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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위, '김해 백지화'해놓고...4년전 ADPi 결과엔 반박못해
  • 디지털 뉴스팀
  • 등록 2020-11-22 20: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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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들 “ADPi가 왜 잘못됐는지 입증해야”


[디지털 뉴스팀] 김해신공항 추진에 제동을 건 총리실 산하 검증위원회가 4년 전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용역 결과를 뒤엎을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산을 깎으려면 부산시와 협의하라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이 ‘근본적인 검토’의 사실상 유일한 이유인 상황에서 산을 깎지 않아도 된다는 ADPi의 견해를 제대로 반박하지 못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ADPi의 조사방식이 왜 잘못됐는지 검증위가 입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토교통부가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에 장애물(산) 절취 시나리오를 포함하지 않은 것은 ADPi에서 산을 깎지 않고도 활주로 설계가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를 냈기 때문이다. 검증위도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김해신공항으로 결정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가 ‘신의 한수’라 할 수 있는 V자 활주로를 ADPi가 찾아낸 것이었다"면서, ADPi의 결과에 따라 산을 깎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런데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은 계속해서 다른 활주로를 제시하면서 산을 깎는 시나리오를 포함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을 깎지 않고도 비행기 운항이 가능한 활주로를 ADPi가 제시했음에도 또 다른 활주로의 검토를 요구한 것이다. 검증위는 이런 부.울.경 주장을 그대로 수용해 법제처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김수삼 검증위원장은 검증 결과 발표에서 ADPi가 제시한 V자 활주로의 한계로 ‘교통 체증’을 언급했다. 그는 "과학적으로는 (이 활주로의 운항이) 괜찮다"면서도, "경우에 따라 트래픽이 걸린다. 해외 비행기가 제시간이 매번 오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교통체증이 걸릴 수 있는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검증위는 비행절차를 설계하는 전문가 2명의 자문을 구했다. 2명 중 한 명은 '현 (기본계획) 상태로 비행절차 수립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냈고 다른 전문가 한 명은 '재설계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검증위는 그런데 전문가 2명 중 '재설계' 의견을 낸 한 명의 견해만 수용했다. 김 위원장은 그 이유로 "재설계를 요구한 분이 더 꼼꼼하고 샅샅이 (문제점을) 지적해 이 분의 의견을 받았다"고 했다.


2016년 ADPi의 용역 결과를 보면 가덕도 신공항은 총점 619점(1000점 만점)으로 김해신공항(805점)과 밀양신공항(686점)에 크게 뒤진다. 안전성 경제성 환경 등을 두루 종합한 결과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김해신공항 재검토 의견을 내면서도 "경제성은 우리의 검증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ADPi 평가 중 태풍 같은 자연재해 등이 미칠 영향을 분석한 '비항공적 위험' 항목에서 가덕도는 30점 만점에 9.8점으로 김해(15.8점), 밀양(18.33점)의 반토막 수준 점수를 받았다. 


가덕도 신공항은 바다를 매립해 만드는 방식으로 일본 간사이공항을 모델로 삼았다. 2018년 간사이공항이 태풍에 직격탄을 맞는 것을 보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제 가덕도 얘기는 안 나오겠구나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검증위 결과 발표 직후부터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추진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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