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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걸 “유재수 감찰중단, 조국 수석님이 결정한 걸로 기억”
  • 박광준 기자
  • 등록 2020-05-08 18: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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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준 기자]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 당시 이인걸 전 특감반장이 여권 인사들의 유 전 부시장 구명 활동으로 심리적 압박을 느꼈다고 법정 증언했다. 이 전 반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당시 민정수석)이 감찰 중단을 지시했다는 취지의 증언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김미리)는 8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의 첫 공판기일을 열고 이 전 반장을 증인 신문했다.


검찰은 2017년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이 유 전 부시장을 감찰하는 과정에서 조 전 장관이 이 전 반장으로부터 ‘유 전 부시장의 비위 혐의가 상당한 수준이라 후속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내용의 보고를 받았지만, 감찰 중단을 지시했고 이 지시가 박형철 전 비서관을 거쳐 이 전 반장과 특감반원들에게 전해졌다고 본다. 


공소장에는 이 전 반장이 천경득 전 선임 행정관으로부터 “청와대가 금융권을 잡고 나가려면 유재수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적시 돼 있다.


당시 감찰 내용은 유 전 부시장이 기사가 딸린 차량을 불상의 업체로부터 제공받고 해외에 체류하는 가족의 항공료를 업체로부터 대납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이 전 반장은 특감반이 유 전 부시장의 휴대폰을 디지털 포렌식 했는데, 기사 딸린 차량과 골프장 이용권을 무상으로 받은 것과 지인, 업체에 골프채를 사달라고 요구해 받은 사실 등이 나왔다고 했다. 


유 전 부시장은 2010∼2018년 투자업체나 신용정보.채권추심업체 대표 등 4명으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과 이익을 수수하고 부정행위를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이 전 반장은 이를 조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박 전 비서관이 “‘유재수가 사표를 낸다고 하더라. 이 정도로 정리하기로 위에서 얘기가 됐다니 우리도 감찰 진행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위에서 이야기됐다’는 말의 의미에 대해, 이 전 반장은 “수석님(조 전 장관)이 결정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이 전 반장은 감찰 진행 과정에서 유 전 부시장의 구명이 진행돼 심적 압박을 받았다고 했다. 


검찰은 천 전 행정관이 “‘유재수를 살려야 한다. 우리 편이다. 살려야 이 정부에 도움된다. 금융권 장악하려면 유재수 같은 사람 필요하다’는 말을 훈계하듯이 한 게 맞느냐‘”고 묻자, 이 전 반장은 “정확한 워딩은 기억 안 나지만 저런 취지였고, 공격적이라기보다 제가 기분이 좋지 않았던 건 기억한다”면서, “핀잔 주는 식으로 말한 건 사실”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 때문에 사건을 덮으려는 시도를 막기 위해 박 전 비서관의 지시로 조 전 장관에게 올릴 중간 보고서에 확인된 의혹을 모두 담았다고 진술했다. 


이 전 반장은 “별것 아닌데 왜 시끄럽게 하느냐는 분위기가 있어서, 그냥 넘어갈 사안이 아니니 중대 사안임을 정확하게 수석님께 알리자는 생각에 (박 전 비서관이) ‘세게’ 쓰라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보고서가 조 전 장관에게 보고된 이후인 2017년 1월경 감찰 중단 지시가 내려왔다. 이 전 반장은 감찰 중단에 화도 나고 기분도 언짢았다고 말했다. 


이 전 반장은 또 감찰을 중단하더라도 감찰 관련 보고.지시 하달, 최종 결과를 기재한 공식문서를 남겨야 하는데, 유 전 부사장 감찰의 경우 최종보고서가 아예 작성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2018년 12월3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유재수 비위첩보가 저희에게 접수됐다. 첩보 자체의 근거가 약하다고 봤다. 비위와 관련 없는 사적 문제가 나왔다.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을 통해 금융위에 통지를 지시했다”고 답했다. 


이 전 반장은 이에 대해 “사실과 맞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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