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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중동 해상 물류 긴급 점검...“선박 임시 투입 추진”
  • 이승준 기자
  • 등록 2024-01-13 07: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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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준 기자] 미국과 영국이 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에 들어가고,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서 미국 유조선을 나포하는 등 중동 지역 주요 항로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가 물류 지원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일 오후 코트라와 무역협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화상으로 수출 비상대책반 회의를 열어 수출입 물류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산업부는 현재까지 수출 물품 선적이나 석유 등 에너지 도입에는 차질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영의 예멘 반군 근거지 공습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져 이에 따라 물류 지원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론 화물 수요보다 적재공간이 부족할 것에 대비해 이달 중순에서 다음 달 초 사이 북유럽에 1만 1,000TEU급 컨테이너선 1척과 지중해 노선에 4,000~6,000TEU급 컨테이너선 3척 등 모두 4척을 임시 투입하기로 했다.


또 화주와 국적 선사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항로 우회를 권고하고, 중소기업 대상 수요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가능한 적재량이 부족한 항로에 전용 선적 공간 마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해상 운임도 계속 오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2m 길이 컨테이너 1개(FEU)를 기준으로 했을 때, 부산에서 미국 동부까지의 운임은 지난해 11월 중순 2,398달러였지만 지난 5일 기준 3,665달러로 나타나 52% 넘게 올랐다.


유럽까지는 같은 기간 1,199달러에서 3,732달러로 올라 21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수출 바우처 등 단계별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완기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중동 지역 불확실성 심화로 향후 사태 추이를 예단하기 어려워, 더 면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유관부처·기관 간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바탕으로 수출과 에너지 수급 등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수출기업 애로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말부터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해협을 지나는 화물 선박을 공격하는 등 해상 물류 차질 우려가 계속됐다.


홍해 해협을 지나는 선박 수는 2022년 기준 약 2만 3천 대로, 글로벌 해상 물동량의 약 12%를 차지한다.


이란이 미국 유조선을 나포한 호르무즈 해협도 우리 정유사들이 중동산 원유를 들여오는 주요 항로로, 전체 원유 물량의 70%를 중동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국내 정유업계도 호르무즈 해협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한 정유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큰 영향은 없지만, 장기화할 경우 원유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다만 아직 대안 경로를 찾고 있진 않다"고 설명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이란의 나포는 해상 영향력을 과시하는 등 정치적인 이유로, 비슷한 전례를 봤을 때 항로 봉쇄까지 이뤄질 가능성은 적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원유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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