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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병간호 봉사한 착한 사람, 마지막까지 3명 살리고 떠났다
  • 박광준 기자
  • 등록 2024-01-31 21: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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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박광준 기자] "언니, 하늘나라에서는 고생하지 말고 언니가 하고 싶은 것 다 해."


장기 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구한 황영옥(69) 씨.


10년 넘게 병간호 봉사활동을 해온 병원에서 갑자기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60대 여성이 장기기증을 통해 3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


늘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기를 좋아했던 그는 이제는 고인이 된 황영옥(69)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황 씨가 지난해 12월 8일 인천성모병원에서 간장과 좌우 신장을 기증해 3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31일 밝혔다.


황 씨는 동생의 권유로 20년 전부터 노인복지회관과 병원에서 간호 봉사를 꾸준히 해왔다.


그러던 그가 갑작스럽게 쓰러진 것은 지난해 12월 5일, 10년 넘게 환자 간호를 해오던 인천성모병원에서 봉사를 시작하기 직전 화장실에서 쓰러졌다.


당시 응급 치료를 받았음에도 황 씨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은 의료진에게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고 남을 돕기 위해 봉사하려다 세상을 떠나게 되었기에 아픈 이들을 살릴 수 있는 장기기증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기증에 동의했다.


경북 영주에서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황 씨는 활발하고 사교성이 좋았고, 주변 사람과 함께 나누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이른 나이에 어머니를 여읜 뒤에는 동생의 학비를 대주는 등 어머니의 빈자리를 대신했다.


동생 황영희 씨는 "언니, 같이 여행 가자고 했는데 내가 일 때문에 나중에 가자고 한 것이 너무나 미안해. 하늘나라에서는 고생하지 말고 언니가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행복했으면 좋겠어. 먼저 엄마 만나서 잘 지내고 있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원장은 "남을 위해 봉사하러 간 병원에서 생명나눔을 실천한 기증자와 그 뜻을 함께 해 준 유가족한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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