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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연내 200개 유통매장 폐쇄”
  • 우성훈 기자
  • 등록 2020-03-05 13: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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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프라인 매장 성공경험 집착하지 않을 것”...日 화학기업 인수.합병 검토


[우성훈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의 주력인 유통사업에선 인터넷과의 융합을 강화하고, 해외 시장에선 호텔.석유화학 사업에 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5일 자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실(實) 점포에서의 성공 경험을 모두 버리겠다”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점포 구조조정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대형마트(슈퍼)와 전문점(양판점), 백화점 가운데 채산성이 없는 약 20%, 총 200개의 점포를 올해 안에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슈퍼는 536곳 중 대형점 중심으로 20%, 양판점은 591곳 가운데 20% 정도, 백화점은 71곳 중 5곳을 폐쇄한다. 


닛케이는 롯데의 기둥은 한국 내 유통 사업으로, 그룹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지만, 한국 시장의 소비 침체가 장기화하고 인터넷 쇼핑몰과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어서 롯데그룹의 핵심인 롯데쇼핑의 영업 이익이 지난 5년간 3분의 1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닛케이는 이런 상황에 직면한 신 회장이 기존의 경영 방식은 더는 통하지 않는다고 판단, 타개책으로 인터넷 사업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신 회장은 “인터넷 사업을 일원화하고 모든 제품을 가까운 (롯데) 매장에서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인사에서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의 40%를 젊은 층으로 바꾼 것에 대해선 “말로는 디지털화를 외치면서 (이전처럼 오프라인) 점포 운영 중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신 회장은 “디지털화를 추진해 현재 1만 곳 이상인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과 인터넷의 연계를 강화해 매출 증대를 노리는 ‘옴니 채널 전략’을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 시장에서의 경쟁상대로 평가 받는 ‘쿠팡’에 대해 신 회장은 “매년 1000억엔 이상의 적자를 내면서도 주주로부터 보전을 받을 수 있는 기업과는 경쟁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호텔과 화학 부문의 투자 확대 방침에 대해서도 밝혔다.


신 회장은 “호텔 부문에선 인수.합병(M&A)을 포함해 향후 5년간 현재의 2배인 전 세계 3만 객실 체제로 확충하겠다”면서, “6월에는 미국 시애틀에 고급 호텔을 열고 영국에도 검토 중이다. 일본에는 도쿄 긴시쵸와 니가타현의 롯데 아라이 리조트 밖에 없지만, 3~4년에 걸쳐 도쿄 등에 적극적으로 호텔을 늘릴 것이다. 리조트 호텔도 생각하고 있다. 경쟁이 심한 교토는 피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화약 분야에서 유력한 기술을 갖고 있으면서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지 못하는 일본 회사가 많다며 일본 기업의 인수합병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지난해  에틸렌 공장을 건설했는데 올해 약 10억달러를 추가 투자해 생산능력을 연 100만톤에서 140만톤으로 40% 높일 것”이라면서, “일본에서는 화학분야(기업)의 인수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한국에서는 저출산.고령화가 일본 이상의 속도로 진행 중이어서 내수만으로는 성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세계 시장 개척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는 게 신 회장의 설명이다. 


중국 사업과 관련 해선 “제과와 수퍼, 백화점 등 소비재의 중국 사업은 어려워졌다”면서, “아직 영업중인 백화점 2개를 매각 할 것이다. 당분간 재진출은 생각하기 어렵다. 자동차 부품 등을 다루는 공장은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우한 코로나(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둔화에 대해 우려한다면서 “한국에선 인바운드 고객이 많았던 백화점 수요가 고스란히 사라지면서 테마파크, 영화관 방문자 수도 절반 이하로 줄었다”면서, “하지만 생필품을 파는 수퍼에선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경제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어 사업을 선진국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해갈 것”이라면서, “과거 20년 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러시아, 동유럽 등 신흥국이 비즈니스의 중심이었는데 사업은 확장 됐지만 최근엔 통화 약세의 영향도 있고 손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 롯데의 증시 상장과 관련해선 “2021년 3월을 목표로 했지만 주가와 코로나19 등 경제 정세를 감안해 6개월~1년 미룰 수 있다”면서,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어느정도 규모가 되면 기업은 사회의 공기(公器·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기관)로서 상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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