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준 기자] 성매매 업소에서 성 접대를 받고 단속 정보를 흘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들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대체로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16일 수뢰후부정처사 등 혐의로 기소된 구 모.윤 모.황 모 경위 등에 대한 1회 공판 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성매매 단속 부서 근무자였던 이들은 서울 곳곳에서 성매매 업소들을 운영해온 전직 경찰 박 모  씨에게 성 접대(향응)를 받은 뒤 단속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될 정보를 넘겨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박씨 업소가 단속에 걸렸을 때 수사 상황을 알려주고, 박씨를 비호하기 위해 단속 현장에 있던 직원 대신 현장에 없던 바지사장을 체포한 것처럼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파악했다.

윤 경위와 황 경위 측은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하는 입장”이라면서, “성접대를 받은 사실이 없고, 그렇기 때문에 뇌물을 대가로 부정한 행위를 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단속 정보 등 공무상 기밀을 누설한 사실이 없고, 박 씨가 수배자인 걸 알면서도 단속하지 않았다는 직무 유기 혐의에 대해서도 피고인의 지위와 권한에 비춰볼 때 인정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구 경위는 공소장에 적시된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했다. 하지만 뇌물을 받고 부정을 저질렀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여러 정황상 대가 관계나 범행의 고의성을 인정할 수 없어 법리적으로 다툴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 위반(성매매알선등) 등으로 이들과 함께 기소된 전직 경찰 박씨도 구모 경위 등에게 성매매를 제공해 뇌물을 공여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반면, 박씨는 성매매알선 혐의는 대부분 시인했다. 박씨의 업소 직원들도 성매매 관련 공소사실을 받아들였다.

대신 박씨는 범인도피 교사 혐의의 경우, 일부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건을 분리해 혐의를 부인하는 피고인들만 따로 심리한 후 추후 전체 피고인들을 다시 부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