립성과 법 취지를 훼손시키는 부적절한 말이었다"면서, "KDI와 국책연구기관이 정권의 입맛에 맞는 연구에만 몰두하고 정권의 나팔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국민의 동의를 구해 법을 바꾸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총리께서 저의 거취에 관해 언급하실 무렵, 감사원이 KDI에 통보한 이례적인 조치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홍 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홍 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표방한 민간주도성장은 감세와 규제 완화를 핵심축으로 한 이윤주도성장으로 대기업에는 감세 혜택을 주고 임금은 억제해서 이윤을 늘려줘야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이라면서, "이명박 정부 집권 초기에 표방한 '비즈니스 프렌들리'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이명박 정부도 적절하지 않은 정책임을 경험하고 정책 기조를 동반성장과 공생발전으로 전면 전환했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민간주도성장은 현 복합 위기를 극복하고 대전환의 시대를 대비하기에는 미흡해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연구기관의 자율성은 존중돼야 KDI와 국책연구기관들이 국민의 미래를 여는 연구원이 될 수 있다"면서, "총리께선 부디 다름을 인정하고 연구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청취해 복합위기를 극복하고 대전환의 시대를 선도하시길 소망한다는 말씀만 남긴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28일 기자단 간담회에서 "소득주도 성장 설계자가 KDI 원장으로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바뀌어야지. 윤석열 정부랑 너무 안 맞는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입장문이 공식 사의 표명이냐는 KBS의 질의에 홍 원장은 "사퇴 의사 밝힌 것이 맞다"면서, "이후 일정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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