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서평] 낮은 곳으로 흐르는 '사랑의 위력'
  • 윤여금 기자
  • 등록 2024-02-06 19:24:16
  • 수정 2024-02-26 18:39:21

기사수정
  •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윤여금 기자]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는 러시아 출생의 철학자이며, 소설가 극작가, 시인이며, 세계적인 대문호이다. 장편작품으로는 전쟁과 평화, 만나 카레니나, 부활 등이 있고, 단편으로는 10편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동화 같고 전설같은 쉽게 읽을 수 있게 하며 성찰의 눈을 뜨게 해 깨달음의 교훈을 주는 첫 번째 책 제목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이다. 톨스토이는 이 책을 통해 대답은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다.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구두를 만들고 고치며 먹고 살아가는 구두방 주인 시몬은 한 벌 뿐인 털 외투를 아내와 번갈아 입어 누더기가 되어 새 털 외투를 사려고 아내의 3루블과 농부들에게 빌려준 5루블20코페이카 밖에 받지 못한다. 모두 생활이 곤란한 사람들이다.


털 외투를 사지도 못하고 술을 마셔버린 그는 길 모퉁이 교회까지 왔다. 벌거벗은 몸으로 교회 벽에 기대 앉아 신음하는 자가 있었다. 시몬은 그냥 교회 앞을 지나치자, 양심의 가책을 받았다. 내가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시몬은 발길을 돌려 교회 앞에 있는 사나이에게로 다가가서 자기의 외투를 벗어 걸쳐주었다. 


털 외투를 사러가서 나갔다가 자기의 외투를 벌거숭이 젊은 남자에게 입히고 달고 왔으니, 아내 마뜨료나는 잔소리를 했다.


마뜨료나는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낯선 사나이가 누군지 궁금했다. 

어디서 이 사람을 데려왔는지 말해야 될 것 아닌가?

집으로 오는데 교회 옆에서 벌거벗은 몸으로 덜덜 떨면서 있어서, 옷을 입혀서 데려왔지.


당신 마음에 하나님도 없소. 마뜨료나는 이 말을 듣고 젊은이를 보살펴 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저녁을 준비해서 마지막 빵을 내놓았다. 시몬은 빵을 잘라 함께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 젊은이는 빙그레 웃었다. 


이튼 날 아침 시몬은 잠에서 깨었다.

자네 이름은 무엇인가? 미하일 입니다. 내가 시키는 일을 하면 밥을 먹여주겠네. 가죽다루는 방법과 깁는 법을 가르쳐줬다. 시몬이 일을 가르치면 얼른 배웠다. 

사 흘째는 오랫동안 구두를 만들어온 사람처럼 일을 하기 시작했다. 

밖에 나가는 일도 없고 쓸데없는 말을 하지않고 농담도 없다. 

미하일이 웃는 모습은 처음 오던 날 마뜨료나가 밥상을 차려줄 때 뿐이다. 


한해가 지나갔다.

미하일만큼 튼튼하게 구두를 짓는 사람은 없다고 소문났다. 


털 외투 입은 부자 신사가 마차에서 나와 시몬네 집을 향해 올라갔다. 

신사는 장화를 일 년은 신어도 실밥이 터지지 않게 튼튼하게 만들라고 주문했다. 


미하일은 신사를 보지 않고 그 신사 등 뒤에  친구인 죽음의 천사가 있는 것을 본 고로 그의 죽음을 알았다. 미하일은 웃었다.

신사가 떠나자. 미하일은 신사는 굽이 달린 장화를 주문했는데, 평평한 슬리퍼를 만들아 놓았다.

 

창문으로 내다보니 말을 타고 온 그 신사의 하인이었다. 장화는 필요없어요. 집으로 돌아가시던 마차에서 돌아가셨어요. 대신 죽은 사람이 신는 슬리퍼를 만들어 달라.  미하일은 다 만든 슬리퍼를 하인에게 주었다.


세월이 흘러 6년이 됐다.

미하일이 지금까지 웃는 것은 딱 2번 뿐이었다. 이집에 처음 온 날 마뜨료나가 저녁상을 차려준 때, 그리고 신사가 구두를 맞추러 왔을 때다.


어떤 여자가 아이들의 봄 구두를 맞추려고 왔다. 두 아이는 발이 꼭 같은 쌍둥이다. 아픈 발은 한 짝만 짓고 이쪽은 세 짝을 만들어주세요.


시몬은 절름발이 아이를 가리키며 이 아이는 어떻게 저렇게 됐나요? 나면서부터 엄마에게 눌려서 그렇답니다. 나는 생판 남인데, 수양딸로 삼았지요. 얘들이 가여워서 내젖으로 키웠으니까, 사랑할 수 밖에요.


6년 전 일이다.

얘들 아버지는 농사꾼이였는데, 죽은지 사흘만에 아내가 쌍둥이를 낳은 것이다. 어머니는 하루도 못살았다. 가난하고 도와줄 사람도 없었다. 이튿날 궁금해서 그 집에 제가 가보았더니 어머니는 이미 얘를 깔고 죽었다. 그래서 한 다리를 못쓰게 된 갓난아기만 남았다.

나는 낳은 지 8주된 첫아들에게 젖을 먹이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마리아가 맡아주기로 했다. 그래서 내가 아이들을 맡게 됐다.


다친 아이에게는 살아날 가망이 없는 것 같았으나 어린 영혼을 죽게 둘 수는 없었다. 불쌍해서 젖을 먹여 키웠으나, 내 아이는 2살 때 죽었다. 얘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부모 없이는 살아도 하나님 없이는 살 수 없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시몬과 마뜨료나는 미하일을 보았다. 빙그레 웃는데 몸에서 빛이 나는 것을 봤다.

자네를 집으로 데려와서 아내가 밥상을 차려주자, 빙그레 웃었는데 그 이유가 궁금하네!

그 후 신사가 장화를 주문 했을 때도 웃었고, 세 번째로 빙그레 웃으며 온몸에서 빛이 났다.


내 몸에서 빛이 나는 것은 하나님의 벌을 받았다가 이제 용서 받았기 때문입니다.


세 번 웃은 것은 하나님의 세가지 말씀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주인 마님이 나를 가엽게 여기셨을 때 깨달아서 처음 웃었습니다.

두 번째는 부자 신사가 장화를 주문 했을 때 깨달아서 웃었습니다. 

세 번째는 방금 두 아이를 보았을 때 깨달아서  웃었습니다.


미하일은 무슨 죄로 하나님의 벌을 받았으며, 그 세가지 말씀은 무었인가 ?

나는 하늘 천사였는데 벌을 받은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너는 여인의 영혼을 데려오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래서 세상에 내려와보니, 여인이 쌍둥이 딸을 낳고 아파 누워있었습니다. 

여인은 나를 보자, 아이들을 키울 사람이 없으니, 클 때까지 키울 수 있도록 내 영혼을 가져가지 말아달라.


이 말을 듣고 나는 아이들을 어머니 팔에 안겨준 뒤 하늘 나라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로 가서, 저는 산모의 영혼을 가져올 수 없었습니다.

남편은 나무에 깔려 죽고 여자는 쌍둥이를 낳고는 아이들이 클 때 까지는 제 손으로 키우게 해달라. 그래서 산모의 영혼을 데려오지 못 했습니다.


하나님은 다시 가서 산모의 영혼을 데려오라. 그러면 3가지 뜻을 알게 되리라.

사람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 세 가지를 알게 되면 다시 하늘 나라로 돌아오게 되리라.


나는 세상으로 내려와 산모의 영혼을 데리고 하나님께 올라가려고 했으나, 강한 바람이 휘몰아치면서 날개를 꺾여버려서 여자의 영혼만 하나님께 가고, 나는 땅 위에 떨어져 교회옆에 있었던 것입니다. 


시몬과 마뜨료나는 자기와 함께 살아온 미하일이 누구인지 알자, 두려움과 기쁨으로 눈물을 흘렸다.


나는 벌거숭이가 된 채 혼자 버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교회로 피하려고 갔으나, 교회는 잠겨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고, 날은 저물어 춥고 배가 고파 온몸이 쑤셨습니다.


그 때 어떤 사람이 장화를 신고 길을 걸어오며 나를 보자, 그냥 지나가 버렸으나, 되돌아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 그 얼굴에서 하나님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는 내 곁으로 다가와 옷을 입혀주고 자기 집으로 데려갔습니다. 그의 아내는 나를 밖으로 내몰아 내려했습니다.

그 때 남편이 당신 마음에 하나님도 없소 하자, 갑자기 태도가 바뀌어 저녁 빵을 차려주는 그 얼굴에 하나님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그 때 나는 '사람 마음속에 무엇이 있는지 알게 되리라'는 말씀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고 기뻐서 처음으로 웃었습니다.


이 집에 온 지 1년이 지났다.


한 부자 신사가 와서 일 년 동안 신어도 터지지도 않는 튼튼한 장화를 주문하는데, 나는 그 사람의 등 뒤에 내 친구인 죽음의 천사가 있는 것을 봤고, 그 날이 저물기 전에 신사가 죽게될 것을 알았습니다. 이 사람은 오늘 저녁 안으로 죽는다는 것을 모른다.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또 깨달아서 나는 두 번째 웃었습니다.


6년 째가 되었다.


어느 여인이 쌍둥이 아이를 데리고 왔다. 나는 이아이들이 죽지않고 살아있는 것을 알았다. 자식을 키우게 해 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부모 없이는 아이들이 자라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렇게 남이 키우지 않았는가!


그리고 여자가 남의 자식을 가엽게 생각하고 눈물을 흘렸을 때,  그 마음 속에 있는 사랑을 발견하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깨달아서 나는 세 번째 웃었던 것이다.


산모 어머니는 아이들이 살아가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없었다. 부자 신사는 자기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없었다.


내가 사람이 됐을 때 살아남게 된 것은 나의 걱정 때문이 아니라, 길을 가던 구두장이 사람과 그 아내의 마음에 사랑이 있어 나를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주었기 때문이다.


고아가 살아남게 된 것도 그들의 걱정 때문이 아니라, 키워준 여자의 마음에 그들을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주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생명을 주어 살아가도록 한 것을 사람들은 걱정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하나, 실상은 사랑에 의해서 살아가는 것을 나는 이제야 깨달았다.


사랑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하나님 안에서 사는 사람이며, 하나님은 그 사람 안에 계신다. 하나님은 사랑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고 천사는 등에서 날개가 펼쳐지더니 하늘로 올라갔다. 그리고 방안에는 그 들 가족만이 있었다.


톨스토이의 이 작품 속의 구두장이 시몬처럼 살 수 있을까?  구두장이가 교회앞에 벌거벗고 신음하는 자를 양심의 가책을 받고 자기 외투를 벗어 헐벗은 자에게 입혀준 실천의 사랑이 있다. 그리고 그의 아내 마뜨료나도 역시 그에게 불상히 여기는 사랑의 마음으로 어려운 살림에 마지막 남은 빵으로 저녁을 차려주는 행을 했다. 


두 번째의 귀족은 1년을 신어도 터지지 않는 탄탄한 구두를 만들어줄 것을 주문했으나, 곧 죽음의 날을 맞이하게 되는 앞날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미하일은 알게됐다. 


세 번째는 산모가 죽어서 고아가 된 쌍둥이를 전혀 모르는 남이 수양 딸로 삼아서 가엾게 여기며 사랑으로 키우는 그 모습에서 사람의 마음 속에는 사랑이 있다는 것을 미하일은 알게되자, 웃는다. 


작가 톨스토이는 인간은 이 세가지 조건에 맞도록 하는 삶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정작 교회는 문이 굳게 닫혀 있지 않은가. 

그렇지 않음을 말하고 있지 않은가.

이 시대에 마음 속 깊이 있는 사랑으로 살리는 것은 무엇인가. 

부단한 노력으로 사랑실천의 삶이 되어야함을 깨워주고 있지 않는가.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천년 역사향기더보기
 박정기의 공연산책더보기
리스트페이지_R002
리스트페이지_004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