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한경화 교사./사진=고 한경화 교사 유가족 제공[박광준 기자]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중환자실에서 힘든 투병 생활을 이어온 한 교사가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남긴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교편을 잡고 있을 때도 타인에게 늘 모범이 되었던 그는 고(故) 한경화(46) 교사.

18일 울산 북구 화봉중학교에 의하면 지난해 고인이 된 한경화 교사 유가족은 학교 측에 장학금 300만 원을 전달했다.

한 교사의 남편인 손규상 씨는 "아내의 마지막 뜻이 아이들을 위한 일이라는 생각에 마지막 근무지인 화봉중에 장학금을 기탁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 교사는 지난해 3월 화봉중에 부임해 두 달 동안 근무하다가 5월 지병으로 병가를 내고 투병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병세가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10월 눈을 감았다.

중환자실에서 지낼 만큼 투병 생활이 힘들었던 한 교사는 그 와중에도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 형식의 메모를 마음을 담아 여러 장 남겼다.

한 교사의 바람이 담긴 메모를 나중에서야 발견했다는 남편 손 씨는 아내의 뜻에 따라 장례식장에서 받은 부의금 300만 원을 장학금으로 화봉중에 전달했다.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받은 부의금이었다.

국어 교사로 2000년부터 교직 생활을 시작한 한 교사는 전임 근무지였던 신정중에서는 학년 부장을 맡았고, 교육 활동에 모범이 된 공로를 인정받아 울산시교육감 표창을 받기도 했다.

동료 교사는 한 교사를 추억하면서 "평소 차분한 성격에 아프다는 내색도 전혀 하지 않으셨다. 학생들에게 열의가 많으셨고, 활기차고 열정적으로 수업하셨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한편 화봉중은 올해 졸업한 3학년 학생 중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모범이 되는 학생 5명에게 한 교사가 남긴 장학금을 30만 원씩 전달했다.

내년에도 졸업생 5명을 선발해 나머지 장학금을 수여할 예정이다.

사연을 접한 많은 이들은 세상과 이별하는 순간까지 스승의 사랑을 전한 한 교사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고인의 안녕을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